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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묵인

러시아 / 우즈베키스탄 / 카자흐스탄 / 키르기스스탄 / 타지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10/18

■ 중국의 대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
 - 지난 9월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의 중앙아시아 지역 순방과 이를 통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잇따른 에너지 협력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소비에트 해체 이후에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으며 특히, 원유, 가스 등의 주요 천연자원 수출 루트에 있어 러시아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여 왔음. 그러나 최근 수년간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형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와 파이프라인 연결 사업을 수행해왔고 막대한 금액의 차관을 공여하면서 러시아의 동 지역에 대한 기득권을 해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음.

 - 지난 9월의 순방 중에 시진핑 주석은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2020년까지 현재 천연가스 수입량의 3배를 늘이는 것을 합의하였고, 카자흐스탄에서는 카샤간(Kashagan) 유전으로부터 향후 300억 달러(USD)가량의 원유를 공급받는데 합의하였음.

 - 또한,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는 150억 달러에 달하는 원유, 가스, 금 등의 천연자원을 수입하기로 하였으며 키르기스스탄에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중국을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에도 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음.

 -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의 마슬로프(Aleksei Maslov) 교수는 중국의 이러한 행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음.

 - “공식적으로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이러한 행로는 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통적인 영향력을 훼손하고 있다.”

 -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에너지 협력은 동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협력을 우선시하게 되어,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진출과 성장을 저해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

■ 러시아의 의중과 전략
 -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중국의 진출을 용인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러시아 정부가 중국을 라이벌이자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 러시아의 한계, 러시아 정부의 지정학적 구상에 따른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음.

 - 독일-러시아 포럼(the German-Russian Forum)의 라르(Alexander Rahr) 선임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강대국인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측면에서 오히려 중국의 동 지역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보았음.    

 - 그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중국의 진출을 용인하는 것은 어렵지만 단호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나토(NATO)나 서구 국가들과 지정학적으로 대립하는 동시에 중국과 중앙아시아 진출을 놓고 대립할만한 여유는 없었다.” 라고 언급함.

 - 그는 이어서 “러시아는 그 대신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몰도바를 통한 에너지 수출을 지속적해서 추진해왔으며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유럽연합 가입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가 러시아가 주도하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의 관세동맹에 가입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였음.

■ SCO의 역할확대와 러-중간 협력 강화
 -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는 중국과 지역 내의 공통된 안보이익을 공유하고 있음. 양 국가 모두 2014년 아프가니스탄에서 NATO군이 철수한 이후의 급진적인 이슬람 확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

 - 또한, 양국은 동 지역에서의 정권교체가 지역의 안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음. 이에 따라 러시아는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의 일원으로서 중국을 핵심적인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

 - 러시아는 동 지역에서 중국과 같은 강대국의 도움 없이, 급진주의 이슬람의 확산을 저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함.

 - 결론적으로, 러시아 정부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라는 중국의 정책에 대해 이데올로기와 인권을 강조하는 서구의 그것보다는 덜 정치적인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음.

 - 또한, 중국도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와 같은 국제적인 문제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는 충실한 동반자적 태도를 유지해 왔음. 중국은 종종 UN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결정에 동조하는 역할을 하여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정통성을 지지해 주었음.

■ 총 평
 -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자국의 에너지 수요급증에 대한 대안, 해상 원유수송 루트에 대한 의존성 탈피, 외환보유고 증대에 따른 원자재 투자 등의 목적으로 중앙아시아 각국에 대한 자원협력과 원유-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해왔음. 

 - 특히, 중국은 카자흐스탄-중국 석유 파이프라인과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중국 가스 파이프라인을 이미 성공적으로 개통하였음. 이러한 파이프라인 건설에 있어 중국정부는 우즈베키스탄을 참여하도록 하였으며 카자흐스탄 및 투르크메니스탄에서의 다양한 인프라 건설에도 투자하고 있음.

 - 그러나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국의 협력강화는 동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 2011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주요 광물 채굴에 대한 두 개의 계약을 성사시켰음. 이 계약들은 중국정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을 통해 자신들의 이해관계의 영역을 확대하도록 하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 미국정부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아무다리아 강 유역과 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 지역 인근에 약 9억 62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52tcf에 달하는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 중국은 중앙아시아 정부와의 협력관계에서 자원채굴을 위한 인프라 건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중국이 원유, 가스, 철도 및 도로 인프라 건설에 투자함에 따라, 각 국가의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임.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현재로서는 중국의 투자와 기술이전에 대한 제안들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경제발전에 대한 별다른 대안이 없음.

 - 따라서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중앙아시아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중앙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이를 통한 동 지역의 천연자원 확보에 힘쓰고 장기적으로는 아프가니스탄까지 연결하는 자원개발 루트의 축을 완성하여 해상이 아닌 육로를 통한 에너지자원의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  

 - 러시아로서는 이러한 중국의 정책이 자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할 때 이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됨.

 - 반면, 러시아는 기존의 가스 운송라인을 강화하고, 나부코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으로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사우스스트림 파이프라인(South Stream gas pipeline project)을 통해 2015년부터 러시아 남부로부터 흑해를 거쳐 불가리아,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까지 가스공급을 시작할 예정임. 이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레버리지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 참고자료
 - Kremlin Calm As China’s Clout Rises In Russia’s Backyard , RFE/RL, 201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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