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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키르기스스탄과 러시아의 관계 호전

키르기스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10/08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키르기스스탄 방문
- 지난 달 말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하여 키르기스스탄 내 수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양국 간의 협정서를 체결하고, 키르기스스탄 내 러시아 군사기지에 대한 임대기간 연장에 합의하였으며, 수 억 달러에 달하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대 러시아 외채를 탕감해 주는데 에도 합의를 도출 하였음.
-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푸틴의 방문과 상기 사항에 대한 양국 간의 합의 도출이 매우 큰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의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인식을 하고 있지 않음.

■ 최근 키르기스스탄 국내 정세
- 키르기스스탄은 2010년 바키예프(Kurmanbek Bakiev)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후, 2년 연속 재정적자 폭이 크게 늘어나 정부가 디폴트를 고려할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음.
- 키르기스스탄 재정부는 최근 정부의 대외부채가 31억 달러(USD)에 달해 국내총생산의 47.6%에 이른다고 밝힘. 이러한 수치는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몇몇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나 키르기스스탄에게는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음.
- 지난 8월 바바노프(Omurbek Babanov) 총리가 연정 구성에 따른 실패와 부패 스캔들로 사임한 이후, 이른바 아탐바예프(Almazbek Atambaev)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정되고 있는 등, 정치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 게다가, 민족주의적 성향과 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어, 외국 투자가들에게 광산 면허권을 판매 하기위해 예정되어 있던 수차례의 경매 가운데 첫 번째 경매가 국수주의 성향 청년단체의 시위로 인해 취소되었음.
- 한적한 곳에 위치한 외국계 광산 기업들의 사무실과 장비들은 종종 성난 현지 주민들의 습격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중앙 정부는 사실상 필요한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음.
-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관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러시아 정부는 수력발전소 건설에 50억 달러(USD) 이상의 자금 투자와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처를 취한 것이며 이에 대해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 화답하였음.

■ 러시아의 이익과 손실
- 그 가운데 한 가지는 키르기스스탄 내의 러시아 군사기지 사용에 대한 합의기간 연장임.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2017년 이후 15년간의 기간에 대해 추가로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또 한 가지 사항은 키르기스스탄 내의 마나스(Manas)에 위치한 미군 기지의 폐쇄임. 과거 러시아 정부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에 미군 기지 폐쇄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해 왔음.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키르기스스탄 정부로서도 매년 약 1억 달러(USD)에 달하는 미국으로부터의 임대수입을 거부하기도 어려웠음.
-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전략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에 대해 양 국가에서 러시아 군사기지 사용 연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임. 계약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추가비용 지불이 필요 없으며, 기지에서의 전기, 가스, 통신 및 기타 서비스 비용에 대해서도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지불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음.
- 분석가들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러시아 군사기지 사용 연장이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승리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음. 그러나 실제로 이 군사기지들은 러시아 정부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마약이 유출되는 통로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가치는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 아프가니스탄의 아편은 이 두 국가를 통해 러시아로 유입되고 있는데, 러시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아편 중독으로 인해 수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음.
- 또한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 내의 대형 수력발전소 건설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음.
-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의 시르다리아강 상류지역인 나린스키 폭포 인근 등지의 수력발전소 건설이 강 하류지역에 위치하며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
- 그러나 이러한 논란거리가 되는 수력발전소의 건립은 50억 달러(USD) 라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필요로 하고 있음. 그러나 완공된 이후에도 경제적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러시아 국영기업인 RusHydro 와 RAO UES 만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수력발전소 건립에 따르는 문제
- RAO UES 는 이전에 타지키스탄의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했으나 수백만 달러(USD)에 이르는 전기료 미납 문제로 인해 타지키스탄 정부와 논쟁에 휘말렸던 경험을 가지고 있음. 이로 인해, 타지키스탄 정부는 만성적인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RAO UES 는 경제적인 손실을 입게 되었음.
- 키르기스스탄에서의 수력발전소 건설도 환경파괴 문제와 가뭄 및 하류지역 국가들에 대한 여러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음.
- 또한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만성적인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경을 관통하는 강에 대한 국제규범 및 수력발전에 대한 대안으로의 석탄 자원 활용 등에 대한 논의 등을 모두 뒤로하고 수력발전소 건설을 고집스럽게 추진하고 있음.
- 게다가 수력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키르기스스탄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음. 러시아 군사기지 사용연장으로 인해 키르기스스탄의 안보상황은 개선이 될 수 있으나 수자원 확보에 대한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엇갈림에 따라 이들 국가와의 논쟁의 여지가 있음.
- 이러한 환경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키르기스스탄은 안보, 에너지, 경제적인 조력 및 투자 등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마치 과거 소비에트 시대와 같이 키르기스스탄의 주권이 제한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볼 수 있음. 이것이 푸틴이 바라는 구소련 국가들을 포함하는 유라시아 연합 창설의 아이디어임.

■ 총 평
- 최근 우즈베키스탄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키르기스스탄과 러시아의 관계가 키르기스스탄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음.
- 이는 또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정치적 의도와 이를 위해 경제적 이해득실과 관계없이 자국 기업을 활용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 참고자료

-  Bishkek hands Putin Kyrgyz independence, Asia Times, 20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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