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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르헨티나, 중간 선거 여당 패배…레임덕 위기 거론

아르헨티나 EMERiCs - - 2021/11/27

☐ 아르헨티나 여당, 중간 선거 패배

◦ 40여 년 만에 다수당 지위 상실
- 아르헨티나 현지 시각으로 2021년 11월 14일 일요일,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었다. 이번 투표는 총 72명의 상원의원 중 24명, 정원 257명의 하원의원 가운데서는 127명을 뽑는 중간 선거로, 지난 2019년 12월에 취임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 대통령 정부의 그간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시험대의 성격이 짙었다.
- 개표 결과, 여당인 ‘모두의 전선(Frente de Todos)’ 당은 전체 유효표의 34%를 얻는 데 그치면서 42%의 득표율을 기록한 야권 연합 ‘함께하는 변화(Juntos por el Cambio)’ 당에 패배했다.
- 이번 선거로 인해 ‘모두의 전선’ 당은 상원 의석이 기존 41석에서 35석으로 줄어들었다. 중간 선거 이전, 이미 하원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의석을 점유하고 있었던 여당은 결국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 ‘모두의 전선’ 당은 과거 후안 페론(Juan Domingo Peron) 대통령이 내세운 페로니즘(Peronism)을 전면에 내건 당으로, 아르헨티나에서 페로니즘을 내세운 당 혹은 정치 연합은 후안 페론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오랫동안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온 바 있다.
-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모두의 전선’ 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지 못하게 되면서,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페로니즘 계열 당이 상·하원에서 동시에 다수당 지위 획득에 실패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 전조 증상 이전부터 보여...대통령 레임덕 가능성도 제기
- 여당의 중간 선거 참패는 약 2개월 전부터 예견되었던 상황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1년 9월 12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를 비롯한 다수 선거구에서 총선 예비 선거(primary election)을 실시했다.
- 당시 예비 선거 결과, 여당은 야권 연합 ‘함께하는 변화’에 전국 득표율에서 크게 뒤지는 참패를 당했다. 더욱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한 대도시는 물론, 시골 지역에서도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등 선거구 유형을 가리지 않고 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충격적인 중간 선거 결과를 두고 정부와 여당이 아르헨티나 국민의 민심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와 ‘모두의 전선’ 당은 2개월 동안의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떠나간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 한편, 향후 알베트로 페르난데스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과반을 잃었기에 정부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중간 선거로 말미암아 알베트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방역 실패가 정부 지지율 하락에 한몫...근본적인 원인은 경제

◦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 거듭 언급
- 코로나19 팬데믹 방역 실패는 2개월 전 예비 선거 당시에도 패배 원인으로 계속 거론되던 주제였다.
- 인구 4,500만 명의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전체 인구의 약 12%에 달하는 531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전 세계 국가 중 10번째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나라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1만 6,000명으로, 사망자 10만 명을 넘은 15개국 가운데 하나이다.
-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러한 난관을 타개할 방안으로 러시아의 협조를 구해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스푸트니크 V(Sputnik V)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바이러스를 진정시키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국민은 정부의 방역 실패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다.

◦ 오랜 기간 누적된 경제 문제
- 방역 실패가 아르헨티나 국민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새로운 문제라면, 경제 문제는 장기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한 근본 원인이다. 아르헨티나는 계속된 경제 침체로 지난 2018년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여 2021년부터 원리금을 갚아야 했지만, 상환 능력이 없기에 IMF에 구제 금융 상환 시기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 인플레이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1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3.5%의 월간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2021년 1~10월 누적 인플레이션은 무려 52.1%에 달해 아르헨티나 페소는 화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 가치 저장 수단의 기능을 사실상 잃어버린 상태이다. 
-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 국민은 자국 통화인 페소보다 미국 달러를 더 신뢰하고 있다. 심지어는 정부의 외환 통제로 미국 달러를 구하기 힘든 지역에서는 인접한 국가의 화폐를 실질적인 법정 화폐로 사용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라과이 접경 지역인 아르헨티나 동북부 미시오네스(Misinoes)에서는 파라과이 화폐 괴라니(Guaranis)가 미국 달러의 역할을 대신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 각종 포퓰리즘 정책도 백약이 무효...해결의 실마리 찾기 어려워
- 지난 2021년 9월 예비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포퓰리즘적 정책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었다. 이는 정부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모두의 전선’ 당이 표방하는 페로니즘은 기본적으로 포퓰리즘의 원조로 거론되는 정치 이념이기에 포퓰리즘적 정책 확대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 실제로, 아르헨티나 정부는 예비 선거부터 중간 선거 본 투표 사이 기간 동안 여론을 의식한 정책을 다수 실시했다. 먼저 정부 재정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을 이유로 소득세를 감면했으며,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9월 한 달 동안에만 중앙은행에서 2,500억 아르헨티나 페소(한화 약 2조 9,650억 원)를 추가 차입했다.
- 또한, 물가 관리 대책으로 식료품 가격 상한제를 실시하는 한편, 총선을 목전에 둔 2021년 11월 초에는 의약품 가격 상한제까지 도입하는 등 정부 재정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강행하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중간 선거에 크게 패배했으며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외환 위기는 여전하며,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실업률과 빈곤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민심이 크게 떠난 상황에서, 향후 법안 통과마저 쉽지 않게 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남은 2년 동안의 임기를 순탄하게 마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Guardian, Argentina’s far right and far left make big gains in congressional elections, 2021.11.15.
Aljazeera, Argentina’s Peronists set to lose control of Congress, 2021.11.15.
Nasdaq, ANALYSYS-'Drained of power': Argentina's Peronists face identity crisis after midterm rout, 2021.11.15.
Merco Press, Argentine pharmaceuticals agree to freeze meds prices, 2021.11.09.
Lexology, Price controls in the Argentinean pharmaceutical industry, 2021.11.08.
La Nacion, The guaraní becomes a saving currency in Argentina against the dollar, 2021.10.29.
Buenos Aires Times, Argentina will let foreign tourists bring in dollars at a lucrative rate, 2021.10.29.
Merco Press, Argentina: Paraguayan guaraní becomes hard currency in the absence of US dollar bills, 2021.10.29.
Reuters, Argentina’s Peso Weakens Past Key Threshold in Parallel Market, 2021.10.22.
Merco Press, Unofficial exchange rate shows Argentina's de facto devaluation, 2021.10.22.
Buenos Aires Times, Argentina's peso weakens past key level in parallel market, 2021.10.22.
Regina Reader Post, Argentina freezes goods prices after talks break down, 2021.10.19.
Yahoo! News, Argentina freezes goods prices after talks break down, 2021.10.20.
Market Research Telecast, Argentina Elections: Alberto Fernández calls on Peronism to work together for the 2023 presidential elections | International, 2021.11.18.
Merco Press, Macrists win most districts in Argentina's primary elections, 2021.09.13.
Aljazeera, Argentina primary results spell trouble for ruling party, 2021.09.13.
Bloomberg, Argentina’s Ruling Coalition Dealt Big Blow in Primary Vote, 2021.09.13.
World Socialist Web, Peronist government hammered in Argentine midterm elections amid record poverty, 2021.11.16.
The Economist, Will electoral defeat favour moderation in Argentina?,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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