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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이란, 반정부 시위 혼란 속 대외 강경 행보··· 중동 긴장 고조

이란 EMERiCs - - 2022/11/30






이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국내 혼란 지속되는 가운데 외부 강경 행보 지속

9월, 이란의 도덕 경찰에 의한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의 부당한 죽음 이후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히잡 시위’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성이 히잡을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사망하며 시작된 시위가 11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 1,400건에 가까운 시위가 이란 전국에서 일어났으며, 현재까지 약 300명 이상의 시위대 사망자가 발생하고 1만 5,0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11월 5일 히잡 반대 시위에 참여한 쿠르드족 여학생이 사망하면서 쿠르드 지역에서는 다시 시위가 확산되었고, 11월 7일에는 이란 남부의 석유 생산 시설 수십 곳에서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어났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상인들에게 히잡 반대 시위 지지 표시로 가게 문을 닫을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도 시작되었다. 11월 21일에는 월드컵 경기에 참가한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이란 국가를 제창하지 않는 등 이란 각계각층에서는 정부에 대한 저항과 항의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란 정부 또한 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1월 13일 테헤란 법원은 시위 참여자에 대해 ‘세상을 타락시키고 신에 거역’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으며, 다른 시위 참여자에 대해서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어 11월 20일 테헤란 법원은 시위 참여자 6명에게 같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란 국회의원 290명 중 227명은 사법부에 시위대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란 소셜미디어에서는 테헤란 지하철역에서 경찰이 무차별 발포하고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폭행하는 영상이 유포되는 등 이란 정부의 대응 수위가 높아졌다는 신호도 나타난다. 이란 인권단체는 진압 병력이 시위대에 대해 총기와 실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주변국이 반정부 시위 선동한다며 ‘외부의 적’으로 시선 돌려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이란 정부는 시위가 미국과 서방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이란에 적대적인 중동 국가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 11월 9일 나세르 카나니(Nasser Kanaan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부의 시위 진압을 규탄한 G7(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외무장관 성명에 대해 조작된 근거에 토대를 둔 주장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으며 G7 국가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1월 19일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가 직접 시위 배후에는 이란을 위협하는 적들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언급하며 시위대에 대한 엄벌 의사를 재확인했다. 

지난 10월 이란 정부는 시위에 대한 언론의 우호적 보도에 항의하며 이란 주재 영국 및 노르웨이 대사를 초치한 바 있으며,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얀(Hossein Amirabdollahian) 이란 외무부 장관은 시위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최고 수준의 압박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시위가 미국의 사주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의 책임이 외부의 적에 있다는 이란 정부의 주장은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22일 이란 혁명수비대(Iran's Revolutionary Guard)는 이란에 잠입한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경찰과 군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내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 근거지를 미사일과 무인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 향한 경고 및 공격 가능성으로 역내 긴장감 고조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 사령관, 사우디아라비아의 친(親)이스라엘 행보에 경고
이번 시위 사태에 관련하여 이란의 주요 공격 대상 중 하나는 중동 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다. 이웃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강조한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 취임 이후 개선 조짐이 보이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는 시위 발생 이후 다시 악화되는 모양새다. 한 예로 지난 10월 호세인 살라미(Hossein Salami)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은 사우디가 지나치게 이스라엘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한 이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이란의 경계심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아직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지만, 무함마드 빈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 3월 이스라엘을 잠재적 동맹국으로 본다고 발언하고 이스라엘 인사들의 사우디 입국이 허용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을 보여주는 여러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언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인내심 잃을 수 있다” 며 경고 
11월 9일 에스마일 카팁(Esmail Khatib) 이란 정보부 장관은 이란이 현재 ‘전략적 인내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우디가 적대 행위를 계속한다면 이란도 인내심을 상실하고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팁 장관의 강경한 발언의 배경에는 이란 전문 매체인 이란 인터네셔널(Iran International)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정부 성향을 가진 이란 인터네셔널은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이란은 사우디가 이란 인터네셔널을 지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카팁 장관은 이란 인터네셔널을 포함해 페르시아어 BBC 등 시위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페르시아어 언론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이 매체들의 취재에 협조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테러 조직 지원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10월에는 살라미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이 사우디가 이란 정부에 적대적인 보도를 통해 국내 문제에 개입하는 언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한 바 있다.

사우디, 이란의 공격 가능성 암시하며 역내 긴장감 고조
사우디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단순히 경고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월 1일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익명의 사우디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사우디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uncil)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란의 위협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중동 내 미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사우디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양국 사이 관계 정상화 노력에도 차질이 발생했다.11월 9일 중동 전문 언론인 암와즈(Amwa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의 중재 아래 이루어지던 사우디와 이란 사이 대화가 중단되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립 성향이었던 무스타파 알카디미(Mustafa al-Kadhimi) 이라크 총리가 중재하던 사우디와 이란의 대화는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정파가 세운 무함마드 알수다니(Muhammad al-Sudani)가 새롭게 이라크 총리로 선출되면서 중단되었다. 새로운 이라크 총리에 대한 사우디의 신뢰 부족이 대화 중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에게 경고 및 강경 대응하는 이란 

이란 외무장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계획했다며 비난
이란의 사우디 침공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이란 정부는 즉각 이를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부정하고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이란 내에 반정부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11월 14일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은 지역 내 불안정을 조장하지 않는 반면 사우디가 이란에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은 사우디와의 문제에도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17일에는 아미르압돌라히얀 이란 외무부 장관이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이스라엘 정보 기관이 반정부 시위를 조장해 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비난하며 이란 국내 혼란의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이란이 이처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국내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되며,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면 침공에 나서지 않더라도 친이란 무장조직을 통한 군사 도발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드론, 오만 해안에서 퍼시픽 지르콘호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
이처럼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1월 22일에는 오만 앞바다를 지나던 유조선인 퍼시픽 지르콘호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잔해를 확인한 미 해군 조사단은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이란 샤헤드-136(Shahed-136)이라고 밝혔다. 퍼시픽 지르콘호는 이스라엘 억만장자인 이단 오페르(Idan Ofer)가 소유권을 가진 싱가포르의 이스턴 퍼시픽 해운(Eastern Pacific Shipping) 소속 선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의도적으로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해군은 국제 해상을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중동 해상 안보를 위협하기 위한 명백하고 노골적인 의도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판에 대해 대해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이란 외무부, “이란 남부 해역 근처 미군 주둔 용납할 수 없다” 고 강조
11월 22일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남부에 있는 국제 해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지역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안정과 평화 정착에 필요한 것은 지역 국가 간의 협력이며, 미 해군 주둔은 지역 안보 불안을 심화하는 결과만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한편 퍼시픽 지르콘호에 대한 드론 공격에 관한 질문에서 카나니 대변인은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으며, 미국이 각종 명분을 이용해 군사 활동을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 위험에 대응해 걸프해 지역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대응하며 이란에 대한 경계 수준을 강화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란이 카타르월드컵을 공격하는 도발 행위까지 벌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모하마드 에슬라미(Mohammad Eslami) 이란 원자력청장,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확대 발표
미국 및 유럽 국가와의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란은 또한 핵개발을 가속하며 서방 국가와 대립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신고되지 않은 곳에서 발견된 우라늄의 흔적에 대해 협조할 것을 이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에슬라미 원자력청장은 11월 22일 포르도 핵시설에서 농도 6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에슬라미 총장은 정치적 압력과 결의안으로는 이란의 접근법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나니 외무부 대변인 또한 IAEA의 결의안이 근거가 없는 정치적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조치가 결의안에 대한 대답이라고 밝혔다. 농도 60% 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농도 90% 농축 우라늄 생산의 전 단계로, IAEA에 따르면 이란의 농도 60% 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62.3kg에 달한다. 지난 2015년의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할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의 최대 농도는 3.67%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우려하나, 이란은 핵개발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이란의 핵개발 가속화 또한 국내의 정치적 혼란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Houthis) 반군, 예멘과 아랍에미리트 공격 지속

후티 반군, 예멘과 휴전 연장 거부 및 공격 재개로 예멘 긴장 고조
이란이 직접 침공이나 군사 행동에 나서기보다 친이란 무장조직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중동 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11월 19일 오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휴전협정 연기를 거부하고 공격을 재개했다. 11월 21일 후티 반군은 예멘 동부 하드라마우트(Hadramout)의 알답바(al-Dhabba) 석유 시설을 공격해 유조선의 원유 선적 작업을 방해했다. 예멘 정부는 후티 반군이 휴전 기간에도 예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의 원유 시설을 공격해 정부의 원유 수출을 여러 차례 방해하는 등 휴전 협정 준수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휴전 협정 재개가 실패함에 따라 예멘 정부 내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무력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다시 예멘 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후티 반군, 예멘 내전 지속되자 석유 기업들에게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떠날 것을 경고
휴전협정 종료를 앞둔 지난 10월 후티 반군은 사우디와 UAE의 적대 행위가 지속된다면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하며 석유 회사들에게 사우디와 UAE에서 떠날 것을 경고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지난 5년 사이 총 130억 달러(한화 약 17조 3,940억 원) 규모의 원유를 예멘에서 불법적으로 채굴했다고 주장하며 연합군 관할 지역에 있는 원유 생산 시설을 타격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 이란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 미사일 시스템 배치
이란과 후티 반군의 위협이 늘어감에 따라 UAE는 지난 10월 이스라엘제 바라크-8(Barak-8) 미사일 방공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9월 이스라엘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도입된 방공 시스템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주요 시설에 배치될 예정이다. 후티 반군은 여러 차례 UAE 본토의 원유 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이에 앞서 UAE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에서 235억 달러(한화 약 31조 4,430억 원) 규모의 첨단 무기를 구입하는 등 이란과 후티 반군의 위협에 대응해 군비를 확충해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UAE는 이란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11월 23일에는 양국 외무부 장관이 서로 통화하여 지역 안보 유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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