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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멕시코 교육 개혁 반대 시위의 분석과 전망

멕시코 최명호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2016/08/04

현재 멕시코에서는 정부가 교사의 필수 시험을 요구하는 교육 개혁 법안을 채택하자 이에 교사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이 봉쇄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의 최명호 교수에게 멕시코 교육 개혁 반대 시위의 분석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시위의 원인이 된 멕시코 정부의 교육 개혁의 목표와 내용은 무엇인가?


2012년 12월 1일 대통령으로 취임한 엔리께 뻬냐 니에또는 바로 다음 날인 12월 2일에 차뿔떼뻭 성에서 각 당 대표와 함께 ‘ 멕시코를 위한 협약’(Pacto por México)에 서명하였다. 이는 더 강한 멕시코를 만들기 위한 개혁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육개혁’이었다. 교직의 세습 혹은 양도를 전면 금지하고 공개시험을 통해 교사를 선발하겠다는 것, 교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 그리고 전국적으로 정확한 교사와 학생 수를 조사할 수 있는 통계기관과 신규임용 및 직무평가시험을 관장할 교육전문 평가기관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교원평가제로, 학생은 3년에 한 번씩 일제고사를 쳐야 하고, 이 성적에 따라 교원이 평가된다. 시험결과에 따라 교사는 감봉되거나 해고까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사의 정년이 폐지되고 3년 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


Q2. 이러한 교육 개혁에 교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교원평가제의 문제가 제일 크다. 학생들의 성적에 따라 교사가 평가되고 위계화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교육 개혁안은 지나치게 성적 위주의 경쟁 체제로 전환하려 하고 있고 이는 결국 교사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안고 있다. 게다가 교육부문은 한 사회의 근간이 되므로 멕시코의 사회·정치적인 구조개혁과 맞물려 진행되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교사들을 3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문제와, 학생들의 시험성적에 따라 교사를 평가한다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이다. 물론 멕시코 교직원들의 철밥통 문제로 인해 국민들이 정부의 교육개혁에 동의한 부분이 있으나, 이러한 경쟁위주의 체제 전환은 포스트 신자유주의가 언급되는 2016년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또한 교육예산 삭감으로 아이들의 학교 전기세와 수도세를 학부모들이 직접 내게 되었다. 빈곤층/빈곤 지역의 반발이 없을 수가 없었다.


Q3. 현재 반대 시위 현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멕시코 교육개혁 반대 시위는 일단 2013년 회원 160만 명의 멕시코 전국교원노조(SNTE: Sindicato Nacional de Trabajadores de Educación)의 주도로 이루어졌으나, 이후 23년 동안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시위의 주도권은 회원 30만 명의 전국교육공무원협회(CNTE: Coordinadora Nacional de Trabajadores de la Educación)로 넘어갔다. 전국교육공무원협회는 멕시코 남부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게레로, 와하까, 뿌에블라, 차아빠스 등이 중심지역이다. 이 지역은 멕시코 진보세력(MORENA, PRD 등)의 중심지이며 43명의 학생이 학살된 이괄라 지역도 여기(게레로 주)에 속한다. 43명의 학생이 교육 대상이었기 때문에 시위의 양상은 어느 한 것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층위의 요인들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반정부 정서가 교육 개혁을 빌미로 터져 나왔다 봐야 할 것이다. CNTE 조합원들은 2013년 8월부터 19일부터 10만여 명이 멕시코시티에 텐트를 치고 농성과 시위를 일으켰고, 지역에서는 시민 시위대가 현재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고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6월 20일 벌어진 시위에서는 8명의 사망자와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Q4. 최근 발생한 시위는 이전과는 다르게 폭력양상이 심해지고 사상자도 발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현 정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최고조에 이른 탓도 있지만 사실 현실은 좀 복잡하다. 43명의 학생이 학살된 것만이 아니라 2015년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야권 후보들이 지역 마피아에게 암살당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원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멕시코 남부만이 아니라 지역적 배려 없이 중앙집권식으로 이루어진 개혁에 대한 반감이 더해졌고, 미국의 경우처럼 총기 사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시위대가 시간 도로망, 역과 공항 등을 점거하고 이를 정상화 시키는 과정에서 진압대와의 마찰, 총기류의 사용,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 SNS를 통해 진압경찰 무대의 폭력 등이 공유되면서 서로의 적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간 도로망을 점거하는 시위 방식 때문에 각 주의 경계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경우에 주립경찰이 주 경계를 봉쇄하고 다른 진압대가 압박하는 경우도 벌어지는데 이런 상황들이 모두 동영상으로 공유되면서 감정적 반감을 더욱 커지고 있어 시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Q5. 교사 시위에 대한 현지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실제 시민들의 반응도 약간 복잡하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실제로는 반정권과 친정권으로 여론이 구분되는 형국이나, 거칠게 구분하면 50% 이상의 국민들이 현 정권에 비판적이라 할 수 있다. 2016년 6월 5일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제도혁명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따마울리빠스 주와 베라꾸르쓰 주, 두랑고와 낀따로 주의 주지사로 국민행동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었고, 3개의 주에서는 좌파성향의 민주혁명당과 연대하기도 했다. 12개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여당은 5곳에서 야권은 7곳에서 승리했다. 선거 이전 12주 중 9곳이 여당 출신 주지사였다. 반정권 정서가 넓게 퍼진 것은 사실이나 시위에 대한 반응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약간 다른 것 같다. 국민행동당 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내전 상황에 준하는 폭력 시위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고, 민주혁명당 지지자들은 직간접적으로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기존 미디어에는 시위대의 폭력성이, SNS 등 대안 미디어에서는 진압대의 폭력성이 노출되고 있다.


Q6. 이번 시위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였나?


주 경찰들이 매뉴얼에 따라 시위를 관리했는지는 현시점에서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동영상을 보면 양쪽 모두 폭력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노칫스뜰란 시 인근 도로가 바리케이드로 봉쇄된 상황에서 바리케이드와 기타 도로 교통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해 경찰이 투입된 상황에서 약 2,000여 명의 시위대가 공격했고, 이후 두 집단 사이에 폭력 충돌이 있었다. 이 충돌은 적어도 우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따라서 정부 혹은 경찰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는 더 조사가 필요해 보이나 폭력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비/대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2014년 학살된 43명의 학생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고 있지 않은 상황과, 지역 선거에서 마피아를 비판한 후보가 암살되었던 2015년 그리고 2016년 와하까의 무력충돌은 모두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찰을 습격한 약 2,000여 명이 과연 시위대인가라는 문제, 적어도 CNTE 조합원들인가라는 문제, 만일 CNTE 조합원이라면 이들에게 교육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 만일 경찰을 습격한 것이 시위대가 아니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Q7.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같은 맥락으로 이 부분은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지켜본 CNTE 조합원들의 시위는 평화로운 행진과 정부 개혁안에 대한 비판을 하는 정도였다. 물론 한 개인이 지켜본 것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교육 개혁안을 밀어붙였다는 점은 교육 개혁의 필요성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Q8. 멕시코 정부와 교사가 양자 간 원활한 협상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부와 전국교육공무원협회의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유혈충돌로 인해 정부와 전국교육공무원협회와의 적개심은 최고조로 올라갔다. 게다가 멕시코 남부는 원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고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지역이다. 여러 교육 인프라가 균질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경쟁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차별적 정책이다. 또한 각 종족별 정체성/문화 등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문화의 다양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구조에서 경쟁을 통해 단일 정체성, 단일 문화를 추구하게 된다면 교육 자체에 차별적 요소를 담을 수도 있다. 지역 특수성을 배려하는 수정안이 나오지 않는 한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다.


Q9. 정부-교원 노조 간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마찬가지로 협상은 어려울 것이다. 또한 교육 개혁안도 현 정권 임기 내 실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대안 미디어에서 현 사건을 정부의 자작극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대화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전국교육공무원협회 회장인 루벤 누녜스(Rubén Nuñez)가 체포되었고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몇몇 간부들이 더 체포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이해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협상은 어려울 것이며 시위도 잣아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Q10. 멕시코 교육체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멕시코는 국가 전체 예산의 21%, 국내 총생산의 6.1%가 교육에 투자된다. 이는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교육의 결과는 형편없다. 600만 명의 문맹자가 여전히 존재하고, 이들 중 44%는 15세에서 39세에 해당하는 연령대다. 최근 20년 사이 중졸 수준의 교육을 마치지 못한 자가 2,970만 명에서 3,340만 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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