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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UN 대북 제재 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 거부

러시아 EMERiCs - - 2024/04/12

☐ 러시아, UN 대북 제재 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 거부      

◦ 러시아, UN 대북 제재 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에 거부권 행사    
- 2024년 3월 28일 국제연합(UN) 주재 러시아 대표단은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UN 대북 제재 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이날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 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 결의안이 전체 15개 상임·비상임이사국 중 13개국의 찬성, 러시아의 반대, 그리고 중국의 기권으로 부결되었다. 본 전문가패널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서 각 1명씩 파견한 총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규탄한 UN 결의안 제1874호를 계기로 출범, 그간 매년 3월 결의안 채택으로 그 활동을 1년씩 연장해 왔다. 러시아는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모든 UN 총회와 안보리 차원 결의안에 독자적인 거부권을 행사, 직권으로 부결시킬 수 있다.         
- 이날 바실리 네벤쟈(Vasily Nebenzya) UN 주재 러시아 대사는 전문가패널 연장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현 대북 제재가 핵 비확산이라는 원래의 목적을 잃고 북한을 억압하기 위한 서방의 도구로 전락했으며, 본 전문가패널 또한 제재 이행에 대한 공정한 평가보다는 북한에 대한 편향된 정보와 분석의 재생산에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로버트 우드(Robert Wood) UN 주재 미국 차석 대사는 본 패널이 작년부터 러시아의 UN 안보리 결의안 위반 사항을 보고하기 시작하자 러시아 측이 이를 강제로 종료시키려 한다고 반박하였다.
- 러시아가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본 전문가패널은 2024년 4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이 종료된다. 전문가패널은 그간 광범위한 북한의 제재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자금 조달, 북한 노동자의 국외(러시아) 송출, 그리고 북러 간 무기 거래 등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사안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2024년 4월 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회의의 초청으로 벨기에 브뤼셀(Brussels)을 방문, 옌스 스톨텐베르크(Jens Stoltenberg) NATO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본 패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 구상에 대한 NATO 측의 협력을 당부하였다. 

◦ 서방,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비난...한국, 첫 러시아 독자 제재 도입               
-  서방과 한국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비난하며 전문가패널 활동 종료가 UN 대북 제재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였다. 황준국 UN 주재 한국 대사는 전문가패널 활동 연장을 위한 안보리 회의에서 본 패널의 활동 종료가 ‘범죄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CCTV를 파손한 격’이며 상임이사국이자 비확산 체제의 보증국인 러시아가 스스로 국제적 책무를 방기하였다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이번 결의안 부결이 비확산 체제의 명백한 후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였다. 존 커비(John Kerby)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즉시 성명을 내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대북 제재를 저해하기 위한 ‘무모한 행위’로 규탄하면서, 국제 공동체가 비확산 체제를 수호하고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바바라 우드워드(Barbara Woodward) UN 주재 영국 대사는 러시아 측의 거부권 행사가 UN 제재를 우회,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을 조달하려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러시아 언론은 김성 UN 주재 북한 대사가 2024년 4월 3일 러시아의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보도하였다.      
- 한편, 한국 정부는 2024년 4월 2일 북한과 러시아 간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선박 2척, 그리고 북한 정보기술(IT) 전문가의 러시아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곳과 개인 2명에 대한 독자 제재를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한국 외교부는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수출에 대해 제공하는 대가가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거나 한국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을 주시하며, 필요시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러시아의 전문가패널 연장 거부권 행사보다는 그간 꾸준히 제기된 북러 간 무기 거래 및 군사 협력과 기타 양국의 UN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협력에 대응하는 조치임을 강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러시아는 한국의 독자 체제 도입을 ‘비우호적’ 조치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대하였다. 2024년 4월 3일 마리야 자하로바(Maria Zakharova)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국 시민과 기관, 선박에 대한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등의 ‘비우호적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으며, 국제법과 UN 결의안을 준수하는 자국과 북한 간의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협력을 미국의 압력을 받은 한국 정부가 훼손한 데 상응하는 러시아 측의 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였다. 이후 러시아 정부는 동년 4월 5일 이도훈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에 항의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하였다 안드레이 루덴코(Andrei Rudenko)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본 제재가 한국-러시아 양국 관계와 더불어 한반도 긴장 완화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 북한과 협력관계 지속 강화                

◦ 러시아와 북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무대에서 상호 지지 및 옹호      
- 러시아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무대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북한은 2022년 2월부터 현재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민투표를 통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합병을 비난하고 러시아의 전쟁 피해 배상을 명시한 모든 UN 결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하였다. 또한 북한은 2022년 4월 7일 러시아의 UN 인권위원회 이사국 지위 박탈 결의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하였다. 이후 북한 외무성은 동년 10월 4일 담화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지지하였다. 
- 러시아는 2022년 3월과 5월, 그리고 2023년 2월 UN 안보리의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관련 결의안에 연거푸 거부권을 행사하였으며, 2023년 8월 17일 북한 인권 상황을 의제로 열린 UN 안보리 회의에서도 본 의제를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한국과 일본)의 위선’이라며 비난, 북한 인권 상황을 옹호하였다. 러시아는 동년 8월 25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중국과 함께 북한을 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와 북한, 전방위 교류 지속...방산 및 무기 협력 의심      
- 러시아와 북한은 2023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고위급 간 상호 방문을 비롯해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교통, 경제, 문화, 스포츠 등 전방위적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양국은 2023년 12월 러시아연방 연해주(Primorskii Krai) 대표단의 평양 방문 이후 2024년 2월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 단체관광을 재개하였으며, 비슷한 시기 북한 유소년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연해주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에서 개최된 국제경기대회에 초청되었다. 연해주 대표단은 최근 2024년 3월 18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다시 방북, 평양에서 러시아 국립 마린스키 극장(Mariinsky Theater) 연해주 분관의 발레 공연을 열고 김덕훈 북한 내각 총리와 윤정호 대외경제상 등을 만나 연해주와 북한 간 관광, 문화, 스포츠 교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와 북한은 외교 및 국방 분야 고위급 회동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는 대가로 북한 측에 우주발사체 및 로켓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방러 일정 중인 2024년 1월 16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군사 정찰위성 등 국방 분야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되었다. 일찍이 한국 국가정보원은 2023년 11월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러시아 측이 기술적 도움을 제공하였을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23년 9월 13일의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극동 우주기지에서 열렸다는 사실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 관영 타스(TASS) 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세르게이 나리쉬킨(Sergei Naryshkin)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2024년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을 방문, 리창대 북한 국가보위상을 만나 ‘외부 적대세력’의 증대된 위협에 맞선 양국 정보기관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가 정보기관 수장의 외국 방문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러시아 정부의 그간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이며, 나리쉬킨 국장의 방북이 향후 양국 간 군사 협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경향신문, 조태열 “안보리 대북제재위 패널 대체할 새 모니터링 구상 중”, 2024. 04. 07. 
Коммерсантъ, Посла Южной Кореи вызвали в МИД в связи с санкциями против России, 2024. 04. 05.  
연합뉴스, 주유엔 北대사, '대북제재패널 임기연장 거부' 러시아에 "감사", 2024. 04. 04. 
ТАСС, Россия даст ответ на санкции Южной Кореи, 2024. 04. 03. 
경향신문, 외교부, 북·러 무기거래 관여한 러시아 기관·개인 제재, 2024. 04. 02. 
Associated Press, Russian veto brings an end to the UN panel that monitors North Korea nuclear sanctions, 2024. 03. 29. 
The Washington Post, Russian veto ends U.N. panel monitoring North Korea sanctions, 2024. 03. 29. 
The Moscow Times, Russia's Spy Chief Visited North Korea for Security Talks – State Media, 2024. 03. 28. 
Вести Приморье, Встречи на высоком уровне провела делегация Приморского края в КНДР, 2024. 03. 25.  
경향신문, 최선희 북 외무상, 방러 마치고 귀국…군사·경제 협력 수위 주목, 2024. 01. 19. 
Интерфакс, Путин принял в Кремле главу МИД КНДР, 2024. 01. 16. 
Associated Press, South Korea says Russian support likely enabled North Korea to successfully launch a spy satellite, 2023. 11. 23.
Voice of America, US Accuses Russia, China of Covering for North Korea at UN, 2023. 08. 25.  
The Guardian, US accuses Russia and China of protecting North Korea from UN, 2022. 11. 04. 
The Kyiv Independent, North Korea supports Russia’s annexation of Ukrainian territories, 2022. 10. 04. 
Al Jazeera, China, Russia defend N Korea vetoes at UN General Assembly, 2022. 06. 09. 
CNN, China and Russia veto new UN sanctions on North Korea for first time since 2006, 2022. 0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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