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이란, 국내 혼란 이어지는 가운데 역내 국가와의 긴장 고조

이란 EMERiCs - - 2022/11/18

☐ 이란, 시위와 파업으로 인한 혼란 지속 


◦ 이란, 쿠르드인 학생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와 노동자 파업으로 혼란 

- 11월 5일 테헤란에서 히잡 반대 시위에 참여한 박사과정 학생 나스린 가데리(Nasrin Ghaderi)가 진압 병력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가데리의 출신 지역인 이란 쿠르디스탄(Kurdistan)의 마리반(Marivan)에서는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쿠르드족 인권단체인 행가우(Hengaw)에 따르면 보안 병력은 마리반에서도 시위대에 사격을 가해 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 이란에서 쿠르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쿠르디스탄 지역은 이번 시위의 중심지 중 하나인데, 지난 9월 히잡을 불량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 역시 쿠르드인으로 최초의 시위 또한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 한편 11월 7일에는 이란 남부 수십 곳의 석유 생산 시설 노동자들과 이란에서 세 번째로 큰 철강 기업인 에스파한(Esfahan) 철강 공장 노동자들이 정부의 잘못된 운영과 부당한 임금에 항의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SNS상에는 상인들에게 히잡 반대 시위에 동조하여 가게 문을 닫을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도 등장했다. 


◦ 이란 정부, 시위 참여자에 사형 선고하며 강경 대응

- 시위를 강경 진압하겠다는 이란 정부와 고위층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이란 국회의원 290명 중 227명은 법원에 시위 참여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에게 엄격한 처벌을 내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이란 국회에서는 강경보수파가 다수를 차지하며, 보수파 의원들은 미국 등 적대 국가가 이번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11월 13일 테헤란 법원은 시위 참여자가 세상을 타락시키고 신을 거역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하며 정부 시설 방화, 국가 안보 위협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다른 시위 참여자 5명도 징역 5년에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 11월 4일 G7(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외무장관들이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11월 9일 나세르 카나니(Nasser Kanaan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에 토대를 둔 성명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으며, 성명을 발표한 국가들은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 이란, 시위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적대 국가 있다고 주장하며 중동 내 긴장 고조


◦ 이란, 사우디가 적대 행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고 

- 11월 9일 에스마일 카팁(Esmail Khatib) 이란 정보부 장관은 이란 관영 언론사인 파르스 통신에 이란이 이성을 가지고 ‘전략적 인내’를 지키고 있지만, 사우디가 적대 행위를 계속한다면 이란도 인내심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팁 장관은 또한 이란이 보복에 나선다면 적대 국가는 다시는 안정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 앞서 11월 8일 카팁 장관은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전문 매체 이란 인터네셔널(Iran International)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고위 인사들은 이란 인터네셔널이 사우디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호세인 살라미(Hossein Salami)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은 사우디가 이란 인터네셔널을 지원해 이란 국내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사우디를 비판했다. 살라미 최고사령관은 또한 지난 10월에는 사우디가 이스라엘에 의존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사우디, 이란이 자국을 침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 제기

- 11월 1일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익명의 사우디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사우디를 침공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보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중동 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11월 14일 카나니 대변인은 사우디가 비우호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란은 지역 내 불안정을 조장하지 않으며 사우디와도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하고 중동 내 이웃 국가의 안보 유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사우디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이라크의 중재 아래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한 회담을 진행 중이다.


☐ 이란이 국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대외 도발과 강경 행보 보인다는 분석 제기


◦ 국내 불만을 잠재우는 수단으로 이란 정권이 대외 강경 행보에 의존한다는 분석   

- 이란이 시위를 적대 국가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대외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하는 데에는 국내의 불만 여론을 대외 강경책으로 억누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 중동정책연구소(The Washington Institute for Near East Policy)의 이란 전문 연구원 파르진 나디미(Farzin Nadimi)는 이번 시위를 적대 국가가 가하는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한 이란 정권이 친이란 무장조직을 통해 사우디에 대한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사우디 소재 이란학국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Iranian Studies)의 모함메드 알술라미(Mohammed al-Sulami) 소장은 사우디에 대한 도발과 적대적 발언이 국내 불만을 외부로 투사하려는 이란 정권의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정권이 음모론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란의 대외 강경 행보와 이스라엘 내 우파 집권, 중동 내 긴장 고조 촉발

- 이란의 강경 발언은 실제 무력 행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14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가 이라크 내 쿠르드 무장조직이 이란의 테러 행위를 사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정부 지역의 쿠르드 무장조직 시설을 폭격하는 등, 이란의 내부적 혼란은 지역 정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 폴 로저스(Paul Rogers) 영국 브래드포드 대학교(Bradford University) 명예교수는 이스라엘 내 우파 세력의 득세 또한 중동 내 안보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에 대한 강경 행보를 지지하는 우파 세력의 집권으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적으로 폭격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으며, 이스라엘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경우 이란이 이를 국내 불만을 외부로 투사하는 빌미로 삼아 분쟁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 로저스 교수의 분석이다. 로저스 교수는 따라서 서방 정치인들이 중동 내 전쟁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Iran court issues first death sentence in protest-linked cases, 2022. 11. 14.

Arab News, Iran antagonizes neighbors to distract from its failings, 2022. 11. 14.

The New Arab, Iran calls for change in 'unfriendly' Saudi behaviour, 2022. 11. 14.

Opendemocracy, Are circumstances now aligned for possible war in the Middle East?, 2022. 11. 12.

Iran Press, Kanaani dismisses G7 statement on Iran's internal developments, 2022. 11. 10.

Reuters, Iran warns Saudi Arabia 'our strategic patience' may run out – Fars, 2022. 11. 10.

The Arab Weekly, Iran turns to blame game, threatens Saudi Arabia as protests persist, 2022. 11. 10.

Radio Farda, Tehran Designates London-Based Iran International News A 'Terrorist' Organization, 2022. 11. 09.

Iran International, Oil, Steel Industry Workers Join Strikes In Iran, 2022. 11. 08.

Deutsche Welle, Iran: Fresh protests erupt after death of Kurdish student, 2022. 11. 06.

Al-Jazeera, Saudis tell US that Iran may attack the kingdom: Officials, 2022. 11. 02.

Al-Jazeera, Why is Iran designating UK-based TV channels as ‘terrorists’?, 2022. 10. 23.

Reuters, Iran warns Saudi Arabia over 'reliance' on Israel - Guards' commander, 2022. 10. 20.



[관련 정보]

1.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인내심 잃을 수 있다’ 경고 (2022.11.11)

2.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선제 타격 가능 (2022.11.11)

3. 이란, 석유·철강 산업 노동자 파업 시작 (2022.11.10)

4. 이란, 쿠르드족 학생 사망 후 새로운 시위 발생 (2022.11.08)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