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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여론조사에 나타난 최근 몽골 민심의 동향

몽골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5/05/02

지난 4월 17일 몽골의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상트 마랄 재단(Sant Maral San)은 최근 몽골의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1) 1994년 9월에 설립된 상트 마랄 재단은 1995년부터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와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비영리 재단이다. 본 재단은 1996-2013년 사이에 실시된 총선과 대선 관련 여론동향을 정확하게 예측 진단하는 등 여론조사 기관으로서 신뢰를 쌓아왔다.

이번 조사는 수도 울란바타르와 헨티아이막, 투브아이막, 오브스아이막, 우부르항가이아이막, 아르항가이아이막, 돈드고비아이막 등 지방 6개 아이막(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단위)에 거주하는 1,200명을 대상으로 16일(2015.3.27-4.12) 동안 실시 되었다. 총 57개 항목에 달하는 방대한 조사결과는 몽골의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와 관련해 가장 최근의 여론동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로서 여러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이하 이들 자료에 근거하여 최근 정치 및 정치인에 대한 몽골의 민심 동향을 살펴본다.

내일 총선을 실시하면 인민당 승리

금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2016년 6월에 치러질 총선과 각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다. 아래 표에서 보듯 첫 번째 항목인 “만약 내일 선거가 실시되면 귀하는 투표를 하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비교적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잦은 내각교체 및 정치인들의 수뢰사건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몽골국민들은 여전히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작년에 본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2) 에서 똑같은 질문에 대하여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83.1%(지방 85.7%, 울란바타르 79.4%)로 높게 나타난 점에 비춰보면 1년 사이에 정치에 대한 불신이 다소 증가했음도 아울러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항목인 “만약 내일 총선이 실시되면 귀하는 어떤 당에 투표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래 표에서 보듯 원내 제2당인 인민당이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총선이 1년 이상 남았고 무응답(13.4%)과 모름(31.1%)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똑같은 질문에 대한 2014년도의 조사(민주당 31.3%, 인민당 17.3%)와 비교해 보면, 인민당 지지율은 4.3% 올라간 데 반하여 민주당 지지율은 무려 15%나 떨어졌다. 1년 사이에 두 정당에 대한 지지율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22일 고비숨베르아이막의 4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지방의회 보궐선거에서 인민당이 전승함으로써3) 이번 조사결과가 현재의 여론을 그런대로 올바로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지지율 4-5위로 밀려난 대통령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과 함께 민주당 출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동시에 추락했다. 아래 표에서 보듯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지지도는 4위(울란바타르) 또는 5위(지방)로서 작년의 똑같은 조사에서 울란바타르(30.8%)와 지방(30.5%)을 막론하고 모두 1위였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논평가들은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한 이유를 세금포탈로 실형을 선고받은 Justin Kapla(미국 국적) 전 South Gobi Sands사 대표와 두 명의 직원(필리핀 국적)에 대한 사면 및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가초르트(Gatsuurt) 금광개발4) 에 대한 입장 선회를 들고 있다.
                                                                 

통합 1위인 간바타르는 무소속 의원으로 현재 몽골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오요톨고이(Oyutolgoi) 금광과 은광, 타왕톨고이(Tavantolgoi) 석탄광, 가초르트 금광개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등 정부정책에 가장 비판적인 정치인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높은 대중적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평가들은 그를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로 비판하고 있다. 그의 정부 비판은 문제점을 올바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당하지만, 광산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의 추진을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정의연대(인민혁명당 + 민족민주당) 소속인 오양가 의원은 정치인들의 수뢰와 부정축재 및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기개가 넘치는 정치인이다. 간바타르와 똑같이 일부 비평가들로부터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비판받지만, 위의 표가 말해주듯 대중들의 지지도는 매우 높다.

통합 2위인 엥흐바야르에 대한 평가 역시 향후 몽골의 정치동향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하다. 그는 몽골 제3대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부패혐의로 체포되어 수형생활을 하다 사면을 받고 몇 해 전부터 신병 치료차 한국에 머물고 있다. 그는 또한 인민혁명당 총재로서 한국에 있으면서도 현실정치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그 때문에 그의 귀국은 항상 정치적 풍파를 몰고 왔다. 그는 작년 10월 귀국하여 알탄호약(N. Altankhuyag) 전 총리와 함께 인민혁명당과 민주당이 향후 20년 동안 협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민주당 내 반발을 불러와 지난해 그의 해임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금년 새해 고국 방문 시에는 부패방지청의 출두요구를 받고 급히 몽골을 떠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 모두는 그의 정치복귀를 막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그는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유력한 정치인이다.

3위(울란바타르)의 바트톨가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자 당내 ‘민주연합파'의 계파 수장이다. 그는 뚜렷한 반중-친러 성향을 갖고 있으며, 몽골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트-울 또한 민주당 소속으로 현 울란바타르 시장이며 촉망받는 정치인이다. 다와수렝은 무소속 의원으로 간바타르와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이다. 바트-에르덴은 인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2013년 대선에서 엘벡도르지 현 대통령과 맞섰던 정치인이다. 냠도르지는 인민당 소속으로 국회의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노련한 정치인이고, 후렐바타르 역시 인민당 소속으로 에너지장관을 지낸 정치인이다. 엥흐볼드도 인민당 소속으로 울란바타르 시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민당 총재이자 국회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엥흐바야르와 더불어 대표적인 친한국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 지도자다. 10위(울란바타르)의 아마르자르갈은 총리를 지낸 민주당 의원이다.

위의  Top 10중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자브흘랑이다. 그의 직업은 전통노래를 부르는 가수이지만, 이번 조사에서 특이하게도 유력 정치인 대열에 끼었다. 아마도 환경, 민족문제, 문화유산 보존운동에 열심인 그의 활동 때문에 정치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금년 초 환경과 문화유산 보호 명목으로 가초르트 금광개발 반대운동을 주도했다는 점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 같다. 이는 곧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몽골의 국민 여론이 마구잡이 광산개발에는 반대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런 만큼 대형광산 개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준다.

Top 10에 끼지 못한 총리와 국회의장
 
앞의 표에서 보듯 사이항빌렉(Ch. Saikhanbileg) 총리는 지방과 울란바타르 어디에서도 지지도 10위에 들지 못했다. 현재 민주당 총재이자 국회의장인 엥흐볼드(Z. Enkhbold)와 직전 총리인 알탄호약 역시 주요 정치인 대열에 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세 명의 거물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현직 총리의 지지도가 이른바 정치인 Top 10에 들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5)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이 1차적인 이유일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8.9%임에 반하여 부정적 평가는 무려 51.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 하락이 민주당 출신 총리의 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총리 개인의 정치적 능력도 그의 지지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이항빌렉 총리는 취임한 지 6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오요톨고이와 타왕톨고이로 대표되는 광산개발 문제와 각종 정치현안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총리가 된 이후 “결단의 정부”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과감한 정책을 펴지도 못하고 현안을 놓고 의회와 정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따라서 그의 지지도가 낮은 것은 국민들이 그의 능력에 대하여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그가 추락을 거듭하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획기적인 정책을 펴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엥흐볼드 국회의장과 알탄호약 전 총리의 낮은 지지도 역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함께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치인은 각각 ‘송골매 파’(엥흐볼드)와 “북국성 파”(알탄호약)라는 민주당 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보듯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회의장이자 민주당 총재인 엥흐볼드는 독단적인 당 운영과 최근 몽골을 먹여 살릴 “제2의 젖소”라 일컬어지는 타왕톨고이 개발문제와 관련하여 사사건건 총리와 대립하는 등 정국수습이 아니라 혼란의 중심인물로서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출신 총리와 국회의장의 대립은 그렇지 않아도 혼란한 몽골 정국을 더욱 혼란으로 몰아넣고 경제회복의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논평가들은 2016년 선거는 인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인민당에 미리 축하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6) 아무튼 현재의 상황에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2016년 총선은 인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민주당의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작년 11월 알탄호약 총리의 해임도 당내 계파 갈등에서 비롯되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총리와 국회의장의 대립도 개인적인 정치적 야망과 함께 계파 갈등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1) http://www.santmaral.mn/sites/default/files/SMPBM15.Apr_.pdf(검색일, 2015. 4. 28).
2)
http://www.santmaral.mn/sites/default/files/SMPBM14.Apr_.pdf(검색일, 2015. 4. 28).  작년 조사는 울란바타르와 바양홍고르아이막, 볼강아이막, 셀렝게아이막, 우믄고비아이막, 수흐바타르아이막에 거주하는 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4월 5-21사이에 실시되었다.
3)
https://www.dorgio.mn/news/politics/party/25201, Говьсүмбэр аймагт МАН үнэмлэхүй ялалт байгууллаа(검색일, 2015. 5. 2).
4)
셀렝게 아이막(Selenge aimag) 만달 솜(Mandal sum)에 있는 금광(50만 톤 이상)이다. 지난 해 말 전략광산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추진되었지만, 노용 올(Noyon Uul)의 흉노시대 유적과 생태계 파괴 문제가 제기되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유적지 훼손을 들어 개발에 부정적이었지만 특별한 설명 없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5)
참고로 작년 조사에서 당시 알탄호약 총리는 4위(울란바타르)와 6위(지방)의 지지율을 보였다.
6) http://politics.news.mn/content/211107.shtml, МАН-д баяр хүргэе(검색일 201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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