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경제협력강화와 反중국정서 대두

우즈베키스탄 / 카자흐스탄 / 키르기스스탄 / 타지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11/16

■ 중앙아시아지역에서 反중국 정서의 대두     
 - 지난 9월 있었던 시진핑 중국주석의 중앙아시아 지역 순방은 동 지역에 대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의 의도를 확연히 드러낸 것이었음. (10월 18일 자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묵인’ 참조)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에서 중국은 CIS 지역 통합을 위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러시아와 대조적으로 덜 강압적인 수단과 더 많은 자금을 투여하는 방법을 통해 러시아의 기득권 영역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 그러나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우호적인 관계와는 달리 대중들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우려와 불신이 쌓여가고 있음.

 -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지역 언론, 사회단체와 대중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종종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음. 중앙아시아 국가마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나 중국 노동력의 유입, 영토에 대한 분쟁, 중국인들과의 상업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음.

 - 중앙아시아 국민들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기회와 기대, 이와 더불어 걱정과 반대의 뒤얽힌 시선을 보내고 있음. 따라서 이에 대한 반작용과 태도 역시 국가나 정부가 취하는 정책에 대한 중국의 개입 정도와 그들이 경험하는 개별적 사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 이 글에서는 중앙아시아 엘리트들과 국민들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개별국가와 지역 전반의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러한 태도가 형성되는지 논의함.     
 
■ 중국의 부상과 국내 이해관계 
 - 지역 내에서 최근 나타났던 초기의 반중국 정서는 몇몇 국가에서 중국계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났던 경우임. 키르기스스탄의 前 국회 대변인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키르기스스탄 보호(Protect Kyrgyzstan)’라는 이름의 대중운동은 중국인 노동자들의 불법적인 이주와 ‘약탈적인’ 중국 상인들의 비즈니스 행태를 뿌리 뽑고자 하는 목적으로 조직되었으며 키르기스어 방송 매체들과 ‘인민 자유당(Free People faction)’의 지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음. 이처럼 중국의 진출에 반대하는 비슷한 사례를 ‘이슬람 부흥당(The Islamic Renaissance Party)’과 ‘내 조국운동(Homeland movement)’이 주도했던 타지키스탄에서도 찾아볼 수 있음.

 -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는 매우 환영할 만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중국은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또 다른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와는 달리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간섭이라고 여길만한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기 때문임.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중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양자 관계가 성립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중국은 단 한 번도 정치적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임.

 - 중앙아시아 각국의 대통령과 엘리트들은 중국을 국내의 반대세력과 국외의 위협들을 제거할 수 있는 일종의 ‘생명줄’로 보고 있음. 이들 엘리트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자금과 이들을 통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정권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나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또한 중국이 인권 보호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서구로부터의 보호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함.

 -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는 실제로 중앙아시아 권위주의 정권 국가들을 ‘고유한 발전모델’을 가진 국가들로 평가하면서 이들 정권에게 적법성을 부여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 상하이협력기구는 지역 내에서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를 배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자국 내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을 무력화하려는 중앙아시아 권위주의 정권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것임.

 - 중국은 또한 지역 내 러시아의 영향력을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음. 구 소비에트 지역 내에서 지역통합을 추진하는 러시아의 계획이 여러 국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권을 존중한다.’ 라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음. 중앙아시아 지역의 정치적인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중국의 에너지 확보 전략은 러시아의 경제통합 능력을 희석하고 있음.

 -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를 적대시할 수 없으나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음. 예를 들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러시아의 가즈프롬사를 배제한 채, 최근 들어 중국과 성공적인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 투르크메니스탄은 자국의 갈키니쉬(Galkynysh) 가스전에서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통과하여 중국에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추진하고 있음.

 - 중국의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에 대해 각 국가에서 있었던 여론조사는 저마다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해당 국가에서의 언론의 자유나 독립 언론의 존재 여부 등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임. 비교적 사회적으로 자유가 보장된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국가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비난은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고 있음. 반면, 권위주의 정권인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대중의 여론을 파악하기 어려움.

■ 국가별 사례
 -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 가장 국내 여론의 반대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중국 노동인력의 유입임. 두 국가에서 중국 노동자들의 급격한 유입은 광산, 농업, 건설, 무역 및 운송 등의 여러 분야에서 지역사회와 큰 갈등을 빚었음. 또한, 중국의 중소상인들이 꾸준하게 유입되어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음. 우즈베키스탄은 이러한 부작용을 피하고자 중국의 투자는 환영하면서도 엄격한 비자제도를 유지하고 있음.

 - 권위주의적 정부가 반대세력을 심하게 억압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중국 기업이나 인력에 대한 폭력사태가 보고된 적은 없음. 또한,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러한 반 중국 정서로 인한 폭력사태를 사전에 예방하는 조처들을 취하고 있음. 하지만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는 중국 노동자들이나 중국 기업인들에 대한 폭력과 암살 사례가 종종 일어나고 있음.

 - 타지키스탄에서는 중국 노동자들의 이주와 토지구매에 대한 반발로 인해 지난 5년간 중국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 간의 집단 폭력 사태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음. 타지키스탄 노동청의 통계를 보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유입된 중국 노동자의 수는 약 82,000명에 달하고 있음. 2011년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2,000헥타르에 달하는 농지를 임대하고 중국과 국경분쟁에 있던 영토 1,100㎢를 중국에 양도하자, 지역 주민들은 격분하였음.

 - 중국이 국가 차원의 인구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이주를 장려하고, 이들의 중앙아시아로의 이주 및 정착이 정치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음.   

 - 중국과 각 국가가 진행 중인 인프라 개발 사업과 교역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드러나고 있음. 중국과의 협력에 부정적인 집단들은 국익을 추구하는 면에서 정부의 협상 및 업무 능력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의 한 뉴스매체가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중국의 한 전력 송배전 기업과의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계약서의 합의 내용이 정부의 구매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다른 전문가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사업진행에 따라 중국에 많은 부채를 지고 있다고 언급하였음.

 - 카자흐스탄의 前 주 중국대사인 무흐타르 아우에조프(Muhtar Auezov)는 카자흐스탄 내에 중국의 대내외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가 없으므로,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언급함. 그는 또한 국제문제 해결에 대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나타날 수 있는 손실에 대해 우려하였음.   

 -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의 중앙아시아지역 순방은 동 지역에 대한 중국의 우호적인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음. 또한, 중국과의 교역증대와 투자확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   
 
■ 총 평
 - 중앙아시아 지역은 전통적으로 러시아가 영향력을 가진 지역이었지만, 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와 경제협력 정책으로 중국자본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음.

 - 문제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함으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지나치게 공격적인 중국의 진출과 인구유입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점임. 따라서 중앙아시아국가들은 정부 차원의 경제협력은 강화해 나가야 하겠지만 지나친 중국 의존과 사회적 부작용을 회피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임.

※ 참고자료
 - China extends grip in Central Asia, The Jamestown Foundation, 2013. 11.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