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로 중남미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으나 개발도상국의 잠재적 시장 기회도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매력적인 기회요인도 철저한 사전 위험관리가 전제 되어야 한다.
미리 예견되기는 했지만 아르헨티나의 Moratorium(지불유예) 선언은, 반복되는 중남미에서의 금융위기 악몽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 및 기업구조조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오르테가 가셋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제국주의자들처럼 행동하나 제국이 없으며, 실제 갖고 있는 것도 하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서양 너머 유럽을 동경하며 항상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스럽게 생각하고, ‘오늘 어떠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좋지 않다’라고 대답하는 그들을 브라질 사람들은 ‘슬픈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국민 정서가 오늘날 아르헨티나가 처하고 있는 현실의 원인을 설명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남미 각국의 정치, 금융 위기의 반복으로 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위험만 존재한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으나,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의 잠재성에 따른 기회도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남미 시장의 특징
중남미는 33개국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시장으로 5억의 인구와 약 2조 달러의 GDP규모(실질 구매력 기준으로는 약 3.4조 달러로 전 세계의 8.4% 차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시장은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데 첫째, 국가별 경제력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이다. 인구 1.7억의 브라질에서부터 7만명의 인구를 가진 엔티가바부다와 같은 국가도 있으며, 천만명 이상의 내수시장을 가진 주요 9개국이 전체 인구의 85%, GDP의 93% 및 소비지출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멕시코 및 아르헨티나가 전체 인구의 59%, GDP의 74% 그리고 소비의 75%를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중남미를 대표하는 국가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대표 3개국이 94년 이후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순으로 금융위기의 근원지가 되었다는 것도 오늘날 중남미 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둘째, 지역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남미공동시장, 안데스공동체 등 기존 지역 공동체에 기초하여, 남미자유무역지대(SAFTA) 및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추진 등 지역간 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함으로써 지역 블록화를 강화하고 있다.
셋째, 유럽의 식민지에서 독립하였으며 전반적으로 스페인, 포르투갈과 유사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미의존도가 높으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 산업이 비정상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넷째, 불평등한 소득구조로 인해 극심한 빈부격차를 나타내고 있으며 수십년간 지속된 인플레이션 등에 기인해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함으로써 민간소비가 GDP의 64%를 상회하고 있다. 또한 오랜 역사를 지닌 다국적 기업의 진출로 인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정서적 차별이 약하며 오히려 이들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특징(<그림 1> 참조) 외에 군부가 정치를 주도하여 최근 민정으로 이양된 경우가 많으며 칠레를 제외한 각국이 부정부패가 무척 심하다는 공통된 특징도 지니고 있다.
반복되는 금융위기, 희망은 있는가
그렇다면 이들 지역에서 금융위기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70년에서 95년 사이, 중남미 주요 9개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48회나 되며 이중 40회가 80년 이후 발생하였다. 이는 60~70년대에 해외자본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하면서 대외채무가 급증하였고, 국제금리 급등 및 국제원자재 가격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통화 절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본의 해외도피 현상이 발생, 결국 외채상환능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금융위기의 재발로 이들 위기가 단순한 일시적 원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식하게 되었으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포퓰리즘에 근거한 정부는 인기에 영합한 단기 거시경제 처방에만 급급하며 구체적인 구조조정을 이룩하지 못함으로써 오늘날 반복적인 중남미 위기상황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경제구조적 관점에서 1차상품위주의 수출구조는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 시 교역조건의 악화를 초래하고, 또한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의 미미함은 회복을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은 국민들이 저축을 하기보다는 현재 소비를 조장함으로써 투자재원을 해외자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며 정치적 불안, 국가 신뢰도의 하락 시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금융위기가 반복되었다.
20세기 중반 남미 최고의 부국이며 세계 5대 부국으로 꼽힌 아르헨티나가 계속되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왜 국민들이 자국을 탈출하기 위해 외국대사관 앞에서 줄을 서야만 했는가. 이는 과거 페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책에 근거하고 있다. 정부의 과보호에 안주한 경쟁력 없는 기업, 사회보장제도에 익숙한 노동자의 생산성 하락,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료 등 모든 부실의 원인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를 통해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산유국인 멕시코가 유가폭락을 계기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석유수출 의존도를 70%에서 20%로 낮춘 반면,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수출비중은 여전히 전체의 80%를 유지함으로써 유가변동에 따른 경제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지닌 중남미 국가에서의 사업은 위험요소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브라질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성과가 ‘세아하주’, ‘쿠리치바시주’와 같은 곳에서 일부 나타남으로써 남미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확고히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참여를 계기로 전통적인 남미병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북미 경제구조에 동조화 함으로써 오히려 미국경기의 영향이 증대하였다. 칠레의 경우는 남미의 대다수 국가와 마찬가지로 군부통치를 거치는 과정을 겪었으나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국가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남미의 타 국가에 비해 보다 건실한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국가들 중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현재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음은 희망이랄 수 있다.
어떤 시장 기회가 존재하는가
모든 기업들이 중국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중국으로 모여들고 있는 시점에서, 시장 다각화 측면의 대안으로써의 중남미는 우리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성공적인 사업전개를 이룩하고 있는 가전산업이나, 낮은 경제 성장률에서도 높은 투자 증가율을 나타낸 IT산업, 전반적 인프라 부족 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등으로 인한 건설산업 등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
● 글로벌 기업이 주인인 전자산업
중남미 전자산업의 경우 수입품에 의존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각국의 국내 업체들은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여 우리에겐 매력적인 시장이다. 또한 이들 국내 기업들이 조만간에 중국의 국내 기업들처럼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도 미약해 보인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우회수출 전략으로 멕시코와 카리브 지역에 이미 많이 진출해 있으며, 내수 시장을 목표로 브라질 등에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80년의 역사를 지닌 Philips의 경우 브라질에서는 국내 브랜드로 인식할 정도이다.
그 동안 이들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자유무역지대의 관세혜택을 통한 재수출에 중점을 두었으나, 90년대 이후 경제성장 및 내수시장의 확대로 생산거점과 내수시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기적인 경기변동으로 인해 소비형태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구의 증가, 교육수준의 향상, 지속적인 경제성장 등에 기인한 대체수요의 창출로 인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투자의 대부분을 이들 가전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수출도 전체의 20%를 상회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지에서는 확고한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여타 지역에서도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글로벌 기업들의 계속되는 가격인하 경쟁, 경기둔화, 우리기업간의 경쟁, 부품 현지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수익률 측면에서는 어려움도 나타나고 있다.
● 미래 중남미의 꿈, IT산업
중남미 지역의 정보 통신 인프라는 아직 초기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998년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한 인터넷 사용자가 2005년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으로써 중국과 더불어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시장, 세계 5대 성장 시장 중의 하나이다. 우리 기업들의 정보통신관련 상품의 중남미 수출 비중도 1999년 13%에서 2000년 22%로 크게 증가하는 등 이 분야가 각광 받는 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
단말기 시장의 경우 2000년 한해 평균 58.6%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2006년까지 연평균 17.9%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됨으로써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DMA시장 규모는 약 20%정도 수준이나 50%에 달하는 TDMA방식이 2006년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들 시장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그 잠재성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업체와의 컨소시엄 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또한 신속히 현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 및 현지 인지도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광고전략도 요구된다.
● 건설시장의 현황 및 잠재성
90년대 이후 정부가 부족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 추진과 함께 건설부문의 개방정책을 진행하면서 활성화 되기 시작한 건설시장은 2000년말 기준으로 주요 10개국의 건설 부문 투자액이 약 2,300억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의 불안정에 따른 투자 위축, 아르헨티나 사태, 미국경기의 둔화 등으로 주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브라질의 경제·사회 인프라 계획(PPA), 전력확충 10개년 계획, 멕시코의 관광산업 인프라 확충 및 대규모 신공항 건설 사업 등 장기적인 사회 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지의 투자재원 부족에 따른 시공자 자금조달 방식(BOT)의 추진과 미주개발은행(IDB)의 자금지원을 받는 경우 비회원국에 대한 입찰참여 배제, 선진국 업체들의 수주경쟁 격화 및 국내기업에 대한 견제, 불투명한 입찰제도 등은 위험요소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전략적 컨소시엄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요국의 시장 특성
북미경제권에 편입하여 지속적 성장을 나타내는 멕시코와 단기적으로는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미주자유무역지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브라질의 성장 잠재성을 고려할 때 이들 국가에서의 기회는 여전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의 금융위기는 근본적인 해결가능성이 요원해 보인다. 또한 단기적으로 해결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산업구조, 부정부패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력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장기적으로도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북미시장으로 편입된 멕시코
멕시코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직접투자는 95년 이후 5년간 약 17.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다른 남미 국가들과 달리 유입금액의 편차가 20%를 넘지 않는 안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90년대 후반 투자의 60%가 제조업에 집중됨으로써 NAFTA와 연계된 우회수출의 효율성 추구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자유무역지대 및 미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경기의 영향이 보다 중요한 경제 변수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상황에서도 페소화는 안정적 모습을 나타내었다.
또한 ‘멕시코 경기의 정치주기론’에 근거하여 대통령 임기 6년과 맞물려 발생하였던 금융불안이 전임 대통령인 에르네스토 세디요의 개혁에 의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진 것이나, 71년만의 정권교체로 코카콜라 멕시코 사장을 역임한 현 비센테 폭스 대통령의 취임 등을 통한 지속적인 개혁 추진도 멕시코 시장에 대한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된다.
그러나 고급인력의 부족, 지역·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대다수 공무원의 부패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미국경기 의존도 등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그림 2> 참조).
전자산업의 경우 부가가치 기준으로 94년에서 98년 사이 78%, 2000년에는 24%의 성장을 달성하였으며 북미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로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다. 상권이 수도 집중에서 지방 대도시로 분산되는 추세이기는 하나, 도시인구의 집중도가 85.7%이며 멕시코시티가 이중 20.5%를 차지함으로써 3대 주요 도시의 집중도에 의한 마케팅 측면의 접근성이 매우 용이하다.
미국과의 인접성이나 경제규모 측면과 상반되게 멕시코의 IT산업은 매우 취약하다. 피라미드리서치 결과에 의하면 최하 1점, 최상 4점 기준에서 1.64를 나타내고 있다. 국영통신사인 Telmex의 오랜 독점체제가 97년에 개방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오랜 독점의 폐해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신정부가 통신시장 개선을 주요 정책의 하나로 선정하고 55억 달러를 투입, 정부의 디지털화, 원격진료 및 교육시스템 도입을 위한 e-Mexico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독점체제에 따른 이 분야의 낙후가 오히려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건설시장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2000년 기준 중남미 전체 수주액의 87%를 멕시코에서 점유함으로써 매력적인 시장으로 대두되었으나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신정부가 제시한 향후 공항, 항만, 철도 분야 인프라 확충과 발전소, 도로, 교량건설을 추진함으로써 기회는 여전히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 거대한 잠재력의 시장, 브라질
항공기 수출, 군수품 수출면에서 세계 6위의 기술을 가진 반면, 빈부 격차면에서도 세계 1위인 브라질을 가리켜 ‘벨인디아’-기술수준과 경제 규모면에서는 벨기에 수준이면서 사회발전은 인도수준-라고 조지타운대의 조지프 페이지 교수는 말하였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곡물생산량을 자랑하면서도 막대한 외채에 시달리고 있는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석유자원은 후세를 위하여 보존해두고 있다는 이들 경제의 잠재성은 엄청날지도 모른다.
브라질은 90년대 후반 월등한 직접투자 유치 실적을 나타냄으로써 미국, 중국 다음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대두되었다. 또한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한 대신 통신 부문 등 IT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발생함으로써 향후 원유개발 및 자유화 정책과 더불어 안정적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도시화율이 65.3%를 상회하고 있으며 특히 상파울로와 리오데자네이로에 약 21%의 인구 집중율을 나타냄으로써 시장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가전의 경우 96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00년부터 점차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 증대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기업의 성공적 시장 개척으로 인해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은 것도 우리 기업들로서 유리한 요건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이 브랜드 우위에 안주함으로써 새로운 모델과 마케팅에 소극적인 반면 우리기업들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점차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단말기, 모니터 등은 우리기업이 이 지역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정치력, 부정부패, 치안 그리고 무엇보다 인프라의 부족과 광활한 국토로 인한 물류비용 등은 위험요소로 존재하고 있다(<그림 2> 참조). 또한 MERCOSUR 회원국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파트너인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가 단기적으로 브라질에 영향을 미칠 것은 명확하다. 또한 환율의 평가절하에 따른 아르헨티나의 가격경쟁력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이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브라질의 시장 환경은 여전히 남미 국가 중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중남미 진출 시 고려사항
중남미 시장이 2005년을 목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통합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추진하면서 지역 블록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향후 진행방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변수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으나, 역외국에 대한 차별화가 점차 심화될 것이며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화는 필수요건이 될 것이다.
중남미 시장에서 성공적인 사업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 국가별, 계층별 이중화가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생산 또는 판매거점 국가를 확정함과 동시에 목표 고객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상위 20%의 고객이 소비지출의 60%를 점하는 시장의 특성상 Hign end제품의 수요는 모든 국가에 존재한다. 이들 고객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일정 국가가 아닌 중남미 전체를 대상으로 명확히 하고 생산·판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브랜드에 기초한 소비성향이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시장이다. 상류층은 고급브랜드의 대형·최첨단제품을, 중·하류층은 국내브랜드를 선호하나 보상심리 차원에서 고급브랜드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다. 또한 중미지역은 미국의 대량소비패턴의 영향을 받아 가전을 생활가구의 일부로 인식하여 가격을 중시하나, 남미지역은 각종 기능이 부가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셋째, 최근 품질 및 사후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자위주에서 소비자 만족시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현지 유통망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서의 꾸안시와 같은 인간관계가 중남미에서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으며, 초기 시장 진입 시 유통망의 효율적 활용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위험에 대한 상시 대비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환위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제품 판매를 통한 이익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장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아르헨티나 금융위기로 중남미 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됨으로써, 성장하는 매력적 시장의 기회를 간과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처럼 매력적으로 인식되는 시장에서의 기회도 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전제할 때에 가능하다. 향후 아르헨티나 사태가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그 동안 중남미 금융위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꾸준히 전개해온 국가들이 증가하면 할수록 이 지역에서의 사업기회는 보다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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