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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걸프 국가의 에너지 전환에 있어 중국 의존성과 지속 가능성

아프리카ㆍ중동 일반 Li-Chen Sim Khalifa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ssistant Professor 2025/05/16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아프리카ㆍ중동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아랍 걸프 국가들은 다양한 전략적, 경제적 이유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설치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의 친환경 수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본 보고서는 걸프-중국 간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현황을 분석하고, 낙관적 전망인 ‘블루스카이(Blue Sky)’와 비관적 전망인 ‘샌드스톰(Sand Storm)’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동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서론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약 31.2%를 차지하였으며, 이는 미국 생산량의 2배, 한국 생산량의 12배에 달하는 수치1)이다. 또한, 중국은 2009년부터 세계 최대 상품 수출국(전 세계 수출의 14.2% 점유)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였으며, 2위인 미국(8.5%)과 한국(2.7%)2)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다수 국가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급속한 유입 대한 우려로 인해 중국에 무역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미와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제재를 주도해 왔으나, 최근에는 개발도상국들도 동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23년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신(新) 3종(태양광 제품, 리튬 배터리,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였는데, 일부 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전략이 자국 탈탄소화 및 에너지 전환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관련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였다. 대표적으로, 인도는 지난 1년간 중국산 태양광 셀 및 모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튀르키예는 중국산 전기차에 40%의 수입 관세를, 베트남은 중국산 풍력 타워에 97%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한편, 아랍 걸프 국가들은 이러한 강경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중국산 전기 부품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였다.

걸프-중국 태양광 및 풍력 제품 무역 동향

중국 기업들은 걸프 지역 내 태양광 및 풍력 제품 공급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과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입한 태양광 패널은 약 99%가 중국 제품이며, 오만의 경우 상기 국가들 대비 낮은 비율을 보였으나, 여전히 약 80% 가량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의존한 것으로 확인된다<표 1 참조>. 

<표 1> 2022~2023년 오만, UAE,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태양광 패널 공급국 (수입액 기준)
출처: UN Comtrade, United Nations (New York)

또한, 풍력 에너지 제품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2022년, 2023년, 2024년 중국산 풍력 터빈의 상위 10대 수출 시장에 포함되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2024년 기준 중국 풍력 터빈 1위 수출국으로 기록되었다.3)

한편, 태양광 및 풍력 관련 서비스 부문 역시 중국 기업들이 주도4)하고 있으며, 이들은 걸프 지역 프로젝트에서 건설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제공하고 있다. 

걸프-중국 공급망에 대한 ‘블루스톰’ 및 ‘샌드스톰’ 시나리오

걸프-중국 공급망의 전망을 평가하기 위해, 걸프 지역 국가들의 여건을 다루는 ‘수요 견인(Demand Pull)’ 요인과 중국 국내 여건을 다루는 ‘공급 강화(Supply Push)’ 요인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블루 스카이(Blue Sky)’ 시나리오와 ‘샌드 스톰(Sand Storm)’ 시나리오를 제시하고자 한다. ‘블루 스카이’ 시나리오는 중국-걸프 공급망의 강화를 의미하며, ‘샌드 스톰’ 시나리오는 중국-걸프 공급망 약화라는 비관적 전망을 의미한다.<표 2 참조>

<표 2> ‘블루 스카이’ 시나리오 및 ‘샌드 스톰’ 시나리오 분석
출처: Li-Chen Sim and Steven Griffiths, "Renewable energy supply chains between China and the Gulf states: Resilient or vulnerable?," Energy Strategy Reviews 56 (2024)

('블루 스카이' 시나리오 Demand Pull 요인): 걸프 지역의 여건

① 신재생에너지 목표

최근 걸프 국가들은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및 탄소중립 목표 수립5)에 나서고 있으며, 동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실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가능 부지 식별을 위한 지리적 조사를 포함하여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입찰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은 걸프 지역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역내 신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지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ACWA 파워(ACWA Power)는 지난 2022년 중국 태양광 인버터 제조 기업인 선그로우(Sungrow)와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2024년에는 중국 태양광용 실리콘 웨이퍼 및 모듈 제조 기업인 그린에너지과학기술주식유한회사(LONGi)와 고기술(高技術) 응용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기본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② 비석유 산업 확대

걸프 국가들은 제조업 중심의 비석유 산업 확대, 특히 고용 창출을 제고하고 수입 부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위해 해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령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 신재생에너지 프로그램에 따른 국제 입찰에서 현지 콘텐츠 요건(프로젝트 진행 시 현지 제품 사용 등)이 약 18%에 불과*하며, 카타르와 UAE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현지 콘텐츠 요건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인도(30~50%), 브라질(60%), 튀르키예(55%) 등 여타 국가 대비

현재 걸프 지역 제조업 부문에 대한 FDI 유치는 미미한 수준이나, 지난 2023년 이후 중국 기업을 필두로 한 다수 외국 기업들이 걸프 지역에 사업체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6)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UAE, 오만은 명확한 신재생에너지 목표,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 성공적인 프로젝트 실행 경험 등을 기반으로 FDI 유치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③ 중국에 대한 경제적 신뢰도

중국은 지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여타 대부분의 걸프 국가들과도 5대 무역 파트너 지위를 유지7)하고 있다. 

중국은 걸프 국가들을 중요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탄화수소 공급국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가령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22년 12월 개최된 제1회 중국-GCC 정상회의에서 "GCC 국가들로부터 대량의 원유 수입을 지속할 것이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8)한 바 있다.

한편, UAE(2018년)와 사우디아라비아(2022년)는 중국과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CSP: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을 수립하였으며, CSP는 최고 수준의 외교 관계 중 하나로 평가된다. 아울러, 양측은 지난 2004년 시작된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수 있으며, 이는 양측 간의 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루 스카이' 시나리오 Supply Push 요인): 중국 내부 여건

① 중국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이윤 압박

최근 중국 태양광 및 풍력 업계에서는 과잉 생산으로 인한 대규모 구조 조정이 진행중인 것으로 관찰된다. 이와 관련, 리정궈(Li Zhenguo) LONGi CEO는 "최근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원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현재 가격으로는 산업 체인 내 어느 누구도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언급9)하였다. 이와 더불어, 中 정부는 지출 감소를 위해 신규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철폐를 추진하고 있다.

② 수출 잠재력

상기 ‘① 중국 내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경제적 압박’에 언급된 바와 같이, 최근 중국 내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중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높은 수익률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중동은 원산지 관련 규정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며, 중국 시장 대비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걸프 국가들과의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동남아시아에도 수많은 중국 소유의 태양광 관련 제조 공장이 구축되어 있으나, 최근 서방 국가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출되는 태양광 패널(중국 관여)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바, 동남아 시장에서의 이윤 창출은 제한적이다. 

('샌드 스톰' 시나리오 Demand Pull 요인): 걸프 지역의 여건

① 중동 불안정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중국 투자자, 계약업체, 무역업자에게 운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긴장은 일부 국가들의 안정적인 안보 상황을 통해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 2021년 英 언론사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발표한 ‘안전 도시 지수(Safe Cities Index)’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Abu Dhabi)와 두바이(Dubai)는 인프라 및 개인 보안 측면에서 중동 지역 1위와 2위로 평가되었다. 아울러, 2022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PricewaterhouseCoopers)의 연구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즈니스 투자 매력을 크게 감소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10)

②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가능성

중국은 10년 이상 아프리카 대륙의 선도적인 무역 및 투자 파트너였으나, 최근 걸프 국가들은 경제 다각화, 식량 안보, 군사적 위치 선정 등 목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의 광업, 에너지, 농업 비즈니스, 항만 인프라 부문에 대한 중국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일례로 지난 2024년 UAE의 국제홀딩스컴퍼니(International Holdings Company)는 중국의 JCHX가 이미 인수에 합의한 잠비아의 루밤베(Lubambe) 구리 광산을 인수하려 한 바 있다. 아프리카의 일부 자원은 신재생에너지 장비 제조에 필수적이며, 이는 중국-걸프 국가 간의 견고한 협력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샌드 스톰' 시나리오 Supply Push 요인): 중국 내부 여건

① 중국 정부의 해외 프로젝트 관련 정책 불확실성

해외로 생산 라인을 이전하고자 하는 중국의 태양광 및 풍력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며,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정부가 시행한 해외 부동산 및 엔터테인먼트 투자에 대한 대규모 단속*은 완화되었으나, 2022년 이후 시행되고 있는 청정 에너지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5~2016년 사이 중국 기업들이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클럽 등 수익성이 불확실한 분야에 대규모 해외 투자를 단행함에 따라 자본 유출과 외환 위기 우려가 제기되었으며, 이에 정부는 국유기업 및 민간 대기업의 해외 투자에 대한 정부 사전 승인 절차를 강화
**서방 국가들의 對중국 에너지 부품 규제에 대응하여, 중국은 전략 산업 제품(태양광 제품, 배터리, 풍력 터빈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

아울러, 중국 상무부의 '금지 및 제한 수출 기술 카탈로그(Catalogue for prohibited and restricted export technologies)***' 검토 및 해외 투자 시 엄격한 정부 승인 절차 등은 걸프 지역을 포함하여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불확실성과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

***중국 내에서 개발된 기술 중, 국가 안보·경제 전략과 밀접한 기술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규정

결론 및 시사점

현재 중국과 걸프 국가들 간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은 구조적으로 매우 견고하며, 중단기적으로도 이러한 협력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기 언급된 ‘블루 스카이(Blue Sky)’ 시나리오는 양측의 구조적 이해관계, 상호 보완적 전략 등을 기반으로 ‘샌드 스톰(Sand Storm)’ 시나리오 대비 우세한 전망으로 분석된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과잉생산과 이윤 감소에 직면하면서 해외 시장 확장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 속 걸프 지역은 비교적 규제가 느슨하고 수익률이 높은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동시에, 걸프 국가들은 비석유 경제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FDI 유치 확대를 중장기 전략 목표로 삼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과 자본, 생산 역량은 매력적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은 태양광 부문에서 중국과의 밀접한 협력을 지속해온 동남아시아 4개국(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태양광 부품에 대해 약 3,500%의 高 관세 부과를 결정하였으며, 이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동 4개국으로부터의 태양광 제품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라오스,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 이전에 나서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2025년 하반기에 라오스,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도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걸프 지역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과의 강력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은 중국 및 주요 협력국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바, 향후 미국의 제재 가능성 등의 위험을 신중히 고려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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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China Is the World's Manufacturing Superpower," n,d., accessed 10 April 2024, https://www.voronoiapp.com/economy/China-Is-the-Worlds-Manufacturing-Superpower-3521.
2) "Ranked: The World's 30 Largest Exporters," 2024, accessed 10 April 2024, https://www.visualcapitalist.com/the-worlds-largest-exporters-of-goods/.
3) Data supplied through personal communication by the Chinese Wind Energy Association, March 2025.
4) Li-Chen Sim and Steven Griffiths, "Renewable energy supply chains between China and the Gulf states: Resilient or vulnerable?," Energy Strategy Reviews 56 (2024), https://doi.org/https://doi.org/10.1016/j.esr.2024.101605.
5) IRENA, Renewable energy markets: GCC 2023,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Abu Dhabi, 2023), https://www.irena.org/Publications/2023/Dec/Renewable-energy-market-analysis-GCC.
6) Sim and Griffiths, "The Future of China?Gulf Solar and Wind Supply Chains."
7)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nternational Trade in Goods by Partner Country," (2025). https://data.imf.org/en/dashboards/imts%20dashboard.
8) Central Committee of CPC International department, "Full text of Xi Jinping's keynote speech at China-GCC Summit,"  (Beijing) 2022, https://www.idcpc.gov.cn/english2023/ttxw_5749/202212/t20221229_159171.html.
9) Xuan Zhao and Kelsey Cheng, "Chinese Solar Firms Feel Squeeze onProfi ts as Overcapacity Hits," Caixin Global, 1 November 2023, https://www.caixinglobal.com/2023-11-01/chinese-solar-firms-feel-squeeze-on-profits-as-overcapacity-hits-102122754.html.
10) PwC, Report on Chinese Investors' Confidence in the Middle East, PricewaterhouseCoopers (Beijing, 2022), https://www.pwc.com/m1/en/publications/documents/report-on-chinese-investors-confidence-in-the-middle-east.pdf.

The English version of the original article can be downloaded b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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