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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몰도바, 에너지 부족으로 국가 비상사태 선포
몰도바 EMERiCs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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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도바,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
◦ 몰도바 의회, 국가 비상사태 선포 승인
- 몰도바 의회가 재적 의원 101명 중 56명의 찬성으로 전국적인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 12월 16일부터 60일간 적용될 이번 조치는 국가와 시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에너지 자원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몰도바 정부는 급변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주민과 중요 시설에 대한 에너지 공급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권한을 갖게 된다.
- 도린 레케안(Dorin Recean) 몰도바 총리는 "이번 겨울이 크렘린이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마지막 겨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2025년 말까지 몰도바-루마니아 간 고압송전선로 완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가스 유럽 수송 계약 미갱신으로 인해 몰도바 전력의 70%를 공급하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쿠추르간(Cuciurgan) 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위협받고 있어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 에너지 장관 해임 등 책임자 문책
- 마이아 산두(Maia Sandu) 몰도바 대통령은 에너지 위기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빅토르 파를리코프(Victor Parlicov) 에너지장관을 해임했다. 레케안 총리는 위기 대응 미흡을 이유로 에너지 분야 고위 관료 2명에 대해서도 사퇴를 요구했다. 가즈프롬(Gazprom)과의 협상을 담당했던 파를리코프 전 장관은 "나는 피해자가 아니며, 이제 다른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충분한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 트란스니스트리아 위기와 몰도바의 전력부족
◦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현황
- 몰도바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는 몰도바가 친서방 노선을 확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공식적으로는 몰도바 영토이지만 분리주의를 선언하고 친러성향이 뚜렷한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대하여 러시아가 상당히 우호적인 조건으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0년 대선, 2021년 총선에서 친서방 세력이 승리하기 전까지 몰도바 정부 역시 친러성향을 띄고 있었고, 러시아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가스를 공급받아 왔다. 선거 결과 정부 성향이 친서방 쪽으로 기울면서 러시아는 몰도바에 대한 우호적인 가스공급 조건을 모두 철회하였고, 이에 몰도바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몰도바는 에너지공급원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였고, 루마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EU 가스 노선에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현재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는 높지 않다.
◦ 트란스니스트리아産 전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
- 그러나 실상은 드러난 것과는 다르다. 몰도바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위치한 쿠추르간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몰도바 가정 80%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양), 쿠추르간 발전소는 가즈프롬이 공급하는 러시아산 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가스의 자국 경유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2024년 12월 31일 이후 쿠추르간 발전소에 대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이 예정된 가운데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이용해 몰도바와 주변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레케안 총리는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터키-불가리아-루마니아를 경유하는 투르크스트림(TurkStream) 파이프라인 등 대체 공급 루트 확보를 모색하고 있으나 비용적인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몰도바, 친서방 노선 견지...서방 지원 기대
◦ 최근 대선과 국민투표에서 친서방 기조 우세
- 2024년 10월 몰도바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되었다. 투표율은 50%에 근접하여 유효 임계치 33%를 크게 웃돌았으며, 찬성이 50.4%로 간신히 과반을 넘겼다. 투표 직전에 시행되었던 여론조사 결과인 55%에 미치지 못하는 찬성률에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Maia Sandu) 대통령은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지원하는 범죄 집단이 몰도바 민주주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 대통령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없어 2차 투표가 진행되었다. 2차 투표에서 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산두 대통령이 몰도바 사상 최초로 재임에 성공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맞선 몰도바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며, EU와 몰도바의 공동 미래를 강조했다.
◦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EU 및 주변국 지원 기대
-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몰도바는 EU와 주변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부르두자(Sebastian Burduja) 루마니아 에너지장관은 몰도바의 겨울철 에너지 부족 사태 극복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으며, 루마니아 에너지 기업들은 몰도바 국영에너지기업 에너고콤(Energocom)과 추가 전력 공급 방안을 협의 중이다.
- 야니스 마제익스(Jānis Mažeiks) EU 대사는 EU가 지난 3년간 몰도바 에너지 부문에 2억 4,000만 유로(약 3,614억 원)의 지원을 제공했다고 강조하며, EU는 몰도바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임을 확인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France 24, Moldova declares emergency ahead of expected Russia gas cuts, 2024. 12. 13
Reuters, Moldova sacks energy minister over failure to tackle crisis, 2024. 12. 6
The Kyiv Independent, Moldova announces state of emergency over expected halt of Russian gas, 2024. 12. 17
Riddle, Transnistrian region and Abkhazia face an ‘energy winter’, 2024. 12. 5
Deutsche Welle, Moldova narrowly votes 'yes' to EU membership, 2024. 10. 21
The Conversation, Maia Sandu’s victory in second round of Moldovan election show’s limits to Moscow’s meddling, 2024. 11. 4
Euractiv, Romania ready to support Moldova amid energy crisis, 2024. 12. 16
Moldpress, European Union's Ambassador to Moldova says EU to support country in case of energy crisis, 2024. 12. 10
[관련정보]
몰도바와 트란스니스트리아,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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