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멕시코, '마약왕 아들' 체포 뒤에 숨은 속내

멕시코 EMERICs - - 2023/01/13

☐ 멕시코 정부, 3년 만에 '마약왕 아들' 체포...사망자 30명 발생

◦ 멕시코, '마약왕 아들' 또다시 체포
- 2023년 1월 5일(현지시간) 멕시코군은 시날로아(Sinaloa) 주 쿨리아칸(Culiacán)에서 자국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의 실질적 리더 오비디오 구스만(Ovidio Guzmán)을 체포했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과거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었던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Joaquín "El Chapo" Guzmán)의 여러 아들 중 한 명이다. 
- 아버지인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 수감 이후 오비디오 구스만은 형제들과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었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멕시코에서 마약과 무기를 밀매하고, 밀수 등 범죄를 저질러 왔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2019년에도 한 차례 체포됐다가 석방된 바 있다.

◦ '미국 보여주기'란 평가 나와
- 이날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과정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11명은 군과 경호인력이었고, 19명은 갱단 소속이었다. 시설물이나 차량에 대한 방화도 있었으며, 공항과 도로가 폐쇄되거나 차단되는 등 도시가 사실상 봉쇄됐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공항에 있던 항공기가 총격을 받아 기내 승객들이 바닥에 엎드리는 등 영상도 유포됐다. 
- 하지만 이러한 소요사태를 촉발한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는, 멕시코 정부가 미국 정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날 체포 과정에서 무장 헬리콥터와 수백 명의 군인, 장갑차 등이 동원됐지만 마약과 밀매를 일삼는 범죄집단을 해체하기 위한 단계로 보기 힘들었다는 주장으로, 일종의 무력시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 당시 멕시코는 취임 후 2년 만에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의 첫 방문을 앞둔 시점이었다. 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대통령으로선 미국·캐나다와 3국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있었다. 

☐ 멕시코 대통령 "천박한 주장"이라고 대응

◦ “목숨 잃은 이들에 대한 존중 결여된 주장”
-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가 미국 정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이어지자,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천박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비판이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 10명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이란 답변도 내놓았다.
-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를 처음 방문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AIFA, Felipe Ángeles International Airport)으로 간 뒤 멕시코시티로 이동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오비디오 구스만(Ovidio Guzmán)의 체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전체 기조 변화엔 의심
- 하지만 13년간 멕시코에서 활동한 마이크 비질(Mike Vigil) 전 미국 마약단속국(DEA,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국제운영책임자는 “멕시코는 마약 퇴치와 관련해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길 바란다”며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협력 확대 신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내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면, 멕시코 정부 차원 협력이 필요하지만 필요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 멕시코 보안 애널리스트 알레잔드로 호페(Alejandro Hope)는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는 미국 행정부의 압력이나 정보에 의한 것일 수 있고,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마약왕에 대한 수사의 전술적 포기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 미국은 마약 문제 거론

◦ 바이든 대통령, 취임 2년 만에 멕시코 방문
- 멕시코 정부의 대외적 입장과 달리, 미국 정부는 펜타닐(fentanyl) 등 마약 문제가 중요 의제임을 부각했다. 1월 9일 미국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은 “며칠간 진행될 회의 후 바이든 대통령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에 대해 강력한 협력을 믿는다고 밝히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45세 이하 미국인 사망 원인 1위가 불법 펜타닐 복용일 정도로 펜타닐은 미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멕시코 마약조직을 통해 자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문제에 대해 멕시코 정부 협력을 희망해 왔다. 이번 회의의 최대 주제는 펜타닐이었고 이민자 문제와 공급망, 기후변화 등도 주제였다.
- 취임 후 2년 만에 처음 멕시코를 방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멕시코를 ‘진정한 파트너’라고 부르면서도 공급망 문제 해결과 공동 협력 등 관계를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민자와 마약 밀매 등 현안을 논의했다. 또 양국은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근거해 국경지대 인근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등을 논의했다.

◦ '마약왕 아들' 3년 전에도 체포했지만 풀어줘
- 지난 2019년 멕시코 당국은 오비디오 구스만을 체포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 시가전이 벌어지자 오비디오 구스만을 석방한 전례가 있다. 동시에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년 임기 중 첫 4년 동안 마약왕 추적은 자신의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 이 때문에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가 하나의 보여주기식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또 오비디오 구스만을 체포한 것이 미국에 유입되는 마약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ercoPress, AMLO accuses saying that Ovidio Guzmán was arrested to make a good impression with Joe Biden as a "coarse argument", 2023. 1. 9.
CNN, Extradition of ‘El Chapo’ son to the US halted after 29 killed in arrest operation, 2023. 1. 7.
AP, Ovidio Guzmán's arrest is a gesture to the US, not a sign of change: AP, 2023. 1. 7.
abc7chicago, Son of 'El Chapo' held in top-security prison in Mexico after 29 killed in arrest operation, 2023. 1. 7.
Proceso, AMLO assures that the extradition of Ovidio Guzmán to the United States will not be fast track, 2023. 1. 6.
Proceso, In the operation to capture Ovidio Guzmán, son of "El Chapo", 29 people died: Sedena, 2023. 1. 6.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