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본 논문의 목적은 200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에 발생한 가스분쟁의 원인을 밝히려는 시도이다. 당시 많은 관찰자들은 이 사태를 정치적 요인으로 설명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 중 친서방 노선을 취하고 있는 국가들의 정책노선을 전환하기 위해 가스라는 에너지 자원을 정책무기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본 논문은 이 주장이 설득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정치적 요인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을 설명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지니려면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에게 수출되는 가스가격을 책정함에 있어 친러시아 노선을 취하고 있는 국가에 한해 아무런 대가 없이 낮은 가격에 가스를 수출해야 한다. 하지만 친러시아 노선을 취하고 있는 백러시아와 아르메니아조차도 가스가격 인상요구를 받았고 이들 국가들이 가스수송 시설에 대한 지분을 허용했을 때만 러시아는 저렴한 가스가격이라는 “선물”을 선사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은 정치적인 요인보다는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