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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공기업의 키르기스스탄 투자확대

러시아 / 키르기스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04/14

■ 로스네프트 社의 키르기스스탄 공항인수 추진   

 - 러시아의 국영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Rosneft)는 키르기스스탄의 국내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 국영기업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

 - 인수에 관한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양국 간의 협상이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슈케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키르기스스탄의 만연한 부패, 불합리한 지배구조,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공항자체의 문제점 등이 키르기스스탄 정부에는 협상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음.

 - 로스네프트가 인수하려는 기업은 이 기업이 운영하는 주요공항의 이름을 딴 ‘마나스 국제공항(Manas International Airport)’이라는 기업으로 이외에 키르기스스탄 국내에 약 10여개의 작은 공항들을 운영하고 있음.

 - 마나스 공항은 지난 13년간 키르기스스탄에 주둔한 미국의 군사기지로 활용되어왔으나 미군이 7월에 키르기스스탄을 완전히 떠나게 되면서 그 활용도가 관심을 모아왔음. 키르기스 정부는 이 기업의 지분을 79% 소유하고 있는데 미군의 임차료 수입이 중단될 경우 기업의 재정 상태는 크게 악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지난 2월 세친(Igor Sechin) 로스네프트 회장과 당시 키르기스스탄 오토르바예프(Djoomart Otorbaev) 제 1부총리는 마나스 국제공항의 지분 51%를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바 있음.

 - 이 양해각서를 통해 로스네프트는 지분인수로 약 10억 달러(USD)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국제물류허브를 구축하는 안에도 합의하였음. 또한 별도의 합의 문건에서는 로스네프트가 오쉬(Osh) 공항의 항공유 유통 사업부문의 지분 50% 및 비슈케크의 석유유통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투자 안에 합의하였음.

 - 마나스 국제공항의 부사장인 토코바예프(Dair Tokobaev)는 미군의 마나스 공항 임차종료에 따른 재정적 공백을 다른 투자자를 통해 상쇄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공항재정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임을 자인하였음.

 

■ 키르기스스탄의 현실과 대안

 - 2010년 이후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당시 미군이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마나스 공항의 임대기간 연장을 불허하고 미군이 떠날 것을 지속적으로 종용해왔음. 정부 관리들은 이후 이 공항을 아시아의 각 지역을 경유하는 화물과 여객의 민간항공 허브로 육성하고자 노력해 왔음.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인 아탐바예프(Almazbek Atambayev)는 키르기스스탄내의 노후한 공항의 현대화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로 추진해 왔음.

 - 지난 3월말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한 TV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로스네프트의 마나스 국제공항 지분인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힘. 그는 현재 공항운영을 위해서는 저렴한 항공유 구매가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로스네프트 이외에 키르기스스탄이 가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인정하였음.

 - 최근 수년간 러시아 공기업들은 키르기스스탄의 자산을 매우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음. 지난 12월 가스프롬(Gazprom)은 키르기스스탄의 천연가스 유통기업을 형식적인 단 1달러에 매입하였음(이 기업은 약 3800만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갖고 있었으며 가스프롬은 향후 유통망 개선에 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하였음.)

 - 동 기업의 매각과 관련하여 당시 키르기스스탄 측의 협상책임자는 지방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업이 사실상 파산하였으며 매각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바 있음.

 - 또 다른 러시아 국영기업인 루스하이드로(Rushydro)는 2013년 6월부터 4억 달러를 투자하여 수력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 러시아통합전력공사(RAO)는 나린(Naryn)강 상류에 20억 달러를 투자하여 댐(Kambara-Ata-1)을 구축할 예정임.

 - 러시아의 이와 같은 행보에 대해 일부 키르기스스탄인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음. 키르기스스탄인의 상당수가 러시아에 노동이주를 해왔고 이들이 송금하는 금액이 키르기스스탄 국내총생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군대가 키르기스스탄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에 대해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게다가 키르기스스탄 자산의 지속적인 매각은 결국은 키르기스스탄이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의 한 시장 분석가는 키르기스스탄이 외부로부터의 투자를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좀 더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힘써야한다고 주장함. 그는 최근 러시아와의 일련의 투자사례를 보면,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을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함.

 - 그는 “로스네프트가 민간 기업이 아닌 국영기업이라는 사실은 이번 매각협상이 단순히 비즈니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이야기함.

 

■ 자산 매각에 대한 부정적 견해

 - 현재 키르기스스탄은 만연한 부패와 정치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잠재적인 서방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운데 하나임.

 - 키르기스스탄의 한 경제학자는 “솔직히 이야기해서 현재의 상황에서 키르기스스탄에 투자의향을 보이는 서구국가는 없다. 지금으로서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따라서 로스네프트의 마나스 국제공항 지분인수는 키르기스스탄이 러시아주도의 관세동맹으로 들어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함.

 - 그러나 로스네프트와의 양해각서는 아직 법적으로 구속력을 가진 것은 아님. 그리고 국가자산의 매각은 어떤 형태로는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함. 이와 관련하여 지난 3월 20일 매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의회건물 외곽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음.

 - 한 우익단체 회원은 “마나스 국제공항은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며 국민의 복지와 국부이다. 우리는 공항 발전을 위한 투자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반이상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하였음.

 - 또한 국회의원인 베케쉐프(Dastan Bekeshev)는 매각 반대자들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만일 기업이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지분의 상당수를 매각하기보다는 다른 기업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투자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고 이야기함.

 - 이번 매각 협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러시아 교통부와 협상당사자인 로스네프트는 매각에 반대하는 키르기스스탄 측의 의견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 정부 관료들도 마나스 공항이 국가의 전략적 자산임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투자를 통해 공항을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과제임을 천명하고 있음. 로스네프트와 같은 기업의 투자 없이 마나스 공항은 역사적 기념물에 그칠 것이며 누군가와 힘을 합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선과제임을 밝히고 있음.

 

■ 총 평

 - 키르기스스탄 내의 미군기지 사용기한 종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마나스 공항에 다수의 민간항공사를 취항시켜 중앙아시아 물류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라 다수의 외국계 항공사들과 접촉을 벌여 왔음. 그러나 실제로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독단적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일어왔음.

 - 미군의 마나스 공항 임차료가 연간 약 1억 달러에 달했고 키르기스스탄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안할 때, 아무런 대안 없이 키르기스스탄이 미군에게 연장을 불허하고 민간공항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임.

 - 즉, 미군 주둔 종료 이후의 재정수입감소 문제, 마나스 공항의 용도전환에 따른 추가적인 투자 등의 문제에서 키르기스스탄과 러시아와 사전합의가 있었고, 먼저 러시아와의 합의 이후 미군과의 재계약을 불허했을 가능성이 매우 큼. 러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다양한 투자 및 자산 매입은 러시아의 시각에서는 중앙아시아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이나 키르기스스탄의 시각에서는 생존의 문제일 수 있음.
     
※ 참고자료

Russia makes bid for Kyrgyz airport, Eurasianet,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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