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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도 대형 소매유통업 개방 가능한가?

인도 이순철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2011/12/05

인도 소매유통업 사실상 개방
인도정부가 지난 28일 갑자기 소매 유통업 시장을 전격적으로 개방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도정부는 소매 유통업시장을 개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백만의 영세 소매업의 붕괴 우려로 지속적으로 개방 시기를 조절해 왔다. 이번 조치는 2006년 인도정부가 단일브랜드에 대하여 처음으로 소매유통업을 개방 한 후 6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조치로, 오랫동안 인도 소매시장에 진입하려는 다국적 유통업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개방은 실질적으로 인도 소매유통업의 실질적인 개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개방에 대한 반대가 높아 소매유통업의 개방은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부정적 효과 최소화한 개방
인도정부가 이번에 개방하는 소매유통업부문은 단일브랜드 100%와 멀티브랜드 51%이다. 멀티브랜드의 경우 인도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소매업 시장이 급속히 몰락할 경우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리고 2011년 인구조사 기준 100만 명 이상의 도시인 대형 및 중형 도시에만 허가된다. 현재 인도에는 약 7,935개의 도시가 있는데, 이번 조치로 53개 도시에 대형유통매장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멀티브랜드 소매유통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1억 달러 이상의 백엔드(Backend)에 투자되어야 한다. 즉 콜드 체인(cold chain), 냉장 및 운송 시설, 포장을 포함한 물류 및 가공시설 등 인프라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는 인도정부가 외국의 선진화 유통기술을 국내 유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
또한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30%는 자본금 100만 달러 이하의 중소산업으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이 조건은 국내의 영세업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국내기업들을 통하여 부가가치 창출 가능한 공급망(supply chain)을 형성하고, 이로부터 관련 분야의 성장, 고용창출, 기술업그레이드, 소득 증대 등의 거대한 파급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인도정부는 왜 갑자기 개방했나?
인도정부는 1997년 소형 유통점(Cash & Cash)점에 한하여 100% 개방하여, 독일계 메트로(Metro) 등이 소매업에 진입하는 등 약 78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투자가 이루어졌다. 2006년에 소매유통업의 단계적 개방의 일환으로 인도정부는 51%까지의 단일브랜드 소유권을 외국인들이 소유할 수 있도록 하여,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 진출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여 2010년까지 약 9억 루피의 외국인투자가 유입되었다. 2006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단일브랜드와 멀티브랜드 개방에 대하여 논의되었지만, 그때마다 야당 등의 반대로 개방하지 못하였다. 특히 인도의 소매업은 수백만 영세업자들이 운영하는 소매업인 키라나(Kirana)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급속한 개방은 영세소매업 키라나의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도정부는 지속적으로 개방의 시기를 저울질 해 왔다. 대형 소매유통업의 개방은 중개업자의 몰락을 의미하는 등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존재도 시장개방에 걸림돌이 되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정부가 대형소매유통업을 개방하려는 이유는 영세한 유통업자들에 의해 공급되는 소매유통업의 구조를 개선하여, 유통업의 선진화를 추구하는데 있다. 인도의 유통업 시장은 4,500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이지만, 정부에 등록하여 세금을 내는 조직화된 유통업체는 6.5%에 불과하다. 즉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들은 영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세업체들의 공급은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 식품들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여 매년 수많은 농산품들을 페기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열악한 물류 시설 및 공급망 때문에 농민은 농민대로 생산된 농산품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해 아주 낮은 가격에 공급하거나 아니면 폐기처분하고 있다. 또한 중개업을 매개로 한 공급망은 농민들로부터 값싸게 구입 후 소매업자들에게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독점적 공급망도 식품 및 야채 등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소매유통업의 시스템은 수많은 영세업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 때문에 인도정부는 유통업을 개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인도경제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우선 매년 8% 이상 성장하던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성장세가 하락하는 추세로 전환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7%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이제는 6%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라는 계속 발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0년 3월 이후 13번의 금리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식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는 2011년 10월 9% 이상 증가하고, 식품가격은 15% 이상 증가하는 등 물가가 꺾일 줄 모르고 상승하면서 인도경제성장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인도정부는 식품부문의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기존의 유통구조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이번에 대형유통업까지 대대적인 개방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로 인도정부는 식품가격의 안정성을 회복하고 관련부문의 성장과 고용창출 등으로 소득을 증대시키는, 즉 경기부양을 시키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로 소매유통업 개방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도정부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유통구조를 개혁하려는 계획을 식품가격 상승 및 경제성장 악화 되는 시기를 이용하여 개방함으로써 국내여론으로부터 개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다분히 담겨 있다.

 

인도는 개방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인도정부는 소매유통업을 개방함으로서 우선 국내 유통업의 개혁으로 인한 비 조직화된 유통업 중심에서 조직화된 유통업 구조를 개선하고, 해외로부터 선진화된 기술과 인프라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현재의 6.5%의 조직화된 유통구조를 소매유통업의 개혁을 통하여 25%까지 조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하여 조세수입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냉장창고 및 냉동수송, 물류시설 등을 포함한 백엔드(Backend) 투자를 통하여 선진화된 소매유통업으로 전환이다. 특히 인도의 소매유통업에서 과일과 채소의 폐기처분되는 정도가 40%이다. 이는 냉동저장 및 수송 시설이 없고 포장 등의 비효율적 유통구조로 인한 것이다. 현재 인도의 소매유통업에서 식품과 채소의 비중은 67%에 달하지만 조직화된 부분은 겨우 2%에 지나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식품가격 인플레이션을 매년 겪어야 하는 것은 물론 농업으로부터 생산한 제품들이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선진화 소매유통업의 도입으로 조직화된 식품공급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싸고 안정되게 공급하고, 농민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인도유통업 개방이 비 조직화 중심에서 25%까지 조직화된다면 농민들에게는 기존보다 20% 소득 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인도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기존의 중개업자를 통한 독점적 식품공급체인이 사라지고 대형업체와 직접 계약을 통하여 식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면, 안정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공급으로 약 6억 5,000만 농민과 관련업의 고용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유통업자와 직거래 등으로 소득과 생산성 증가는 물론 고용창출, 건강개선, 교육 및 환경의 국제적 수준으로 전환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어떤 다국적 기업들이 혜택을 보나?
인도유통업의 개방을 대비하여 이미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세계의 인구의 1/6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최근에 급속한 성장으로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인도 국내소비시장을 겨냥하여 소규모 유통점인 Cash & Cash를 통하여 이미 진입해 있다. 우선 독일계 메트로(Metro)는 2003년에 진입하여 인도에 8개의 판매점을 개설하고 있다. 메트로는 유통업 개방을 대비하여 이미 판매점 개장을 5년 이내 5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 다음으로 월마트로서 Bharti-Walmart을 통하여 2009년에 진입하였으며, 내년에 10~12개, 2년 내에 20개의 판매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 외 카르프나 릴나이언스 등도 상당한 수준의 판매점을 개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유통업자들은 이미 인도에 소매유통업 개방을 대비하여 진출하고 있고, 또한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서 소매업 시장은 세계적인 소매유통업자들에 의해 선점될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유통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극복해야 하나?
인도유통업에 한국은 롯데마트가 대표사무소 형태로 인도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 현지에서 매장을 구입하여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 인도의 소매유통업에 진출하기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우선 극복해야할 과제는 매장 확보이다. 인도의 부동산 가격은 최근에 크게 상승하여 매장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열악한 인프라이다. 현지 생산하는 제품을 매장까지 운송해야 하는데, 인프라가 열악하여 상당한 물류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현지에는 숙련된 노동인력이 부족하다. 인구는 세계적으로 많지만, 현대화된 매장에서 서비스 할 인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현지인 채용에 상당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순조롭게 개방될 것인가?
인도정부는 소매유통업 개방은 절대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빨리 개방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야당이 아니라, 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연대정부내의 갈등이다. 지난 28일에 발표 후 여당은 내부의 일부 정파들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소매업 개방에 대하여 일시적으로 잠정 보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인도는 소매유통업은 개방이 많이 늦어질 것 같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 정부가 연대하고 있는 정당들을 설득하게 되면 큰 문제없이 소매유통업의 개방은 가능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식품물가가 널뛰기식으로 인상될 경우 현 정부는 식품가격 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연대정부의 협력을 얻어 개방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이나, 인도의 소매유통업의 개방은 이제 시간문제이고 필수적이라고 보인다. 이에 우리 소매유통업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유통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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