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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1세기 중국과 大중앙아시아(Greater Central Asia) 협력전망

우즈베키스탄 / 카자흐스탄 / 키르기스스탄 / 타지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김상철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04/29

1. 중국의 대외관계와 大중앙아시아의 재부상
 
  대중앙아시아(The Greater Central Asia: GCA)는 기존 중앙아시아 5개국인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및 역사 및 문명사적으로 이들 국가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인접국가인 몽골, 이란, 파키스탄 및 아프가니스탄을 모두 포함하는 영역이다. 이 지역들은 20세기 초 소련체제 형성시기에 오늘날과 같은 양상으로 분할되기 이전까지는 공동체 및 문화적인 측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던 지역이었다. 따라서 과거의 대 중앙아시아는 다양한 수준의 교역 및 문화교류 뿐만 아니라 지역전체에 영향을 주는 군사 및 정치적인 경쟁이 존재했던 지역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의 대 중앙아시아는 소련(러시아), 중국(몽골) 및 그리고 영국이 지역의 지배자 및 점령자 역할을 했던 시대가 종결됨에 따라 과거의 대 중앙아시아지역과 유사한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 중앙아시아 지역은 에너지 안보, 테러 및 원리주의와의 전쟁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지역 간 교역의 연결 측면에서 중국 및 상당수의 다른 국가들에 있어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헤로인 생산, 무기 밀거래 및 인신매매 같은 일부 조직화된 범죄행위들의 발생지뿐만 아니라 거래 중개루트로도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이미 상당기간 중요한 행위자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었고 이들 지역의 많은 국가들에서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권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게 중국의 중요성은 의심할여지 없이 계속 확장되고 있으며, 미국, 러시아, 인도 및 EU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소련의 붕괴는 대 중앙아시아권에 있어서 중국 영향력이 증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우려의 목소리들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 지역에 대한 경제 및 여타 영향력의 증가에 의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고립, 파키스탄의 전천후 우호관계, 탈레반의 정권 전복 같은 요소들은 더욱 강력한 중국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국경선 문제와 함께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군사 및 안보협력의 증대는 이 지역에 대해 경제 및 에너지 이익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안보의 측면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들로 부각되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양자 및 다자차원 모두에서 협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중국의 국내안보에 대한 우려는 중국의 대 중앙아시아권 전략 설립 및 이행의 가장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과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파키스탄간의 국경지대를 따라 중국의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안상황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페르가나계곡 지역,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급진세력의 부상과 같은 지역의 불안요소는 중국의 입장에서 불변의 문제들로 남아있다. 대 중앙아시아권 지역 내부의 불안정은 심각한 범죄활동들에 의해 심화되고 있는데, 특히 세력이 취약한 정치세력들이나 갈등 세력들이 지원하고 있는 헤로인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더욱 문제가 확대될 소지가 있는 것이 이러한 활동들이 지역 내 분리주의 세력들 및 역외의 원리주의자 세력들과 연계되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2. 중국의 大중앙아시아권 소프트파워 전략과 에너지
 
  중국의 大중앙아시아권에 대한 직접적인 전략은 중국이 개별 이웃 국가들과 경제 및 영토적인 이익의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 테러리즘, 분리주의 및 급진주의를 방어하기 위한 중국의 요구 수용과 관련되어 절충하는 형태로 형성 및 실현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은 기존 중앙아시아 정권들에 대한 지지의 입장을 고수해왔으며 더욱 종교지향적인 정권 수립을 위해 기존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들에 대한 지원에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간의 군사협력은 중국의 반-테러리스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결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중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는 아주 미미하며 大중앙아시아권에서 기존 러시아 무기들의 판매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또한 중국은 지역 내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군사기지 설립에 대한 이해관계에 대해 공개적인 표명을 삼가고 있으며, 지역 내의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정권 변화를 지지하지도 않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의 민주적인 발전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시각에 의하면 민주화라는 정치적 모험이 시도되기 이전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인 토대와 정권의 측면에서 더욱 강력하게 제도화된 토대 수립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중국은 大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 대해서 문화교류, 환경협력, 교육 및 교역 같은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하는 직접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데, 이는 大중앙아시아권의 국가들에서 과거의 역사나 사람들의 관념에는 여전히 과거의 점령, 팽창 및 문화적인 헤게모니들에 대한 잔상들이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우호적인 인접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에너지 자원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인 관심사는 중국이 大중앙아시아권으로 진출하게 되는 동기들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이는 상당부분 과장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상당기간 자원조달지역을 동부에서 서부지역으로 다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 에너지 및 교역 상품들의 유입을 유발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이익 확대를 우선시하는 개방정책을 채택 및 유지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중국 한족들이 서부 국경지대로 이주하고 있고, 중국정부는 이 지역에 도로, 철도 및 에너지 등의 사회기반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아울러 중국과 중앙아시아, 파키스탄 및 이란 간의 기존 도로 및 철로 개량 프로젝트에 상당한 자본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중국 자본 및 교역의 관심영역은 서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 및 이란,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북쪽으로는 몽골/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특히 에너지 및 교역과 관련된 중국의 사회기반투자의 핵심지대로 부각되었다. 大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 매장되어 있는 에너지 자원들은 중국의 에너지 도입선 다각화의 필요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은 기존의 해외 에너지 공급루트의 대안을 모색해왔는데, 특히 말라카 해협을 우회하는 에너지 도입선의 다변화를 추진해오고 있다. 중국은 과거 소련과 미국이 차지하고 있었던 카자흐스탄 서부의 유전지대 확보와 관련되어 간과할 수 없는 주요경쟁자이며 카스 피해 해상에서 원유 및 가스 개발을 위한 탐사를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大중앙아시아권 국가들은 확연하게 두드러지고 있지는 않지만 직접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쳐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투자활동으로 인해 중국 영향권으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로의 발전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정치 및 경제대화와 협력과 아울러 군사협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과의 에너지 및 무역 관련 교역의 증대는 이 지역의 모든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파급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이 지역에서 펼쳐온 소프트파워 중심의 접근전략은 현실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전략으로 인해 형성된 영향력 관계는 점차 확대 및 강화되고 있다. 중국의 팽창정책 배경은 단순히 천연자원 확보, 교역과 관련된 경제적인 이익의 증대 및 지역 간 교역망 설립(특히 중동 및 유럽과 연결되는)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 (중국에) 우호적인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러한 영향력이 유지되도록 하는데 있다.

 

  중앙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지역들 가운데 하나이며 상당한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범죄가 조직되는 지역들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중국의 시각에서도 여전히 이 지역으로의 접근 및 협력활성화에 있어서 부정할 수 없는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실제에 있어서 大중앙아시아지역 국가들에서 조직화된 범죄 및 불법적인 거래와 관련되지 않는 정치, 경제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조직화된 범죄, 마약 및 무기 밀수, 테러리스트의 중국경유 등에 대해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관리들은 중앙정부에 비해 이러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 지방관리들은 밀수 상품 거래의 규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묵인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조직화된 범죄 및 마약 불법거래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유동적으로 발생하는 교역 및 상당히 긴 거리의 국경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다자간의 해결책이 모색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방, 국가 및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이해관계의 상충과 부조화로 인해 중국 국내 및 국제사회 모두에서 이에 대한 대응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 21세기 중국의 大중앙아시아 경제 및 정치 다자협력 전략
 
  21세기 중국의 대외전략에 있어서 중시되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중국 경제관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방향 협력의 활성화 및 확대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은 이른바 유라시아 대륙내부를 관통하는 물류루트의 확대 및 안정화를 위해 국제적인 다자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중국-유럽 간의 교역은 대부분이 해상운송 루트로만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분만이 시베리아횡단철도 또는 항공운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 간에 향후 새로운 경제적인 연계의 출현 전망도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아시아는 교통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동서교역의 중심이었던 실크로드를 다양한 형태의 교통수단을 바탕으로 재활성화 및 중국 동해안에서부터 유럽까지를 육상으로 직접 연결하는 물류루트의 발전은 중국 및 유럽뿐만 아니라 이 루트가 통과하는 대 중앙아시아 지역의 내륙 국가들에도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항로는 20일에서 40일 정도가 소요되는 반면 새로이 개발 및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는 육상 루트들은 최종 안정화 단계에 가면 수송에 7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이미 서중국-서유럽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및 보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 각지에서 도로 건설 및 개보수가 국제기구, 현지 국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 하에 국제적인 토목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자로 참여하고 있다. 초지역적인 교역 및 운송시스템은 중국, 大중앙아시아권 국가, 유럽 모두에 있어서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大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게는 가장 희망적인 요소들로 부각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구상들이 완벽하게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이 더욱 안정된 정치 경제 상황을 실현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부수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부정부패와 마약거래들에 대한 통제효과도 기대된다.

 

  이러한 大중앙아시아권 국가들과의 양자 및 다자 차원의 협력확대 및 심화과정에서 개별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불간섭의지의 표명 및 국제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다자적인 통합과정에서 통합의 대상이 되는 개별 국가들의 주권에 대한 존중 역시 중국의 대 중앙아시아권협력 전략 및 정책에서 간과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와 아세안지역포럼(ARF)는 다자적인 전략에 대한 일종의 시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러시아나 특정지역자본들의 대 중앙아시아권 진출에서 보여진 위협적인 측면이 나타나지 않도록 지역에 더욱 효과적이고 상호 연관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소련의 붕괴이후 중국은 러시아 및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 대해 느슨한 다자주의전략을 추구해왔다. 중국은 러시아를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장기적인 측면의 위협세력으로는 간주하고 있지 않는데, 이는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감소한 반면 미국과 EU의 역할은 증대된 상황을 근거로 한다. 상하이협력기구가 더욱 심화된 다자협력을 이룩하는데 성공적이라 보기 어려운 배경으로는 SCO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하는지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간의 인식차이로 인해 일종의 긴장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국은 SCO가 역외 행위자들을 목표로 하는 군사적인 블록으로 전개되는 부분에 대해 주저하고 있는데, 반면 러시아는 협력전략에 있어서 더욱 공격적인 정책들을 채택하고 있으며, 군사적인 사안들이 현저하게 두드러지고 있다.

 

다양한 세력들과의 양자관계를 제도화하기 위해 중국은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과 전략 & 협력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고, 이는 협상 상대방의 영향권 내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이 남아시아, 북아시아 및 동아시아에서 SCO와 유사한 프레임을 형성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 중앙아시아권 국가들에서 거둔 정도의 성공은 아직까지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대 중앙아시아권은 21세기 중국 신외교의 우선적인 대상으로 부각되었고, 그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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