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나일강에 관심 갖는 이집트

이집트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0/03/15

이집트가 국내경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에티오피아에 35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해외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압둘 와하브 주 수단 이집트 대사는 "이집트의 수단에 대한 투자액이 2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집트-수단 양국간의 교역이 지난 2년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집트는 이밖에도 5단계에 걸쳐 600여 세대의 빌라를 건설하는 주거단지 및 리조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집트 국영 콘크리트회사는 20세기 중반부터 수단의 수바 지역 ‘급수소(water station)’를 건설하는 등 수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다수의 민간기업도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고 전하고 있다. 


이집트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투자액도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이자 아불나가(Fayza Aboulnaga) 이집트 국제협력부 장관은 “이집트의 에티오피아 투자액이 농업, 산업, 그리고 서비스업 등 전 분야에 걸쳐 1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에티오피아 농업 및 원예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1억 2천만 달러의 이스라엘 투자와는 대조적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불나가 장관은 지난 2월 14일 성명에서 “이집트는 아프리카 국가들, 특히 전략적으로 이집트에 매우 중요한 ‘나일강’에 접해 있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이집트가 에티오피아와 같은 나일(Nile)강에 접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투자하는 금액의 대부분은 이 지역으로의 전략적 진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민간부문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집트가 나일강 주변국가들에 관심을 두고 미리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전략이라 볼 수 있다. 비산유국인 이집트경제는 수에즈 운하와 나일강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이집트가 미래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 또한 ‘수자원(water resources)’의 이용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라크전쟁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 전략적으로나 안보적으로 중요한 지역은 역시 홍해(紅海)지역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이고, 다른 하나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물부족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나일강의 수자원이다.


수에즈 운하는 166km 거리의 지중해와 홍해를 통하여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함으로써 아프리카 대륙을 도는 긴 항로를 단축시켜준다. 1869년에 개통된 수에즈 운하는 주위가 평지와 사막이고 지중해와 홍해의 수위가 같기 때문에 갑문이 없는 비교적 간단한 운하이다. 세계 해운의 약 8%가 이곳을 통과하며 국제적 분쟁이 끊이지 않는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재정수입의 주원천중 하나다. 2009년 경기침체로 약30% 정도의 수입(收入) 감소를 가져왔던 수에즈 운하의 수입은 금년 10.7%로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동북부를 흐르는 나일강은 6,650 km의 길이로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강으로 알려져 있다. 나일강은 정기적으로 범람하기 때문에 홍수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1970년 아스완 댐을 건설하였다. 아스완 시(市)에 위치한 아스완 하이댐과 아스완 로우댐의 건설목적은 나일강의 범람을 막고 관개 및 농업을 위한 전력생산을 하기 위한 것이다. 나일강은 두 개의 주된 지류, 즉 백나일과 청나일로 구성되며 청나일은 나일강 물과 비옥한 토지의 근원을 이루지만 길이는 백나일이 더 길다. 백나일은 중앙아프리카 그레이트 호수에서 발원하여 탄자니아, 빅토리아 호수, 우간다 및 남부 수단을 통해 북쪽으로 흐르며, 청나일은 에티오피아 타나 호수에서 시작하여 수단으로 흐른다. 백나일과 청나일은 수단의 수도인 카르툼 부근에서 만나 이집트로 흐른다. 강의 북쪽은 거의 사막을 통하여 수단으로부터 이집트로 흐르며 이집트 인구의 대부분은 아스완 북쪽의 나일계곡에 거주하며 하류부문의 삼각주(delta)에서 나일강은 끝이 나며 지중해로 연결된다.


나일강의 복잡한 지정학적 구성은 이 지역의 수자원 이용에 있어 민감한 분쟁요인이 되고 있다. 농업개발과 전력생산을 염두에 둔 상류지역 국가들의 수자원 이용을 위한 댐 건설은 이집트와 국경분쟁까지 유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의욕적인 아프리카 진출로 에티오피아의 댐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하고 있어 이집트는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부는 나일강 유역에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인 두 개의 수력발전 댐에 대한 타당성조사 용역계약을 현지 기업인 Tropocs Consulting Engineers와 Shebele Consult, 글로벌 기업인 Norplan Norscot와 ADF Scot Wilson이 참여하는 컨소시엄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27개월간 2천만 불의 예산이 투입되어 진행될 동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정부의 차관 지원으로 재원이 마련되었으며, 동 컨소시엄은 2,000MW 규모의 멘디야(Mendiya) 댐의 사전 타당성 조사와 2,100MW 규모의 바코 암보(Bako Ambo)댐의 타당성 조사용역을 공동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에티오피아 전력공사(EEPC)는 댐에서 생산된 잉여 전력은 수단과 이집트로 수출 할 계획이며, 에티오피아 강 하류 지역의 홍수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토양을 비옥하게 개량하고, 저수용량 증대로 식량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물은 지구상에서 인류에게 가장 귀중한 일상생활의 기본 요소가 되고 있다. 물은 전력생산과 인간의 이동 및 재화생산을 위해서 그리고 수많은 산업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하며 근대화되고 개발된 사회의 기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다. 물은 또한 지구생태계의 보존과 지속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중동지역에서 물의 부족은 이 지역을 수자원 분쟁지역으로 만들면서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갈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요인과 관련돼 있다.


중동지역에서 수자원의 이용과 관리 문제는 이제 식량안보(food security)라는 전략과 맞물려 지역분쟁을 초래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미 빈곤아프리카 국가들에 있어서 수자원확보는 통치의 근간이 될 정도로 중요한 정치적 변수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집트가 나일강 주변국가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 이유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집트가 국내경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향후 댐건설로 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수단과 에티오피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향후 분쟁 가능성을 극소화하고 수자원 이용을 원활히 하겠다는 혜안(慧眼)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남아공의 교육 개혁과 좌절 요인들 2010-03-02
다음글 남아공의 언어 정책 - 다언어 정책 2010-03-17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