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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몽골 목축업의 전망과 과제

몽골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5/09/15

2012년 이후 몽골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무역수지에서 불황 형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GDP, 인플레율, 재정수지, 실업률, 환율, 외환보유고, FDI 등 필자가 확인해 본 거의 모든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1). 일례로 2011년 정점(17.3%)을 찍은 GDP 성장률은 금년(1-6월 현재)에 3.0%로 추락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몽골경제의 지주 역할을 해온 구리, 석탄 등 광물 가격의 하락이다. GDP와 수출의 절대 부분을 광물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가 원자재가격 폭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특히 몽골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멈추면서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상당 부분 예견되었던 위기라는 점이다. 그동안 몽골학자들뿐 아니라 외국의 몽골 연구자들도 지금과 같은 자원개발 위주의 국가발전전략을 수정하고 산업의 다각화 등 경제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것을 충고했다. 이러한 충고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이 목축업과 축산가공 부문에 대한 투자증대다. 아래의 표에서 보듯 2014년 말 현재 몽골의 가축 수는 5,197만 400마리다. 몽골 인구가 작년 말 300만을 넘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17마리씩의 가축을 소유한 셈이다.

 

 

목축업 분야에서는 고기 외에, 매년 평균 양모 2만 7,500톤, 캐시미어(염소 털) 6,500톤, 소와 말 털 1,300톤, 낙타 털 1,700톤과 아울러 4억 리터 정도의 젖이 생산된다. 이 중에서 양모와 캐시미어 등 모피가 주로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을 뿐 나머지 축산물은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된다. 물론 최근 러시아와 중국으로 고기가 수출되기 시작하고 캐시미어 스웨터가 기타 국가들로 수출되고 있지만, 수량은 대단히 미미하다. 역사상 최대치로 예상되는 금년의 육류수출 예상량은 64,400톤 정도에 불과하고, 유제품 수출은 거의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이는 역으로 향후 축산물과 축산물 가공부문이 발전의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많은 전문가가 축산업을 관광부문과 더불어 미래의 경제성장 동력의 하나로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축업은 몽골의 블루 오션
우선 몽골의 남북에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거대한 육류 소비시장이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9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 시 두 정상은 모두 몽골로부터 육류를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몽ㆍ중과 몽ㆍ러 사이에는 도축장 시설개량, 수의학 분야의 협력 등 앞으로 본격화될 육류의 수출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작년 하반기 이후 완만하지만, 양국으로의 육류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으로는 말고기와 각종 훈제 고기 외에 양고기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축시설과 가축의 질병 문제로 지체되고는 있지만, 러시아가 중국보다 몽골로부터의 육류수입에 더 적극적인 것은 향후 몽골축산업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현재 거의 원료 상태로 수출되고 있는 양모와 캐시미어를 활용한 축산물 가공과 이제 막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는 유가공 분야는 몽골의 미래를 밝혀줄 블루 오션 중의 블루 오션이다. 이 분야가 몽골 국내외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몽골에 어울리는 미래의 산업인데, 최근 자원개발 위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축산업과 축산물 가공에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에 체결된 일본과의 경제동반자 협정 또한 축산물 가공 부문에 대한 기대를 더 해주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몽골의 목축은 유목목축이다. 유목목축은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행해지는 정착목축에 비하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1/10에도 못 미친다. 한 곳의 풀이 다 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유목목축인데 지난 수천 년 동안 몽골초원의 유목민들은 이처럼 거처를 바꾸면서 목초지를 보호해 왔다. 이런 점에서 유목목축은 생태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지속 가능한 생업으로서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생태계 보호가 전제된 유목목축은 몽골의 또 하나의 블루 오션인 생태관광을 가능하게 해준다. 1990년대 개방 초기부터 외국의 몽골 연구자들은 몽골의 미래 발전전략으로서 관광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권유해 왔다. 몽골초원은 그 자체가 1급 관광자원인데 이는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원래대로 유지될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유목목축이다.  그만큼 목축업의 미래가 밝다는 뜻이다.

 

축업 발전의 장애물
그렇다고 몽골목축업의 미래가 마냥 희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상기한 긍정적인 측면 외에도 목축업 발전을 저해하는 몇 가지 위험요소도 아울러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가축 수의 증가다. 위의 표에서 보듯 2000년~2014년의 14년 동안에 가축이 무려 2,100여만 마리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2년 후에는 가축이 7,000만 마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가축 수 증가는 양날의 칼과 같다. 한편으로 부의 원천이 많아지는 것으로 치하할 만한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목초지 부족을 불러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유목목축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가 있다. 유목민들이 4계절 거처를 옮기는 것은 목초지를 교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데, 가축 수가 늘어나면 이것이 불가능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또 하나의 문제는 염소의 가파른 증가추세다. 우리가 캐시미어라고 하는 것은 양털이 아니고 실은 염소의 털을 말한다. 이는 당연히 양모보다 비싸다. 따라서 1990년대 초기 몽골이 시장경제체제를 받아들이면서 유목민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염소 두수의 증대에 사활을 걸었고, 그 결과가 지금은 양과 염소의 두수가 엇비슷하게 되었다. 문제는 염소 두수의 증가가 초원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과 달리 염소는 풀뿌리까지 뜯어 먹기 때문에 염소가 많아지면 목초지가 쉽게 황폐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몽골 유목민들은 전통적으로 양과 염소의 비율을 7: 3 혹은 6:4 정도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수량조절 체계가 무너지고 목초지 보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가축의 질병 문제도 몽골목축업 발전을 저해하는 어두운 그림자다. 청정지역이라는 우리의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몽골에서도 구제역과 탄저병 등 여러 가지 가축질병이 발생한다. 거의 매년 가축의 돌림병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몽골산 육류수입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확고한 약속과 그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양국 대표단의 여러 차례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위생과 질병 문제 때문이다. 사실 질병 문제는 육류수출에만 국한되지 않고, 육가공 제품 및 유제품 생산과 수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국제수준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이제 막 시작된 중국과 러시아로의 육류 및 육가공품의 수출은 물론이고, 향후 몽골축산업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로 작용할 수도 있다.
캐시미어와 양모 및 젖 등 원재료를 활용한 의류 및 유제품 생산과 수출도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원료를 가공하여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선진기술과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의 관심은 여전히 광산 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외자 유치 또한 아직 이 분야에 방점이 찍혀 있다.
따라서 앞으로 몽골과의 목축분야 협력이나 공공개발원조(ODA) 등 제반 사업을 수행할 경우 상기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몽골축산업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할 만한 육류와 육가공 제품의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질병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므로 일차적으로 수의 분야와 방역 및 위생시설 구축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 논의 중인 러ㆍ중으로의 육류수출은 장밋빛 희망에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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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년 1월-8월의 무역수지 흑자는 역사상 최고치인 7억 480만 달러다. http://www.nso.mn/stat_main, 몽골 국가통계청(검색일 2015. 9. 11).
2)
http://www.mofa.gov.mn/new/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364&Itemid=201, 몽골 식량농목축업부(검색일 2015. 9. 10).

 


[참고자료]

 

http://olloo.mn/n/19662.html, Малаа эрүүлжүүлж эдийн засгийн эргэлтэд оруулъя(검색일, 2015. 9. 10)
http://news.gogo.mn/r/160808, 2015 оны эхний хагас жилд 25.7 мянган тонн мах экспортод гаргана(검색일, 2015. 9. 10)
http://www.montsame.mn/index.php?option=com_k2&view=item&id=58474:2015-04-23-09-29-44&Itemid=650, Мах, махан бүтээгдэхүүний чиглэлээр хамтран ажиллах гэрээнд гарын үсэг зурав(검색일, 2015. 9. 10)
http://www.mofa.gov.mn/new/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364&Itemid=201, 몽골 식량농목축업부(검색일 201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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