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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라틴아메리카 양식업, 블루혁명과 지속 가능한 발전

중남미 일반 서지현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조교수 2022/08/19

1. 유엔해양회의, 해양 비상사태(Ocean Emergency)를 선포하다
2022년 6월 27일부터 7월 1일 사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개최된 유엔해양회의 개막 연설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해양 비상사태(Ocean Emergency)’를 선포하고 전 세계 각국 정부는 하루 빨리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2년 5월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발표한 ‘2021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저지대에 위치한 나라와 해양도시가 물에 잠길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해양 오염은 날로 심화되고 있고, 남획에 따른 수자원 고갈 등으로 해양이 다양한 측면에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1). 21세기 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식량위기, 에너지 위기, 기후 위기 그리고 최근의 팬데믹 위기에 이어 이번에 선포된 해양 비상사태 선언은 인류와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다면적인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다는 전 세계 35억 명 이상에게 해양 식량을 공급하고 1억 2,000만 명에게 어업이나 어업 관련 생계 활동의 원천을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해양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용해야 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2). 또한 해양 자원에 근거해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전 세계 인구의 약 97%는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다3). 이와 관련하여 이미 2015년 선언된 SDGs 목표 14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양과 해양자원 보존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s) 지정을 위한 강력한 글로벌 해양 조약 체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다가오는 8월 뉴욕에서 개최될 회의에서 2030년까지 해양의 30%를 보호할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조약인 글로벌 해양 조약 체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4).

전 세계 해양의 식량 자원이 남획으로 점차 고갈되어 가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접근으로서 양식업의 발전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맥락에서 그 함의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양식업의 발전에 대해 살펴보고, 그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고찰해보기로 한다.

2. 라틴아메리카 양식업의 발전

1) 블루혁명과 양식업
남획으로 축소된 세계 어류자원 규모와 증가하는 세계 수산물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1980년대 이후 양식업(aquaculture)은 상당 수 국가들의 관심사항이 되었다5). 양식업의 발전에는 ‘블루혁명’이라 불리는 수산업 기술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6). 블루혁명의 토대는 2차 세계 대전이후 ‘발육이 좋은 어란 선별, 호르몬제 투입을 통한 사육, 항생제를 통한 질병 통제 등의 기술 발전’ 등으로 형성되었고, 1990년대 이후 추가적인 기술 발전으로 양식업 붐의 기반을 마련했다7). 특히 1982년 유엔 해양법의 제정으로 200마일 규범이 형성되어 원양어업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서 양식업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8)

현재 전 세계 양식업은 중국의 주도 하에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집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아시아 대륙은 전 세계 양식업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9). 2018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식 생산물의 주요 수출국으로는 중국, 노르웨이, 베트남, 인도, 태국, 칠레가 있으며, 주요 수입국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있다10). 양식업으로 생산되는 주요 어종으로는 새우, 연어, 송어 등이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자본 및 기술의 발전, 각국의 거시 정책의 변화, 지리적 이점 등으로 인해 1980년대 이후 양식업이 급격하게 성장했는데, 라틴아메리카의 주요 양식 생산 및 수출국으로는 칠레, 브라질, 에콰도르, 멕시코, 콜롬비아, 멕시코 등이 있으며, 주요 양식 어종으로는 연어, 새우, 틸라피아(tilapia) 등이 있다11). 다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주요 양식국인 칠레와 에콰도르 사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칠레의 연어 양식업
라틴아메리카 양식업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칠레의 경우, 1980년대 초 이후 시장 개방 정책 및 수출 다변화 전략으로 양식업이 급격하게 성장했다12). 특히 칠레는 양식업을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스코틀랜드를 제치고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연어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13). 칠레에서 연어 양식업 붐이 일게 된 주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칠레는 피오르드식 해안과 청정 담수 등과 같은 연어 양식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춘 파타고니아 지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서양 연어종과 같은 외래종 양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 지원과 국제 개발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 및 투자 제도의 개선을 통해 세계 2위의 연어 양식 생산 및 수출 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14).

<그림 1> 2008년 이전 칠레 연어 생산 및 수출량의 변화
* 자료: Iizuka et al. (2016) (서지현, 2021: 92에서 재인용)


<그림 2> 1994년부터 2017년까지(1~12월) 에콰도르 새우 수출 추이
* 자료: https://www.globalseafood.org/advocate/shrimp-farming-industry-in-ecuador-part-1/ (검색일: 2022. 7. 2)


2019년 기준 칠레는 약 90만 톤의 연어를 생산하며,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연어 양식 생산국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연어에 이어 최근에는 홍합 양식 생산도 늘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홍합 생산국으로도 자리 잡았다. 이처럼 칠레의 양식 산업은 광물, 과일 및 채소, 목재와 더불어 칠레의 주요 수출 산업 중 하나이다.

3) 에콰도르 새우 양식업
칠레와 비교할 때, 그 비중이 낮기는 하지만 에콰도르 역시 라틴아메리카의 주요 양식 산업 국가 중 한 곳이다. 에콰도르 양식업은 생산 규모는 2019년 5억 7,580만 달러(한화 약 7,557억 2,883만 원)에 달했고, 전체 GDP의 약 0.5%를 차지했다15). 에콰도르의 주요 양식종으로는 새우가 있는데, 에콰도르의 새우 양식업은 지난 10여 년간 급격하게 성장하여 생산량이 2010년 14만 5,000 메트릭톤에서 2020년 67만 5,000 메트릭톤으로 약 400% 증가했다16). 이로써 에콰도르의 양식 새우는 원유, 바나나, 장미 등과 함께 주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에콰도르에서 생산된 양식 새우 역시 칠레의 연어와 마찬가지로 주로 내수용 보다는 수출용으로 생산되는데, 에콰도르는 태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새우 생산국이며, 라틴아메리카의 1위 양식 새우 수출국이다.

에콰도르의 새우 생산 및 수출은 약 6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주요 생산지로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에스메랄다스, 마나비, 과야스, 엘 오로 등이 있다17). 특히 에콰도르 정부는 새우 양식업의 발전을 위해 선진 생산 기술을 도입하고, 유럽 등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18)

3. 라틴아메리카 양식업의 도전
블루혁명이라 불리며 세계 수산물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고 칠레, 에콰도르 등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는 양식업은 한편으로 양식업이 이뤄지는 지역에 생태·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한된 연안 공간에서 양식업 생산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발생하며, 또한 한정된 연안 자원을 둘러싸고 다양한 행위자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지역 분쟁으로 비화되기도 한다19). 아래의 표는 양식 연어의 주요 생산 단계 <담수 부화-바다양식-가공 및 제조>별로 발생하는 주요 생태·사회적 영향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칠레 연어 양식업과 관련해서 주목해 볼 지점은 연어 양식업이 붐을 이루면서 연안 생태계에 다량의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20). 이는 비단 연어 양식업 뿐만 아니라 공장식 가축 사육장과 같이 대규모 단일 경작 형태로 생산되는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해 온 문제이며, 대규모 단일 경작의 형태로 성장해 온 양식업 역시 대규모 항생제 사용에 따른 식품 안정성의 문제 및 생태계 건강에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대규모 식품 산업 생산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동조화되지 않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대규모 양식업의 발전은 전통적으로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어업에 종사해 온 소규모 어민 공동체와 원주민 공동체가 동등하게 연안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에도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21)

<표 1> 양식 연어 생산 단계에 따른 주요 생태·사회적 영향
* 자료: 서지현(2021: 95)


칠레 연어 양식업과 관련해서 파타고니아에서 발생한 여러 생태·사회적 문제들은 에콰도르 새우 양식 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에콰도르의 새우 양식업 생산의 주된 생태적 영향은 맹그로브 숲의 파괴이다22). 맹그로브는 열대·아열대 지역의 해변이나 하구의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로 다양한 해양 생물체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태풍 및 허리케인 등을 예방하기 위한 방풍림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기능도 인정되고 있다. 연어 양식업과 마찬가지로 에콰도르의 새우 양식업 또한 집중적인 형태로 단일 경작되고 있기 때문에 다량의 항생제 사용과 같은 식품 안정성 문제 및 생태계 건강에 대한 문제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생태·사회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맹그로브 숲 파괴와 같은 문제를 발생시켜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동조화 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4.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유엔사무총장이 유엔해양회의를 통해 제기했던 ‘해양 비상선언’은 그동안 인류에게 무한한 자원을 제공할 것으로만 믿었던 해양 및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용한 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하지 못한다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해양 온도 상승 및 해양 오염에 따른 해양 생태계의 변화 및 파괴, 해양 자원의 남획 및 남용에 따른 급속한 해양 자원의 고갈 등의 문제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기후 비상선언에서 제기된 문제와 마찬가지로 인류 사회의 긴요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리스본 유엔해양회의를 통해 드러났듯 해양 비상선언 역시 미래세대의 부담을 강요하는 현 세대의 외면의 형태로 국제 사회가 대응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해양 비상선언은 양식업의 발전과 같은 기술 발전이 현 세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식량위기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단기적인 해결책일지라도 장기적인 맥락에서는 지구 생태계와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인류 구성원에게 지속 가능하지 않는 발전 방식일 수 있음을 상기하고 하루 빨리 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 세대 인류가 전 지구적 규모의 생산과 소비의 확장과 이를 위한 투자와 기술 발전에 골몰하는 동안 우리가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계속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시기이다.



* 각주
1) McVeigh, K. (2022), “UN head declares ‘ocean emergency’ as global leaders gather in Lisbon”, 『The Guardians』 27 June 2022.
2) McVeigh, K. (2022), “UN head declares ‘ocean emergency’ as global leaders gather in Lisbon”, 『The Guardians』 27 June 2022.
3) McVeigh, K. (2022), “UN head declares ‘ocean emergency’ as global leaders gather in Lisbon”, 『The Guardians』 27 June 2022.
4) McVeigh, K. (2022), “UN head declares ‘ocean emergency’ as global leaders gather in Lisbon”, 『The Guardians』 27 June 2022. 
5)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6)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7)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8)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9) https://www.veterinariadigital.com/en/articulos/aquaculture-in-latin-america-overall-picture/ (검색일: 2022. 7. 1).
10) https://www.veterinariadigital.com/en/articulos/aquaculture-in-latin-america-overall-picture/ (검색일: 2022. 7. 1.).
11)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12)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13)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14)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15) https://www.veterinariadigital.com/en/articulos/aquaculture-in-latin-america-overall-picture/ (검색일: 2022. 7. 1.).
16) https://www.veterinariadigital.com/en/noticias/shrimp-production-in-2022-to-be-led-by-latin-america-producers/ (검색일: 2022. 7. 1.).
17)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200&pNttSn=178781 (검색일: 2022. 7. 2).
18)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200&pNttSn=178781 (검색일: 2022. 7. 2).
19) 서지현 (2021),“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20)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21) 서지현 (2021), “칠레 비전통 수출산업과 파타고니아 지역발전: 연어 양식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태연구, 28(2): 81-106.
22) Latorre, S. (2014), “Resisting Environmental Dispossession in Ecuador: Whom Does the Political Category of ‘Ancestral Peoples of the Mangrove Ecosystem’ Include and Aim to empower?”, Journal of Agrarian Change, 14(4): 54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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