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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러시아 극동지역 경제상황과 투자현황

최선호 LG전자 블라디보스톡 지사 지사장 2013/08/17

푸틴 3기 정부는 집권이후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극동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정부투자의 확대와 인프라 개발,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동 지역의 경제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 극동지역의 경제상황은 대체로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기업이 체감하는 극동지역의 경제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본 인터뷰는 2013년 8월중 질문자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현지 방문을 통해 이루어 졌다.

Q: 현재 극동지역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부의 투자확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는가?

A: APEC 정상회담 이전에 도로, 교량, 항만 등 인프라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지역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정부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발표된 프로젝트는 없음. 극동지역은 자본과 기술력 부족 등으로 인해 자립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보다는 중앙정부에 의존적인 성향이 큼. 따라서 정부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외로부터의 투자라도 적극적으로 유치되어야 하나 각종 이권 및 관료주의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임.

Q: 극동지역 거시 경제상황에 대한 현지 러시아인들의 평가는 어떤가?

A: 금년 경기는 전년대비 침체되어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 러시아 전체 경기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APEC을 진행되었던 프로젝트들이 종료되면서 전반적으로 경기는 침체되고 있음. 현지 러시아인들은 러시아 중/서부 지방보다 더욱 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음. 

Q: 최근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게 2018년부터 3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하였고, 블라디보스톡을 통해 러시아 원유를 수출하는 프로젝트에 중국의 시노펙(Sinopec)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였음. 극동지역 개발에 중국기업들의 관심과 투자 상황은?

A: 중국기업의 투자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임. 극동지역은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투자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 블라디보스톡을 비롯해 인근 우수리스크, 나호트카, 파르티잔스크 지역에도 중국인 유입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음.

Q: 극동지역에 다양한 분야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음. 한국기업들의 활동은 어떠한가?

A: 한국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출을 모색하고 있음. 그러나 극동지역의 인구와 시장규모는 러시아 전체 시장의 10%미만으로 매우 작다고 볼 수 있음. 따라서 극동지역의 시장만을 보고 진출하기 보다는 극동을 거점으로 러시아 중/서부 지역을 공략한다는 목표로 진출하는 것이 옳은 방향임. 단순히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이고 정부차원에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진출해서는 곤란함. 시장에 대한 정확한 수요, 리스크, 사업성 분석이 이루어 진 후에 진출하는 것이 옳음. 러시아 정부도 재정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므로 계획된 프로젝트가 예상 대비 지연 및 축소될 가능성이 상존함.

Q: 판매되는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들의 소비성향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극동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어떠한가? 소비가 확대되거나 고급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는지? 

A: 고급제품에 대한 수요가 미약하게나마 늘어나고 있기는 하나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음. 대부분의 수요는 중-하위 수준의 제품에서 일어나고 있음. 임금수준이 모스크바의 70-50%에 불과하나 부동산을 제외한 기본 생필품 물가는 모스크바보다 비싸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할 여력을 가진 소비자가 많지 않음. 물가가 비싼 이유는 물류여건이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임. 또한 시장에서 공급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임. 경쟁이 확대되려면 여러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해야 하나, 시장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적음. 

Q: 최근 러시아에 투자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모스크바나 뻬쩨르부르크 지역에서는 과거보다 상품 통관시 뇌물요구나 급행료 요구 등의 관행이 줄어들고 있다고 알고 있음. 극동지역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함. 또한,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계 기업의 입장에서 러시아 투자환경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러시아 정부의 부패척결 노력으로 과거에 만연하던 통관시 정부관리의 뇌물요구나 급행료 등의 관행이 줄어들고 있음. 사회 전반적으로 최근에 부패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그러나 외국계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직 부패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좀 더 투명한 통관 및 물류시스템이 정착되기를 원함.

Q: 향후 극동지역의 경제상황과 소비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A: 일단 극동지역에서 인구 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함.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낙후된 인프라 개발과 자원개발을 연계한 생산시설 및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하나 영토가 넓어 인프라 개발에 한계가 있음. 또한 인위적인 부양정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더라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함. 특히 최근 러시아 정부의 재정 여건이 국제유가 하락압력과 연금 확대 정책 등으로 인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음.

블라디보스톡의 항만시설을 예를 들면, 시설은 한국의 1980년대 수준으로 매우 낙후되어 있음. 현대화를 위해서는 외부 자금의 투자를 필요로 하나 현재로서는 정부의 의지도 없고, 외부의 투자유치도 난망함. 러시아 정부는 APEC을 위해 수년간 많은 자금을 투자했으나 그 이후의 지역 개발 계획과 투자 유치 계획이 부재함. 투자가 결정된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투자협상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 많은 비용과 절차상의 불합리성으로 인해 수년의 기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음. 이에 따라 소비시장도 향후 수년간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없음. APEC 이후 성장의 모멘텀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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