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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스라엘, ‘벤구리온 운하’ 건설 추진 기조... 중국 BRI 및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도전 과제 제시
이스라엘 EMERiCs 2025/02/07
☐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의 개요 및 가자지구 분쟁과의 연관성
o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 세부 계획
- 이스라엘이 추진하는 벤구리온 운하(Ben-Gurion Canal)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Suez Canal)를 대체할 수 있는 260 킬로미터(km) 규모의 대형 인공 수로로,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교역로가 될 전망이다. 동 운하는 이스라엘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에일라트(Eilat)를 시작점으로 하여 요르단 국경, 아라바(Arabah) 계곡, 사해를 경유한 후 가자지구를 우회하여 지중해와 연결되며, 특히 가자지구 중부 지역이 운하의 핵심 경유지로 지목되고 있다.
- 벤구리온 운하는 수에즈 운하의 최심부 대비 약 10 미터(m) 더 깊은 수심을 확보하여 폭 110m, 길이 300m 규모의 초대형 선박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프로젝트 플로쉐어(Project Ploshare)' 프로그램 하에서 520개의 2 메가톤(Mt)급 핵폭탄을 활용한 '핵 발굴' 계획이 고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운하 벽면을 모래가 아닌 암석으로 구성하여 장기적인 유지보수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o 가자지구 대규모 인구 이동과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의 연관성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가자지구 인구의 약 85%가 거주지를 떠나 이집트 국경 도시 라파(Rafah)로 이동하였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남부 지역으로의 이동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길라 감리엘(Gila Gamliel) 이스라엘 정보부장관은 2025년 1월 19일 휴전 이후 '인도주의적 이유'를 언급하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자발적 재정착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요르단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구 이동이 벤구리온 운하 건설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은 2025년 1월 26일 성명을 통해 이러한 인구 이동이 조장되거나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제네바 협약에 따라 무력분쟁 상황에서의 민간인 강제 이주는 전쟁범죄로 규정되며,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 간접적으로 이주를 강요하는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고 부연하였다.
☐ 글로벌 해상 물류 구도 재편 가능성 및 경제적 파급효과
o 글로벌 해상 물류 노선의 구조적 변화 전망
- 현재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를 처리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 항로로서 글로벌 해상 물류의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벤구리온 운하가 건설될 경우 이스라엘은 기존 수에즈 운하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할 수 있으며, 글로벌 해상 물류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유럽 간 해상 물류 노선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 벤구리온 운하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복선 구조(각 수심 50m, 폭 200m)로 설계된다는 점인데, 이는 지난 2021년 3월 발생한 에버 기븐호(Ever Given) 좌초 사고로 인한 대규모 물류 차질 등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우방국들에게 차별화된 통행료를 적용함으로써 수에즈 운하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는 글로벌 해운 노선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o 경제적 파급효과 및 프로젝트의 수익성 분석
- 벤구리온 운하는 연간 약 77억 파운드(약 12조 7,000억 원)의 통행료 수입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에즈 운하의 2023 회계연도 수입인 94억 달러(약 13조 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스라엘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운하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건설 수요와 향후 운영 과정에서의 고용 창출 효과 역시 이스라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 한편, 770억 파운드(약 13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초기 건설 비용이 프로젝트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으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홍해 연안 지역과 가자지구의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등 무장 세력들의 안보 위협이 운하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정적, 안보적 부담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단독적인 운하 건설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국제적 협력과 투자 유치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국 일대일로와 수에즈 운하에 대한 영향과 주요국 대응
o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지역 내 경제적 영향력 경쟁
-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는 중국의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구상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수에즈 운하를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왔으며, 이집트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러한 상황 속 벤구리온 운하의 등장은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인도-유럽 간 해상 물류 노선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 정부는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가 자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위협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과 정보기관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협력 프로젝트인 벤구리온 운하가 중국의 실크로드 구상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가자지구 주민들의 강제 이주 반대,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과의 대화 채널 구축 등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o 이집트의 대응 전략과 수에즈 운하의 경쟁력 강화 노력
- 이집트 역시 벤구리온 운하가 수에즈 운하의 수입을 저해하고 자국의 전략적 위상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2021년 선박 통과량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고, 2023년에는 94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수입을 창출하는 등 이집트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이집트는 과거에도 수에즈 운하를 전략적 목적으로 활용해온 바 있는데, 가령 제1차 중동 전쟁 기간인 1948년부터 1950년까지 운하 내 이스라엘 선박의 통행을 금지했으며, 1967년 6일 제3차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는 8년간 운하를 완전 폐쇄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운하 건설 시도는 수에즈 운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해상 교역로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도 해석되며, 이집트는 이에 대응하여 수에즈 운하의 현대화와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운하의 전략적 가치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Modern Diplomacy, How Gaza’s Displacement Plan Could Shake China’s BRI and Suez via Israel’s Ben Gurion Port, 2025.02.03.
India Shipping News, Egypt and China in big trouble as Israel want to build another Suez Canal, 2025.01.07.
2 Oceans Vibe, The ￡77 Billion Canal To Rival Suez Canal And Connect The Red And Mediterranean Seas, 2025.01.07.
The Jerusalem Post, We are building a port here: The exhibition reviving the history of Israel's ports, 2025.01.17.
The New Arab, What is Israel's Ben Gurion canal plan and why Gaza matters,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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