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경제난 시달리는 튀니지, 대통령 권한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 통과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2/08/05

☐ 튀니지, 대통령 권한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 통과


◦ 튀니지, 개헌 국민투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

- 7월 26일 파루크 부아스케르(Farouk Bouasker) 튀니지 선거관리위원장은 헌법 개정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찬성 94.6%로 개정안이 통과되었다고 발표했다. 투표율은 30.5%로 역대 최저였다.

-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 튀니지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밝히며 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또한 국가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 한편 이번 개헌 국민투표를 사이에드 대통령 개인의 독재를 위한 행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투표 거부 운동을 벌인 튀니지 야권은 선거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비판했다. 튀니지 야권 연합인 국가구원전선(NSF, National Salvation Front)의 아흐메드 네집 셉비(Ahmed Nejib Chebbi) 대표는 찬성표 수가 실제보다 많게 집계되었다고 주장했다.


◦ 새로운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 대폭 강화   

- 새로운 헌법에 따라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한은 대폭 강화된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 임명권, 의회 해산권과 판사 임명권, 군 통수권 등의 권한을 모두 갖게 되었다.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는 의회의 신임 투표도 받지 않는 등 행정부의 권한 또한 대폭 강화되었다. 새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정하고 1회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했으나, 긴급 위기 대응을 명목으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 튀니지 정치 분석가 압델라티프 한나쉬(Abdellatif Hannachi)는 헌법 개정으로 사이에드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했으며, 튀니지 정치학자 하마디 레디시(Hamadi Redissi)는 사이에드 대통령이 파라오나 왕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 또한 성명을 통해 새 헌법이 인권과 자유 보장에 필요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너뜨린다는 우려를 표했다.

- 튀니지를 이슬람 공동체의 일원으로 규정하고 정부가 샤리아 원칙을 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한 헌법 초안은 또한 세속 성향의 야권으로부터 튀니지 사회를 퇴행시키는 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 경제난에 따른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 강력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론 형성


◦ 튀니지, 정부 재정 부족과 부채 증가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 직면

- 튀니지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2022년 튀니지의 재정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9.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재정 부족에 따라 부채 규모도 크게 늘어나 2022년 말 튀니지의 총 공공 부채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하여 GDP의 82.6%인 400억 달러(한화 약 52조 4,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360억 원)는 2024~2027년에 만기가 돌아온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튀니지를 우크라이나, 엘살바도르와 함께 디폴트 위기가 가장 큰 국가로 분류했다.

-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달러화 대비 튀니지 디나르화 가치 또한 2022년 7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13.2% 하락하면서 튀니지 국민의 구매력은 하락했고, 재정 부족으로 인해 정부는 공무원과 공공분야 종사자 임금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혁명 이전인 2010년 정부 지원을 받던 가구 수는 31만 가구였으나 2022년에는 96만 가구까지 늘어났으며, 인구의 절반인 600만 명이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다. 2021년 기준 실업률도 18.4%에 달했다.


◦ 사이에드 대통령, 경제난과 국가 위기 해결을 권력 강화 명분으로 이용

-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환멸과 반감은 사이에드 대통령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하는 명분이 되었다. 지난 2021년 7월 사이에드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각을 해산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켰으며, 2022년 2월에는 법관 임명권까지 행사하며 행정, 입법, 사법 3부를 장악했다.

-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사이에드 대통령은 기성 정치인들이 혁명 이후 10년 동안 튀니지 경제를 망쳐왔다고 비판하며, 정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 헌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사이에드 대통령이 독재를 추구하고 있다는 야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에 불만을 가진 국민 사이에서 사이에드 대통령과 개헌에 대한 지지 여론이 성장할 수 있었다.

- 미국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Centre for International Policy) CEO인 낸시 오카일(Nancy Okail)은 사이에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부패와 경제 문제는 튀니지 민주화를 위협하던 요인이었다고 지적하며,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력 장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 사이에드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악화된 경제 상황 개선 과제에 직면


◦ 튀니지 경제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악화

-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및 식량 가격 인상은 튀니지 정부의 재정 부담을 심화시켰다. 마루완 아바시(Marouan Abassi) 튀니지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으로 정부의 에너지 및 식품 보조금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16억 달러(한화 약 2조 992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지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 특히 밀 수입의 60%, 보리 수입의 66%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 튀니지는 전쟁에 따른 식량 수입 차질과 식량 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받았다. 지난 6월 튀니지는 식량 구입을 위해 세계은행에서 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705억 원)를 빌리기도 했다.

-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에 대응해 튀니지 정부는 올해에만 세 차례 연료비를 인상했으며, 사료비 인상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계란, 가금류, 우유 등의 가격 또한 인상했다. 이로 인해 2022년 6월 물가상승률은 6.2%를 기록했다.


◦ 사이에드 대통령, 경제난 해결이 과제...IMF 대출 도입 모색

- 재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튀니지는 공공 부문 임금과 신규 고용 동결, 식품 및 에너지 보조금 감축을 조건으로 40억 달러(한화 약 5조 2,48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 위한 협상을 IMF와 진행 중이다. 7월 28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2022년 하반기 튀니지가 IMF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노조의 저항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미국 중동연구소 북아프리카 연구팀 객원연구원 파딜 알리리자(Fadil Aliriza)는 정치 권력을 장악한 사이에드 대통령이 당면한 과제는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공공 서비스 수준 악화와 같은 경제 문제 해결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리자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을 받기 위한 공공 부문 고용 개혁에 노조가 강하게 저항할 것을 전망하며, 이제 사이에드 대통령이 경제난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iddle East Institute, What's next for Tunisia after the constitutional referendum? 2022. 08. 02.

Zawya, Tunisia expected to secure IMF deal in second half of 2022, 2022. 07. 29.

The Guardian, Tunisia referendum approves expansion of president’s powers – officials, 2022. 07. 27.

France 24, Tunisia approves new constitution in vote with low turnout, 2022. 07. 26.

Voice of America, Tunisia’s President Cheers Outcome of Controversial Referendum, 2022. 07. 26.

Reuters, Factbox: Signs of a Tunisian economy in trouble, 2022. 07. 24.

Reuters, Tunisia president defends proposed constitution amid criticism, 2022. 07. 05.

Middle East Eye, Tunisia's new constitution draft codifies 'one-man rule', 2022. 07. 01.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