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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제6대 몽골 대선 결과와 향후 전망

몽골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교수 2021/07/07

2021년 6월 9일 실시된 제6대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몽골인민당(MAN, 이하 인민당으로 약칭함) 후보로 출마한 오흐나깅 후렐수흐(U. Khürelsükh) 전 총리가 당선되었다. 그의 대통령 당선으로 현재의 집권당인 인민당(2010년 이전 몽골인민혁명당)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제 인민당은 정부와 국회는 물론 대통령까지 장악함으로써 창당 100주년을 어느 때보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 몽골 대통령 선거는 여러 가지 점에서 체제 전환 이후 치러진 일곱 차례의 대통령 선거와 다른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제6대 몽골 대선의 특징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어려운 여건 하에 치러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몽골은 2020년 11월 9일까지 지역 전파 사례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코로나19를 효율적으로 방어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지역 감염은 선거 직전인 2021년 5월 말부터 급속히 확산되고 그 수치는 6월 들어 수직으로 상승했다. 즉 6월 1일 790명, 6월 3일 1,189명, 6월 5일 1,393명으로 매일 확진자가 늘어나고, 선거 직후인 6월 13에는 2,188명으로 2,000명 대를 넘어섰다. 330여만 명이라는 적은 인구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논평가들은 선거 직전에 쉴 새 없이 이루어진 현임 대통령의 훈장 수여 폭탄과 각 당의 선거운동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확신하고 있다.1) 

<표 1> 6월 코로나19 확진자 수
* 출처: https://visual.ikon.mn/covid-19(2021. 6. 20 검색) 


이번 선거는 2019년 헌법 개정 후 치러진 첫 선거로 대통령 임기도 이전 4년 중임제에서 6년 단임제로 바뀐 가운데 치러진 첫 번째 대선이자 개정된 헌법의 적용을 받아 현직 대통령의 출마가 제한된 최초의 선거라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또한 현직 대통령의 출마 제한, 야당의 분열, 인민당 후보인 후렐수흐의 높은 인기 등 제6대 대통령 선거는 인민당 후보의 독주로 시작하여 독주로 끝난 선거로도 기록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는 민주화 이후 치러진 모든 선거 중에서 흑색선전 및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가장 적었을 뿐 아니라 조용히 치러진 점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컸지만 선호도나 여론조사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한 위치에 있었던 집권 인민당의 선거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어차피 이기는 선거니 조용하게 치르는 것이 코로나19 상황에도 부합하고 부정선거 등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투표율과 가장 높은 득표율
몽골 국내외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투표 전부터 후렐수흐가 월등하게 앞서 갔고, 선거도 1차 투표에서 쉽게 끝나버렸다. 몽골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후렐수흐 후보자는 ‘경쟁자 없는’ 선거에서 ‘싱겁게’ 승리를 거뒀다.2) 즉 후렐수흐 당선자의 득표율은 67.76%로 2위 바른 사람 유권자 연합(ZKhEE)3) 후보인 당가수렝깅 엥흐바트(D. Enkhbat)가 얻은 20.33%의 3배, 민주당(AN) 후보인 소드놈존도잉 에르덴(S. Erdene)이 얻은 5.99%의 무려 11배에 달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압승일 뿐 아니라 67.76% 득표율은 지금까지 치러진 대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대선 이전 일곱 번의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60.8%)를 얻은 사람은 1997년 인민당(당시 몽골인민혁명당) 후보로 출마한 나차깅 바가반디(N. Bagabandi) 전 대통령이었다. 후렐수흐 대통령 당선자는 이보다 무려 7%p나 더 얻었으니 득표율에서 확실히 역대급이다.

그러나 후렐수흐가 얻은 득표율과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은 이번 선거의 전체 투표율이다. 후렐수흐 당선자는 역대 대통령 당선자 중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9.24%로 총 여덟 차례의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낮았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1993년 제1대 대통령 선거 때 92.7%의 높은 투표율은 이후 점점 낮아져 2017년 대선 때는 1차 투표 67.8%와 2차 투표 60.6%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2017년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67.8%를 기록했으니 60% 이하 투표율은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한 마디로 가장 낮은 투표율 속에서 투표 참여자 기준 득표율이 가장 높은 이중적인 현상이 벌어졌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점 또한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후렐수흐 당선자의 압도적 승리라는 말의 이면에는 그가 얻은 표가 전체 유권자의 4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다. 무슨 이유로든 유권자의 과반수 이상이 그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는 것은 일부 언론의 분석4)처럼 그의 승리를 압도적이었다고만 말하기 어렵게 한다.

<표 2> 역대 당선자 득표율
* 출처: 몽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표 3> 역대 대선 투표율
* 출처: 몽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렐수흐 당선자의 승리 요인
그렇다고 해도 후렐수흐는 몽골의 제6대 대통령 당선자이고, 그는 오는 6월 25일부터 대통으로서의 임무를 공식 수행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그가 야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따돌린 이유다. 이는 곧 그의 승리의 요인이자 야당이 완패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몽골 국내외 정치 논평가들이 가장 자주 거론하는 이유는 후렐수흐 당선자가 민주화 이후 30년 동안 이어진 정치 불안을 안정시킬 적합한 인물이고, 그가 거기에 부합하는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갖췄다는 점이다. 몽골국에서는 1990년대 초기 체제전환 이후 30년 동안 무려 32명의 총리가 나왔다. 그에 비례하여 내각 또한 자주 교체되었다. 그 기간에 4년 임기를 채운 총리는 단 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1~2년 단명에 그쳤다. 그런 만큼 정치가 안정되지 못했다는 뜻인데, 후렐수흐는 2017년 10월 20일 총리로 취임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그는 또한 근래 세계적 유행처럼 번진 공정 또는 정의를 정책 목표로 내걸고 이에 걸맞은 정치 및 사회개혁을 추진해 나갔다. 이번 대선 공약의 첫 번째 의제로 ‘정의(Shudraga yos)’를 내세운 것도 이러한 그의 정책 목표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자본주의 국가가 된 지난 30년 동안 고착화된 부의 불공평한 분배가 논란이 되는 시점에서 후렐수흐 당선자는 시의 적절하게 ‘공정’이라는 의제를 설정했고, 그것이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국민들의 오랜 염원인 몽골 남부의 광산지역과 국경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과 정유공장 착공 등 국가 기간산업 부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냈으며, 특히 울란바토르 대기 오염 문제를 가시적 선에서 해결함으로써 일하는 사람 그리고 무언가 성과를 내는 지도자로 부각되었다. 여기에다 그는 2010년에 갈라선 현 집권 인민당과 몽골인민혁명당(MAKhN, 이하 인민혁명당으로 약칭함)의 합당을 성사시켰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인민혁명당 후보로 출마한 간바타르(S. Ganbaatar) 의원이 유효표 중 30.19%를 얻었다5)는 것을 감안하면 두 당의 합당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결정적 변수였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6)

그 밖에도 몽골 최고 기업인 에르데네트(Erdenet Mining Corporation)의 구리광산 지분 49%에 대한  국유화 실현, 몽골 최대 구리ㆍ금ㆍ은 광산인 오유 톨고이(Oyu tolgoi) 광산 개발 사업 건과 관련하여 시행사인 리오틴토(Riotinto)와의 재협상, 부정을 이유로 중국계 회사가 개발 중이던 살히트(Salkhit) 은 광산의 개발권 몰수 등 자원 민족주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성원도 이번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고령층 연금 담보대출 탕감, 담보 대출 없는 노령층에 대한 현금지급, 어린이 보육수당 인상, 유목민 수당 지급 등 선거전에 이루어진 인기영합주의 정책 시행과 2016년 총선 승리 후 현재의 집권당이 중앙 및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모든 공직을 인민당 지지자로 채운 것도 후렐수흐 당선에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많은 논평가들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 2019년에 통과된 개정헌법에 따라 현직 할트마깅 바트톨가(Kh. Battulga) 대통령의 출마가 제한된 것 역시 후렐수흐에게 압도적 승리를 가져다 준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

향후 정치경제 및 대외정책 전망
그렇다면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가 향후 몽골 국내 정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후렐수흐의 당선으로 정부, 의회(76석 중 인민당 62석),7) 대통령직과 지방권력까지 장악한 인민당의 일방 독주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또한 30년 역사의 제1야당인 민주당과 이번 대선의 최대 수혜자인 바른 사람 유권자 연합의 주축인 민족노동당의 장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인민당이 국민 통합의 상징인 대통령직과 국회 및 내각을 장악함으로써 당분간 정치가 안정되고 국정 과제가 연속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민주화 이후 권력을 분점해 온 민주당이 당분간 통합이 불가할 정도로 분열된 상황에서 인민당의 1당 지배가 계속된다면 30년 동안 쌓아온 민주주의가 일정 정도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8) 더구나 현 집권당이 2016년 총선 이후 이번 대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여 중앙과 지방권력의 말단까지 주요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권력 견제가 가능할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인민당의 아마르툽신(G. Amartüvshin) 의원은 “몽골의 민주사회에 점진적으로 독재체제가 구축될 토양은 없습니다. 나는 상대적으로 새롭게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의 입장에서 그러한 체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자민당과 독일 기민당의 장기집권 사례를 들어 인민당의 장기집권에 대한 사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했다. 인민당이 설사 장기집권을 해도 국가 발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당장 그의 발언을 반박할만한 정보는 없다. 그런데 2016년 총선 승리, 2020년 총선과 지방선거 승리, 인민혁명당과의 합당 그리고 이번 대통령 선거 승리, 민주당의 지리멸렬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하면 인민당의 독주가 상당히 오래 갈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그래서 가능성은 적지만 일부 논평가들은 인민당이 일본식 장기집권보다는 국가 발전 모델을 중국식 체제에서 찾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대선 후 주요 정당의 상황은 한결 같지 않을 것이다. 인민당의 1차적 현안은 후렐수흐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당 대표 선출과 선거 직전 합당으로 한식구가 된 옛 인민혁명당 핵심 인사에 대한 예우와 국회의원 두 명을 뽑는 보궐선거에 누구를 보내느냐 하는 문제 등이다. 몽골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헌당규에 따라 인민당 대표는 현임 오용-에르덴(L. Oyun-Erdene) 총리가 당 대표를 맡고, 총선과 대선을 지휘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아마르바이스갈랑(D. Amarbayasgalan) 사무총장이 실제 당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9) 전체적으로 당은 안정되겠지만 인민당과 인민혁명당 합당 과정에서 후자에게 약속했다고 전해지는 일부 장관직 등 고위직과 보궐선거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또한 오용-에르덴의 당 대표 취임에 반대하는 그룹10)이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의 상황은 현상보다 훨씬 복잡하다. 주지하듯이 민주당은 1989년 이른바 민주화운동을 주도했고 그 후 몽골이 지금처럼 민주국가로 발전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정당이다. 민주당은 1996년 이후 단독 혹은 연립내각을 구성하여 국정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이번 대선을 포함한 총 여덟 번의 대선에서 네 번을 승리하고, 지난 30년 동안 인민당과 더불어 몽골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정당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에르덴 후보가 얻은 표(5.99%)는 바른 사람 유권자 연합 후보(20.33%)에도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에르덴 후보가 얻은 5.99%는 민주당 대선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자 여덟 번 치러진 대선 후보자 23명 중 두 번째로 적은 득표율이다.11)

이렇게 된 것는 민주당의 뿌리 깊은 분열 때문이다. 여러 정파의 연합정당인 민주당은 집권기에도 분파활동으로 정국을 주도하지 못했고, 또 이 때문에 2016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는 회생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패했다. 문제는 현재 민주당이 전임 차히아깅 엘벡도르지(Ts. Elbegdorj) 대통령과 가까운 그룹과 현임 바트톨가 대통령과 가까운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데다가 이번 선거에도 각기 다른 후보를 냈고, 선거 후에도 화해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더구나 2020년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 완패한 에르덴 전 민주당 대표가 2선 퇴진을 거부하는 등 통합보다 갈등을 심화시킴으로써 민주당의 빠른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무튼 현재로선 민주당의 장래를 전망하기 어렵고 2021년 10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에나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여지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선거의 두 번째 승자는 바른 사람 유권자 연합과 그 연합의 주축인 민족노동당(KhÜN)이다. 엥흐바트 후보의 예상치 못한 높은 득표율(20.33%)은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 민주당 내 에르덴 후보에 반대하는 그룹 외에, 인민당 독주를 견제하려는 사람들의 표가 합해진 결과라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몽골 최초 IT 기업인 데이터콤(DataCom)의 창업자라는 그의 혁신적 이미지, 전직 국회의원과 사회적 활동에 대한 우호적 평가도 득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일부 관측통들은 민주당의 상황이 획기적으로 정리되지 않는 한 민족노동당이 민주당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12) 실제로 그는 해외부재자 투표에서 75.9%를 얻어 그와 그의 당이 대안세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일부 분석가들은 엥흐바트 후보와 민족노동당이 도시 거주민과 대학생 등 젊은 층 및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방 거주민들과 일반 대중에게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존재라는 점을 들어 당장 주요 정당으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민족노동당의 장래도 보궐선거 등 금년 정치 일정이 끝나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렐수흐의 당선은 몽골 경제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거듭되는 말이지만 대통령, 국회의장, 총리가 인민당 출신이고, 총리와 국회의장이 사실상 후렐수흐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가 안정될 것이고, 정부는 그 바탕 위에서 안정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철도와 도로 등 국가의 주요 사업들이 잦은 내각 교체와 정치 불안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점을 고려하면 후렐수흐의 강력한 지도력 하에 각종 국책 사업들이 좀 더 신속하고 일관되게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몽골의 사업 환경과 투자 환경도 나아질 것인데, 후렐수흐 당선자의 공약에도 외국인 투자에 대한 지원이 특기되어 있어 이러한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광업은 몽골 경제의 핵심 부문이고, 수출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경기 활성화와 함께 광물 수요가 늘어나고 광물자원 가격이 상승하는 등 몽골 경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들어 몽골 광물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이겠지만 몽골 은행과 국제 금융기구는 일제히 2021년 이후 몽골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컨대 세계은행은 금년도 중국 경제가 7.9%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몽골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2021~2022년도에 5%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3) 이러한 전망치는 몽골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의 예측과도 일치한다. 이러한 제반 사항을 감안하면 외국인투자 기업 역시 이전보다 우호적인 상황에서 기업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렐수흐 당선자의 ‘자원의 주인은 몽골’이라는 선거 슬로건에 표명된 자원민족주의 정책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국민 정서를 살펴야 하는 정치인 그리고 외자를 유치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후렐수흐 당선자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광산업 분야의 외자 유입이 출렁일 수도 있다. 선거와 실제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해도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및 경제 방면의 변화와 달리 후렐수흐 대통령 시기에도 몽골의 대외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두 이웃(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고, 두 이웃과 제3의 이웃(미국, 일본, 인도, 한국, 유럽연합, 캐나다 등)에 대해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정책을 견지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1990년 대 초기 체제전환 이후 몽골의 대외정책의 특징으로 정권 교체에 관계없이 몽골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외교정책이며 후렐수흐 당선자의 공약에도 이 점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후렐수흐 당선자의 국정철학(국가가 조정 또는 개입하는 자본주의)14)과 인민당의 노선(중도 좌파)으로 보아 제3의 이웃보다 중국과 러시아 등 두 이웃에 대한 상대적 중시가 더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측에도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전략광산의 개발 외에 현재 몽골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중몽러 경제회랑과 관련 사업 및 몽골을 경유하는 시베리아의 힘-2(Power of Siberia 2) 가스관 사업 등이다. 후자는 완공될 경우 몽골에 매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280억 원)의 수익을 안겨줄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밖에도 내륙국으로서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위치, 그 결과 두 나라에 전적으로 치우친 대외교역 비중 등을 감안하면 두 이웃에 좀 더 기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근년 몽골인민당과 중국공산당의 당 차원 협력이 강화되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및 백신 도입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이러한 추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표 4> 백신 수급 현황(6월 22일 기준, 기접종분 포함)
* 출처: visual.ikon.mn(2021. 6. 22 검색)


위의 표에서 보듯이 현재 몽골은 중국 백신에 대한 의존도가 가히 절대적이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몽골국립대학교 오용수랭(D. Oyunsüren) 교수는 대선 직전에 행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이웃 나라들은 백신 외교를 통하여 몽골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했다.15) 두 이웃이 실제로 선거에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국과 몽골 간의 백신 거래는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 따른 거래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양국의 전략적 차원의 접근으로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몽골은 물론 지금까지처럼 두 이웃에 대한 일방적 경도를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선거 직전(5월 31일~6월 4일) 러시아를 방문한 바트체첵(B. Battsetseg) 외교부장관이 보여준 행보다. 그는 방러 기간에 행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매년 요청하는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회원 가입보다 현재의 지위(옵서버)에 남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16) 다만 몽골 경유 가스관 사업 논의가 본격화되고 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경우 상하이 협력기구에 대한 몽골의 입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후렐수흐 시대 한몽 관계 전망
끝으로 이번 선거 결과가 한몽 관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렐수흐 당선자는 총리 재임 시 첫 방문지로 한국을 다녀간 적(2018년 1월 15~17일)이 있고, 이낙연 총리의 몽골 방문 시(2019년 3월 25~27일) 양국 총리는 두 나라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이 적지 않다. 또한 그는 한국 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를 4만 명이 넘는 한국 거주 몽골인 문제17)로 거론할 만큼 한국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의 당선은 양국 관계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후렐수흐 취임 후 당장 실현해야 할 것은 몇 해 전 양국 총리 간에 합의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과 이미 연구가 끝난 양국 간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신속히 체결하는 것이다. 경제동반자협정이 체결되면 양국 간 교역이 1.5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이 후렐수흐 당선자 공약에도 나와 있는 도로, 철도, 에너지, 정보 통신 인프라를 국제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사업, 친환경 식품 수출 국가 프로그램, 국제 관광, 전력 수출 등 국제적 성격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18)





* 각주
1)  Б.БАЯР, Шагналын “аадар”, сонгуулийн сунгааны дараа Засгийн газар эрүүл мэнд, эдийн засгийн асуудалтай дахин нүүр туллаа(2021.6.14.), http://www.zms.mn/a/85406(2021.6.20 검색).
2) Номын Боргил, Сонголтгүй сонгуулийн амтгүй ялалт(2021. 6. 11), https://unuudur.mn/?p=169466(2021. 6. 20 검색); Ж. НЯМСҮРЭН, У.Хүрэлсүхийн хувьд амтгүй ЯЛАЛТ БАЙЛАА!(2021. 6. 10), https://news.mn/r/2440075/(2021. 6. 20 검색).
3) 바른 사람 유권자 연합은 민족노동당(KhÜN), 사회민주당(SDN), 윤리당(ZYN) 등 3개 정당의 연합체로 2020년 총선에 출마하여 1석을 얻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출마자를 내게 되었다. 참고로 몽골에서는 의석을 가진 정당만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
4)  Номын Боргил, Сонголтгүй сонгуулийн амтгүй ялалт(2021. 6. 11), https://unuudur.mn/?p=169466(2021. 6. 20 검색).
5)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인 할트마깅 바트톨가(Kh. Battulga) 후보 517,478표(38.11%), 인민당 미에곰빙 엥흐볼드(M. Enkhbold) 후보 411,748표(30.32%), 인민혁명당 사인후깅 간바타르(S. Ganbaatar) 후보 409,899표(30.19%)를 얻고, “백지투표(tsagaan songolt)” 수가 18,663표(1.3%)로 나타났다.
6) Б.ДАМДИН, М.Энхболд ялж болох байв(2021. 6. 22), http://www.zms.mn/a/85546(2021. 6. 23 검색).
7)  이 중에서 2020년 총선 후 울란바토르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소미야바자르(D. Sum’yabazar)와 후렐수흐 당선자의 지역구애서는 10월에 보궐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8) Сэмүүн, Ялагчаа ичээсэн сонгууль(2021.6.10.), http://www.baabar.mn/article/burkhangui-gazriin-bumba-buyuu-yalagchaa-icheesen-songuuli(2021. 6. 22 검색)
9) Х.Цэцэнноров, Л.Оюун-Эрдэнэ МАН-ын дарга болно(2021. 6. 14), https://sonin.mn/news/peconomy/122134(2021. 6. 21 검색).
10) Цар тахлын цаадах МАН-ын “зодоон”(2021. 6. 21), http://www.zms.mn/a/85517(2021. 6. 23 검색).
11)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를 얻은 것은 2001년 대선에 출마한 시민용기당(IZN)의 다시냠(L. Dashnayam)이 얻은 3.5%다.
12) Б.Дамдин-Очир, МАН, ХҮН-ын систем тогтож, АН “жижгүүд”-ийн жагсаалтад орно(2021. 5. 20), https://www.polit.mn/a/89653(2021. 6. 21 검색).
13) Дэлхийн банк: Монголын эдийн засгийн өсөлт 2021-2022 онд 5%-иас давах төлөвтэй(2020. 9. 29), http://www.mongolianminingjournal.com/a/71187(2021. 6. 21 검색).
14) Админ, У.Хүрэлсүх: Би ядарсныг нь хайрладаг, задарсныг нь засагладаг Ерөнхий сайд байх болно(2020.9.8), https://eguur.mn/134513/(2021.6.22. 검색). 
15) CHARLIE CAMPBELL, SHANGHAI, 'We Face Very Tough Challenges.' How Mongolia Typifies the Problems Posed to Small Countries by China's Rise(2021.4.13.), https://time.com/5953518/mongolia-china-russia-problems/(2021. 6. 22 검색).
16)  Б.ЖАРГАЛ, Б.Батцэцэг: ШХАБ-д өнөөгийн статусаа хадгалах илүү оновчтой(2021. 6. 3), https://news.mn/r/2437477/(2021. 6. 22 검색).
17) А. НЯМ-ӨЛЗИЙ, ТАНИЛЦ: У.Хүрэлсүхийг дагаж албан тушаалд очих эрхмүүд(2018. 10. 29), https://ikon.mn/opinion/28xu(2021. 6. 22 검색).
18) G. Munkhnasan, 몽골 대선과 경제 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가풀 세미나(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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