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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몽골의 균형외교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 다변화 전략

몽골 Nargiz Hajiyeva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 US/ Azerbaijan State University of Economics (UNEC) Political Scientist, Weiser Post-doc research fellow 2024/11/07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북으로는 러시아, 남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몽골의 입지 조건은 기회와 도전요소를 동시에 제공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러시아와 몽골의 양자관계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몽골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핵심 참여국으로, 롭상남스라이 어용 에르덴(Luvsannamsrai Oyun-Erdene) 몽골 총리는 신규 철도 노선 건설을 비롯한 중요 인프라 사업을 진전시키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부 국경지대 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시장과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막대한 몽골은 근린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업을 바탕으로 경제를 안정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해 문화와 정치적 전통을 유지해 온 몽골은 외교적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대외관계 관리와 경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몽골의 균형외교 노선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몽골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러시아 양국으로부터 反서방 노선을 채택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나, 중립 외교 정책과 경제적 다변화 전략을 바탕으로 자국의 독립성과 고유한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소련의 위성국이었던 몽골은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구리와 석탄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에도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1) 인구가 348만 명 수준으로 매우 적은 데다 이 중 절반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제약조건을 지닌 몽골은 독립국으로서 주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주요 강국들 사이에서의 전략적 균형을 선택했다.2) 

몽골은 소비에트 러시아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독립한 1921년에 러시아와 수교한 후 수십 년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중국 국공내전이 종식된 1949년에는 중국과의 관계도 정상화했다. 중∙러에 둘러싸인 내륙국인 몽골은 신중한 외교정책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원 공급국인 러시아 및 핵심 교역국인 중국 모두와 공고한 관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이들의 막대한 영향력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제3근린국(Third Neighbor)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이 점에서 몽골 정부가 주최하는 연례 울란바토르 대화(UBD)는 △중립 외교의 장으로서 역할 강화 △안보 및 역내 안정성 관련 논의 진전 △제3근린국 전략 추진과 같은 노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이다. 이와 같은 균형외교 전략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 비판에 직면한 2022년 이후로 더욱 큰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는데, 인접 강국들에 대한 경제적 의존의 심화를 방지하고 독자적 외교를 펼치고자 하는 몽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대러 제재에 휘말려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3)

이처럼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할힌골(Khalkhiin Gol) 전투 승전 85주년, 몽골-러시아 합작회사 '울란바토르 철도' 설립 75주년, 양국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참석을 위해 2024년 9월 몽골을 방문하면서 몽골의 외교적 중립정책은 시험대에 올랐다. 러시아는 중∙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일본, 독일 등 제3근린국과의 연계를 통해 독자성을 강화하려는 몽골의 노력을 자국의 전통적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보아 경계하고 있다.4) 따라서 몽골의 입장에서는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상이한 기대치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독자성을 보전하는 것이 외교적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24년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관한 논란이 보여주듯,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는 몽골의 균형외교 노선에 복잡성을 더하는 도전요소가 된다.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는 현재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로 ICC 회원국인 몽골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의무가 있었으나, 푸틴 대통령은 몽골 방문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귀국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석유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몽골의 경제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의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2022년도에 몽골이 수입한 석유의 양은 전년 대비 3.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여기에 지출한 수입대금은 같은 기간 52%나 폭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의 격변으로 인해 2022년 6월 물가상승률이 지난 2014년 이래 최고치인 16.1%를 기록하는 등 고도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특히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9.2% 수준으로 집계되며 경제적 부담 증가를 견인했다. 게다가 저소득 가계의 경우 소비경향을 반영한 체감 인플레이션이 18.2%에 달해 고소득 가계의 12.9%에 비해 상승폭이 높았고, 2022년 2월부터 12월까지 외환보유액도 7.7% 감소하면서 경제적 난관을 가중시켰다.

고물가에 직면한 몽골 중앙은행은 통화 긴축에 돌입하면서 2022년 정책금리를 13%로 인상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면서 가계와 농가,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5) 이들이 겪는 문제의 구체적 사례에는 △러시아 및 중국산 상품의 수입 지연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물가 상승과 구매력 감소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고조 △농∙축산업 종사자 및 취약계층의 생산비용 급등 등으로, 생활필수품 구입을 줄이거나 생계를 위해 가축을 판매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처럼 몽골의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적인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6)

러시아 및 중국과의 경제관계
러시아는 몽골 총수입액의 28%를 차지하는 국가이다. 특히 석유의 대러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몽골은 현재 휘발유 및 경유 수입량 거의 전량과 전력의 상당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또한 소련 시절에 체결한 협정에 따라 국내 핵심 인프라 및 광산 개발사업 지분의 절반가량을 러시아가 소유한다.7) 지난 2008년에는 이와 같은 대러 에너지 의존이 불러오는 취약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는데, 당시 몽골은 핵심 석유 공급원으로서 주유소 네트워크 구축에까지 손을 대고자 했던 러시아의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의 사업안을 거절한 바 있다. 다른 구소련 회원국 및 위성국들 중 일부가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거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몽골은 국제연합(UN) 총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하는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 1> 몽골의 2022년도 주요 교역국별 수출∙수입액 규모(단위: 100만 달러) 


자료: 경제복잡성관측소(OEC)8) 

한편 몽골의 수출액은 조개탄과 구리 광석 등 주요 광물의 수출시장인 중국이 106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은 금 수출액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스위스가 19억 8,000만 달러(약 2조 7,000억 원)로 2위, 그리고 싱가포르와 한국, 러시아가 3위부터 5위 자리에 올랐다(<그림 1> 참조). 수입액 통계에서도 정제석유, 기계장비, 자동차 등을 공급하는 중국이 30억 6,000만 달러(약 4조 2,000억 원)로 1위를 차지했고, 정제석유나 천연가스를 주로 공급하는 러시아는 24억 4,000만 달러(약 3조 3,000억 원)로9) 2위에 올랐다. 이외에 3~5위에 위치한 일본, 한국, 미국은 상대적 비중은 작지만 자동차, 전자기기, 산업용 기계장비 등 주요 상품을 몽골에 공급했다. 이 교역액 통계는 몽골이 수출∙입 측면 모두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중국과의 무역에 고도로 의존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몽골의 에너지 안보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이고, 중국은 식품이나 소비재를 비롯한 수입품의 주요 공급처이자 석탄이나 구리 등 몽골 수출품의 90% 이상이 향하는 거대 시장이다. 이처럼 에너지 및 경제 분야에서 인접한 양대 강국에 크게 의존적이라는 특성은 최근 상호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압박 아래 독립성과 중립성을 수호하고자 하는 몽골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제적 다변화를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현재 발전량의 90% 이상을 석탄에서 얻고 있는 몽골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최근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 사용량 감축을 공약하고 나선 가운데, 몽골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로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2.7% 줄인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몽골 정부가 비전 2050, 신부흥정책(New Revival Policy), 2021~2025년도 5개년 개발 가이드라인과 같은 핵심 구상과 연계해 발표한 2025년 개발계획 초안은10) 모든 가정에 경제성장의 혜택을 분배한다는 기조 아래 8개 정책 중점을 설정했는데, 여기에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인적 개발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거버넌스 △녹색 개발 △지역 개발 △울란바토르 내 20분 생활권 구축 △국가적 회복력 제고가 포함된다. 참고로 상술한 신부흥정책은 몽골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사태 이후의 경제성장과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입안한 정책이다.

하지만 에너지원 다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국가 경제의 높은 석탄 의존도, 그리고 재생에너지 도입을 제약하는 인프라 부재는 몽골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아울러 2023년 기준 몽골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비중은 18.3%에 불과해 현재 속도로는 2030년까지의 목표 달성이 난망하고, 청정 취사연료 보급률 또한 국가 전체에서 50%, 농촌 지역에서는 20% 미만에 그친다. 한편 많은 몽골 국민이 난방이나 취사 목적으로 여전히 석탄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울란바토르 등 주요 도시권의 대기오염, 그리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몽골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안적 청정에너지 도입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몽골에서는 이미 약 20만 유목민 가구가 전통주택(ger, 게르) 태양광 보급사업의 혜택을 받는 등,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도입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높다.11) 따라서 몽골 정부는 앞으로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원 활용도를 더욱 늘리고, 여성이나 청년층과 같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몽골 정부는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포용적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여 에너지 전환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의 선물외교
몽골이 양떼를, 중국이 찻잎을 서로에게 각각 보내면서 진행된 선물외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상황에서 양국이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할트마 바툴가(Khaltmaa Battulga) 전 몽골 대통령이 2020년 2월에 코로나19와 함께 싸우는 동지국으로서의 중국에 선물한 3만 마리의 양은 몽골 문화에서 온정과 진심을 상징하며, 중국인들의 건강과 회복을 기원하는 성격의 선물이었다. 이에 중국은 엄선한 자국 후베이(Hubei)산 찻잎을 양국의 상호 존중과 우호를 상징하는 답례 선물로 몽골에 보냈다.12)

이 선물 교환은 몽골-중국 관계의 긴밀성, 그리고 글로벌 위기를 맞이한 양국의 상호연결성을 잘 보여주었고, 이를 계기로 이루어진 양국의 대화는 상호 존중과 문화적 이해, 공동의 과제에 대한 대응 공조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또한 몽골과의 선물외교가 지닌 의미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와 같은 제스처가 양국의 연계를 긴밀히 하고 양국 국민들의 상호 이해를 돕는다고 언급했다. 이 선물외교는 중∙러와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하면서 각국과의 경제∙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몽골의 대외전략 기조를 잘 나타내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결론
오늘날 몽골의 대외정책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역외 사안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 제3근린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금도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수입 에너지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공급망 교란과 같은 경제적 부담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몽골은 국가경제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도입을 바탕으로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역내외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려는 몽골 정부의 노력은 몽골이 앞으로 다가오는 지정학적 도전요소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국제지평에서의 독립성을 수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 각주
1)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249585/between-china-and-russia-landlocked-mongolia-eyes-summit-enhance-ties-geopolitical-pressures-mount 
2)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y/31/mongolia-under-pressure-to-align-with-russia-and-china 
3) https://umbc.edu/stories/putins-visit-to-mongolia-defies-icc-warrant-and-tests-neutral-nations-third-neighbor-diplomacy/ 
4) https://thediplomat.com/2024/07/why-did-china-mongolia-and-russia-skip-their-trilateral-leaders-summit-at-this-years-sco-gathering/ 
5) https://eastasiaforum.org/2023/04/01/mongolia-in-the-middle-of-the-russia-ukraine-war/ 
6) https://www.nrpa.gov.mn/en/new-recovery-policy 
7)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y/31/mongolia-under-pressure-to-align-with-russia-and-china 
8) https://oec.world/en/profile/country/mng
9)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y/31/mongolia-under-pressure-to-align-with-russia-and-china 
10) https://www.undp.org/mongolia/blog/mongolias-clean-energy-transition-pathway-sustainable-and-inclusive-development
11) https://eastasiaforum.org/2023/04/01/mongolia-in-the-middle-of-the-russia-ukraine-war/ 
12)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7075332.2023.2298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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