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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토카예프 대통령 집권기 카자흐스탄 경제개혁안: 주요 사례와 평가

카자흐스탄 Bexultan Zhapar The European Governance Lab (EGL) CEO and Fellow Researcher 2023/12/2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2019년 임기를 개시한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대통령은 취임 이후 광범위한 국가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주도한 정부 구조조정과 대통령실 개편은 주요 사회적 화두로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경제개혁 분야의 주요 방침으로는 ▲국가행정 및 조세제도 개편 ▲전력, 난방, 상수도 요금통제 철폐를 통한 공공서비스 분야 생산성 촉진 ▲통화정책 및 은행업 규제의 지속 개혁을 통한 실물경제 융자규모 확대와 정부대출·보조금 의존성 타파를 들 수 있다.

정부 요직 인사개편은 물론 국가의 권력구조 자체를 재조정한다는 토카예프 대통령의 개혁방침에 따라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의 규모와 보좌진의 권한은 이전보다 축소되었으며, 이러한 개혁은 정부 효율성을 개선하고 개별 행정기관의 책무를 명확히 배분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정부 고위직에는 기존의 인물들이 자리만 옮겨 재등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과연 토카예프 행정부가 얼마나 큰 변화와 혁신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인물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는 데에는 업무경험과 충성심이 보장된 측근들을 신임함으로써 자신이 계획한 경제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으나, 이와 같은 행보는 개혁정책이 본래 의도한 혁신의 메시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편 토카예프 대통령은 효율성을 신장하고 국가에 필요한 개혁을 적극 수행하는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개편한다는 취지에서 5개 부처를 신설했는데, 이들 기관이 카자흐스탄의 경제적 상황에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물론 정부기관의 구조조정이 개혁의 중요한 단계이기는 하나, 대통령의 구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러한 표면적 변화 이외에도 국가경제 관리, 투자 유치, 성장 촉진과 같은 복잡한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정부 내부적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조세제도 개혁
현재 카자흐스탄에서는 부가세를 기존의 12%에서 16%로 인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1) 이보다 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모델과 흡사한 은행 및 채광기업 기업세 인상안도 논의된 사례가 있다.2) 이와 같은 세제개혁의 목적은 정부의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한편 투자자들에 조세유인을 제공해 경제성장 및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투자를 더욱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연간 재정적자 규모는 2023년 3/4분기를 기준으로 직전 분기의 1조 6,000억 텡게(KZT, 한화 약 4조 6,000억 원)에서 더욱 크게 늘어난 2조 2,200억 텡게(한화 약 6조 3,0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도 전체의 재정적자규모인 2조 1,700억 텡게(한화 약 6조 2,000억 원)를 상회하는 수치이다.3) 만약 이전에 논의되었던 은행 및 채광기업 기업세 인상안이 실현되었다면 추가 세수원의 확보로 예산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실제 세제개혁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정부가 국가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 집단의 반발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상기 방안 대신 부가세를 인상하고 공공서비스 시장을 자유화해 국내 소비에서 추가 세수를 거두고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려 한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에 공급하는 재정지원의 예산 부담을 상쇄해줄 수 있는 다양한 조세제도 개혁은 여전히 시행 단계로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각종 집단의 이익을 적절히 고려한 균형잡힌 조세정책 수립이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세제개혁의 성공 여부나 국가재정에 대한 영향은 앞으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다양한 사회·경제적 주체의 이익을 고려해 경제활동 촉진과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양대 목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GDP 2배 공약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3년 9월 당시 2,255억 달러(한화 약 290조 원) 규모인 국내총생산(GDP)을 2029년까지 그 2배인 4,500억 달러(한화 약 590조 원)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4) 다만 이 야심찬 목표의 실현에는 연평균 11% 이상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필요한데, 현재 연간 4~5%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는 카자흐스탄 경제의 현재 추이를 감안하면 상기 공약의 완수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토카예프 행정부가 발표한 여러 경제개혁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제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구상의 실제 성과는 현재의 경제적 조건과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토카예프 대통령이 목표시점으로 설정한 2029년은 2022년 9월 17일에 개정된 헌법에 따라 7년 단임 대통령직 임기를 수행하는 그가 권력을 내려놓아야 하는 시점과도 일치한다.5) 이에 일각에서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의 선례를 따라 경제통계치를 조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특정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 규정이 빈번히 개정되었던 카자흐스탄의 역사를 감안하면6) 토카예프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집권 연장을 기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신규 원전 건설
전력, 난방, 상수도 요금에 대한 국가 통제를 줄인다는 토카예프 대통령의 개혁안은 대대적 이슈로 비화함과 동시에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카자흐스탄 정부는 본 개혁안의 취지에 따라 국내 전력발전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신규 원전 건설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인데, 총 100억~150억 달러(한화 약 13조~20조 원)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신규 원전 건설안은 아직 본격적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7) 카자흐스탄 정부는 현재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러시아 로스아톰(Rosatom)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데, 양측의 협상 대상 중 하나는 카자흐스탄의 교육기관과 로스아톰 기술아카데미가 서로 연계해 원전 건설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하도록 하는 방안이다.8)

하지만 현재 원전 건설안에 대한 카자흐스탄 대중의 여론은 냉담한 편으로, 특히 건설 과정에서의 부패와 계획 변경으로 신규 원전의 질과 안전성이 떨어질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주로 제기된다. 다만 향후 시장 자유화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전망이 원전사업에 대한 여론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데, 발전소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전력을 염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대중의 불안을 무마하고 신규 사업이 가져다주는 혜택에 대한 주목도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경제개혁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의문
경제개혁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될지, 그리고 국가경제에 어떠한 실질적 영향을 가져올지는 어느 사회에서나 큰 중요성을 지니는 주제일 것이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경제발전 프로그램 개선과 정부 실적 향상을 취지로 일련의 경제정책 개혁을 주창했으나, 그가 내놓는 성명문과 연설에서는 구체적 방안에 대한 언급보다는 상징적 선언을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가 국내정치적 개혁에 초점을 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경제분야를 집중적으로 언급하는 연설을 내놓고 있는 점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중점과제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연설 내용에 포함된 조치들은 그다지 획기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경제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의 특정 접근법으로 방향성을 전환하는 성격을 지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2년 1월의 대규모 소요사태나 동년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사건을 주요 계기로 대대적 경제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카예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내놓은 공약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안한 조치들이 과연 얼마나 큰 실질적 변화를 몰고올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물론 대통령이 내놓는 공약이 향후 정책에 대한 단순한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국민과의 소통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도 기능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공식 입장과 개혁의 실제 성과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토카예프 행정부 내부의 부패와 무능이 실질적 경제개혁의 주요 장애물이라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이들은 부패 척결과 정부 기능 개선을 위한 효과적 조치를 동반하지 않는 개혁안은 국가와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단순한 선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카자흐스탄의 부패 및 비효율성 문제는 경제정책을 일신하고 국가경제를 성장가도에 다시 올려놓겠다는 목표 아래 토카예프 대통령이 내놓은 여러 조치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의문을 초래하고 있으며, 현재 추진되는 경제개혁안이 과연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기대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논란이 되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전략적 접근법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엘리트층의 지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각종 개혁안은 대기업 집단과 국민 전반의 상충적 이해관계라는 요소 때문에 여러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특정 분야가 대대적으로 변화하게 되면 양 집단이 서로 다른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반 시민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경제개혁이 일부 엘리트 집단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카자흐스탄 사회의 개별 집단이 정부의 조치를 놓고 대립하거나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위험성을 내재한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나자르바예프처럼 엘리트층의 지지를 핵심요건으로 하는 전략 추진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한편으로 일반 시민층에게 개혁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조치로부터 영향을 받는 다양한 집단의 이익을 안배하고자 하며, 이 접근법은 정부가 개별 집단 사이의 대립 위험성을 통제하고 국정 안정화와 국내 지지 확보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임기 말까지 정권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토카예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국가 내부적 균형을 붕괴시킬 수 있는 극단적 정책을 피하는 지금의 전략적 접근법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사회적 지지를 유지하는 수단이 되어준다. 이는 전임자인 나자르바예프 전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접근법과도 유사하며, 여기서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정치가 정권교체 이후로도 어느 정도의 연속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다.

‘정의롭고 공정한 카자흐스탄’ 캠페인 
2022년 9월 토카예프 대통령은 ‘정의롭고 공정한 카자흐스탄(Just and Fair Kazakkstan)’ 캠페인 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캠페인은 국가 권력을 분산하고 법치주의를 강화하며,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국가의 역사 및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국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립함으로써 국민의 시위 정서를 완화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여 개혁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나 국민 정서의 개선이 사회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매우 효과적인 도구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캠페인이 사회 경제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으로 분산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및 향후 전망 
극단적 변화에서 기인하는 사회·경제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토카예프 행정부의 의중을 감안하면, 앞으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시행에 옮길 경제개혁책은 사회적 충격을 유발하지 않는 점진적이고 제한적 조치를 선호하는 온건성을 지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 주요 세부목표별 전망을 살펴보자면 우선 2029년까지 GDP를 2배로 늘리겠다는 토카예프 대통령의 공약은 역내 지정학적 변동, 부패, 경제 내부적 도전요소, 개혁 시행과정상의 난항 등으로 실현이 어려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원전 건설사업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 대한 꾸준한 설득이 이루어지고 해당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의사가 어느 정도 잠잠해진 시점에 러시아 기업인 로스아톰이 담당하는 발전소 건설작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토카예프 대통령 개인적 차원에서는 그가 자신의 정책을 지지하는 측근들을 위주로 국가 지도부를 구성해 자신의 입지를 안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그가 자신이 신뢰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지도부를 구성하고 정부의 다양한 수준에서 대통령의 권위를 강화하게 되면 자신의 정권을 둘러싼 불안요소들을 제거해 입지를 공고화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 각주
1) VAT Update. (2023, October 30). Kazakhstan to Increase VAT Rates from 12% to 16% as of 2025.
2) Reuters. (2023, June 9). Kazakhstan plans hike in mining tax, VAT: economy minister.
3) Kursiv Media. (2023, November 14). Budget deficit could hit record levels.
4) Kursiv Media. (2023, September 1). Message from the President.
5) Kursiv Media. (2022, September 2). Under what conditions Tokayev can be president until 2029?
6) Press.kz. (2023.). What was amended in the Constitution of Kazakhstan by Nazarbayev and Tokayev?
7) Kursiv Media. (2023, October 4). The head of the subsidiary Samruk-Kazyna announced the cost of electricity from the first nuclear power plant in Kazakhstan.
8) Atomic Energy. (2023, October 30). Universities of Kazakhstan, the Rosatom Technical Academy and the JET Research and Development Center discussed the prospects for scientific and technical co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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