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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초국경적 협력 확대하는 중앙아시아 5개국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EMERiCs - - 2022/08/31




키르기스스탄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 개최

키르기스스탄에서 제4차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 협의회 개최, 지역 차원 협력에 있어 상당한 성과
7월 21일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Issyk-Kul) 지역의 휴양지 춀폰 아타(Cholpon-Ata)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이 모두 모인 네 번째  회담이 성사되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역 간 경제, 안보 협력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회담으로 지역 내 다면적인 협력을 위한 건설적인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에모말리 라흐몬(Emomali Rahmon)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테러, 극단주의, 마약 및 무기 밀매, 사이버 범죄 등 초국경 조직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하였으며,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Serdar Berdimuhame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 연대를 강조하였으며, 운송, 통신, 수자원 분야 협력을 위한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한편 카씸-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중국에서 시작해 카자흐스탄을 거쳐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튀르키예, 동부 유럽으로 연결되는 트랜스 카스피해 회랑(Trans-Caspian corridor)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과의 국경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하였으며, 이번 회담에서 마련된 ‘21세기 중앙아시아 발전을 위한 우호, 근린 협력에 관한 합의(Agreement on Friendship, Good-Neighborliness and Cooperation for Development of Central Asia in the 21st century)’를 체결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번 4차 중앙아시아 정상회담 전날인 7월 20일에는 5개국 외교부 장관 간 첫번째 회담이 성사되기도 했다.

5개국 중 타지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21세기 중앙아시아의 발전을 위한 우호, 협력 합의안에 서명 거부, 아직 갈 길 멀었다는 분석도 나와…
21일 정상회담이 마무리되고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21세기 중앙아시아 발전을 위한 우호, 근린 협력에 관한 합의’에 서명하였다. 한편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국내 절차를 이유로 위 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투르크메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외교정책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며, 의회 내 다수당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어 이번 우호, 협력 합의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슐레이만 데미렐 대학교(Suleyman Demirel University) 사회과학원 소속 전문가인 아이자다 누리데노바(Aizada Nuriddenova)는 과거 중앙아시아 국가간 협력이 실패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였다. 누리데노바는 지난 2000년대 과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앙아시아 연합(Central Asian Union, 1994-2001)과 중앙아시아 협력기구(Central Asian Cooperation Organization, 2001-2005)를 발족하였으나 국가 간 정치적 신뢰와 상호 연결성이 부족해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이후 공동 선언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은 정상회담이 정치적 대화를 유지하고, 고위 수준에서 지역적 상호 작용을 논의하는 유일무이한 메커니즘으로 규정한 것을 거론하며 노리데노바는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 회담이 중앙아시아의 새롭게 떠오르는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마를렌 라뤼엘(Marlene Laruelle) 조지워싱턴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중앙아시아 프로그램 단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중앙아시아 지역 협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으나, 이는 협력이지 통합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라뤼엘 단장은 중앙아시아 국가 간 상호 불신이 여전히 큰 상황이며, 정책 접근의 차이,  통합을 위한 세부적인 추진력이 부족하여 중앙아시아 통합이 아직 이르다는 논평을 남겼다.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2023년 착공 전망

키르기스스탄 ·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프로젝트 통한 경제적 효과 기대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실은 지난 7월 30일 왕이(Wang Yi)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이후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9월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Samarkand))에서 개최될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프로젝트 합의안에 서명하길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왕이 부장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서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합의를 마무리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위 철도 건설의 시기가 무르 익었으며, 현지 조사와 건설 절차를 확인하기 위한 중국 대표단이 키르기스스탄에 방문하였다고 밝혔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타당성 연구에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정상은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철도 건설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키르기스스탄의 경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23년 착공될 철도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였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지난 5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가 전 세계 시장과 연결되는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위 철도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연결되며, 동-서를 연결하는 새로운 철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중의 반중 정서,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에 관한 정상들의 기대와 다르게 미국 중동연구소(Middle East Institute)의 유라시아 지역 전문가인 유니스 샤리플리(Yunis Sharifli)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위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국내 반중 정서를 해소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샤리플리는 최근 중앙아시아바로미터(CAB, Central Asia Barometer) 여론조사를 인용하여 여론조사에 응답한 키르기스스탄인 중 19%만이 중국이 투자하는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강력한 지지를 보인 반면, 31%는 중국의 투자를 강력하게 반대하였다고 전했다. 또한 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가 중국과의 프로젝트 진행으로 키르기스스탄의 대중국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샤리플리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건설로 키르기스스탄 내 반중국 정서가 더욱 커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반정부 집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소련 붕괴 이래 갈등의 씨앗
국경 문제 해결 국면 

구소련 시기 모호한 국경선이 낳은 수많은 역외 영토와 중앙아시아 국경 분쟁
중앙아시아 지역이 소련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소련 시기 인위적으로 ‘민족(Nation)’이 구성되었으며, 이에 따라 각 민족 중심으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한번에 마무리되지 못했으며, 따라서 중앙아시아 내 민족 구성과 공화국 구성, 각 공화국들의 국경이 여러 차례 변화하였다. 또한 소련이 붕괴하기 이전 각 공화국들은 토지를 임대, 임차하면서 국경과 실제 통치하는 지역의 괴리가 나타났다. 소련 당시에는 이러한 불일치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소련 붕괴 이후 각 민족 공화국들이 독립하면서 국경 문제가 대두되었다. 중앙아시아 각국 국가들은 양자 협상을 통해 국경 구획을 진행하였으나, 각 국가들이 독립한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가 간 국경 구획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국경을 공유하는 페르가나 계곡(Ferghana Valley)에 위치한 경외지(Exclave) 8곳으로 인해 3개국은 국경 구획에 있어 난항에 빠졌다. 키르기스스탄령 페르가나에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외지 4곳, 타지키스탄의 경외지 2곳이 있으며, 우즈베키스탄령 페르가나에는 키르기스스탄의 경외지 1곳, 타지키스탄의 경외지 1곳이 있다. 3개국은 협상을 통해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지난 2021년 이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간 국경을 둘러싼 유혈 분쟁이 간헐적으로 발생해왔다.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지난 수 십년간 양국의 분쟁 요소인 국경 문제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도 국경 구획 합의 초안 마련
우즈베키스탄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취힘한 이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과의 국경 구획에 박차를 가하였다.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2017년 국경 합의로 전체 1,314km 국경 중 85% 구간을 확정하였다. 2015년 우즈베키스탄 국경수비대는 국경 지역에서 감자 등을 밀수했다며 키르기스스탄 국민을 사살하는 등 유혈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으나, 2016년 9월 이슬람 카리모프(Islam Karimov) 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사망하고 미르지요예프 전 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하면서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국경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22년 3월 양국 대표단은 국경 구획을 위한 단체와 법적 현안들을 논의하기 시작하였으며, 7월에는 국경 구획을 규정하는 법적, 기술 문서들을 마련하였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도 국경 구획 합의안과 국경 구획을 마무리하기 위한 최종 문서들의 초안을 마련하였다. 7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이루어진 정기 국경 구획 회의에서 양국은 양국 간 양자 합의안 문구에 대한 조율을 마무리하였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간 국경의 길이는 총 2,330km에 달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아프가니스탄 지원 노력

전기 수요의 80%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가니스탄, 주요 전력 공급국인 우즈베키스탄 · 타지키스탄에 진 빚 일부 상환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자국 내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2021년 8월 미국의 지원으로 수립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수도 카불(Kabul)이 탈레반(Taliban)에 함락되면서 탈레반에 정권을 이양하였다. 탈레반이 재집권하자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 정권에 제재를 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해외 자산이 동결되었으며, 주변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에너지 대금의 지급도 지연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전력공사인 다 아프가니스탄 브레슈나 셰르카트(DABS, Da Afghanistan Breshna Sherkat)는 2022년 7월과 8월에 이르러서야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에 전력 대금을 상환하였다. 지난 8월 1일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 공급하였던 전력 2,151.3kWh의 대금을 아프가니스탄 전력공사가 모두 지급하였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는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2022년 5월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우즈베키스탄에 진 빚이 7,000만 달러(한화 약  940억 원), 타지키스탄에 진 빚은 3,000만 달러(한화 약  403억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타지키스탄 에너지 공사인 바르키 토지크(Barqi Tojik)는 아프가니스탄이 20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를 상환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 강조
지난 7월 25~26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수도 타슈켄트(Tashkent)에서 아프가니스탄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20개국과 국제기구 대표단을 초청하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이 컨퍼런스의 주요 목적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우즈베키스탄 측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위한 조속한 지원과 국제적인 수준에서 정치, 경제적인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미국과 탈레반 간 직접 협상을 주재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이러한 컨퍼런스를 진행한다고 해서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 내 정식 정부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컨퍼런스에서 탈레반 측에 다른 국제 테러 단체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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