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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팬데믹이 아프리카 여성과 소녀들에게 미치는 다면적 영향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왕선애 상명대학교 국제개발평가센터 연구교수 2022/08/09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아프리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감염자가 2020년 2월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이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전 지역으로 확산했다. 2022년 7월 기준, 아프리카 대륙은 <그림 1>에서 나타나듯이 코로나19 5차 대유행에서 6차 대유행으로 전환하는 단계이다.

<그림 1> 아프리카 대륙의 코로나19 대유행 추이
2020/02-2022/07/15
* 자료: https://covid19.who.int/ (검색일: 2022/07/15)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022년 7월 15일 기준, 915만 9.920명으로 아메리카(1억 6,009만 9,971명), 유럽(2억 3,431만 5,859명) 그리고 동남아(5,888만 5,821명)에 비해서 훨씬 적은 상황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감염자 수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여러 지역이나 계층에서 균등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국가, 지역사회, 가정, 그리고 개인에게 집중되어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보건 및 경제 인프라가 취약하고 정치 및 사회적 여건이 불안정한 점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영향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은 구조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불평등에 직면한 아프리카 내 취약 계층, 여성과 소녀들에게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1).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는 여성과 소녀들을 더욱 취약한 환경과 다면적인 위기의 상황으로 내몰았는데, 이러한 위기는 구체적으로 성폭력 및 가정폭력, 조혼, 노동 위기, 계획되지 않은 임신, 과도한 가사노동, 식량 불안정, 그리고 빈곤의 심화와 연계되어 있다. 

아프리카 여성과 소녀 대상 가정폭력 및 성폭력의 증가
안타깝게도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일이지만, 팬데믹과 같은 위기의 시기에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및 학대가 증가한다2). 이러한 젠더 기반 폭력(Gender Based Violence) 행위는 갈등과 전쟁, 질병 발발, 자연재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증가하며, 기존의 성 불평등 및 가부장적 사회 규범, 스트레스 증가, 이동 제한 및 사회적 고립 조치로 인해 발생한다3).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및 격리 기간 동안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 증가와 더불어 가정의 경제적 압박감이 젠더 기반 폭력의 발생률을 상승시켰다4). 이러한 폭력의 증가 원인으로 여성의 복종을 강요하고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회문화적 규범에 내재해 있는 해로운 젠더 고정관념을 꼽을 수 있으며, 이는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그리고 짐바브웨에서 젠더 기반 폭력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5).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은 가정 내 친밀한 파트너나 주변 인물들에 의해서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한 점을 고려했을 때, 봉쇄 기간 중 여성과 소녀는 가해자와 함께 '봉쇄'되었고, 피해자 지원 네트워크 및 관련된 사회 서비스로부터는 분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6)

코로나19로 인해서 빈곤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폭력 피해 여성들은 가해자인 남편의 경제력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서 학대에 지속해서 노출된다7). 케냐의 사례를 살펴보면, 초기 봉쇄된 2주 기간 동안 성폭력 사건이 형사 사건의 35.8%를 차지하며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여성 살해 사건 역시 3배 증가하였다8).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코로나19가 젠더 기반 폭력의 증가를 초래하였고, 나아가 빈곤, 불평등, 범죄, 실업률의 증가 및 체계적인 사법 시스템 구축 실패와 같은 기존의 구조적인 문제를 심화시켰다9).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의 시기에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의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10)

조혼 및 10대 임신 증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여학생들은 임신, 성폭력, 성매매, 과도한 가사노동에 노출되었다. 특히 학교 폐쇄로 학교가 더 이상 여학생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여학생들의 임신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케냐의 경우, 학교 수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나록 카운티(Narok county)에서 5,000명 이상의 여학생들이 여성 성기절제(female genital mutilation)나 임신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11). 가나의 크라치 서부지역프로그램(Krachi West Area Program)은 학교 폐쇄 기간 중인 2020년 3월과 5월 사이, 10대 임신이 51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거의 9배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12). 과거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Ebola)가 발생했을 때, 소녀들의 임신이 확연하게 증가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확산으로 인한 학교 폐쇄 기간 중 소녀들의 조혼 및 강제 결혼, 성매매가 증가하였고, 일부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의 임신이 최대 65%까지 상승하였다13).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소녀들의 임신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 기간 중 조혼이나 성폭력 또는 이성 교제를 통해서 여성 청소년의 임신 사례가 크게 늘었다. 케냐, 말라위, 에티오피아와 같은 국가들에서 10대 임신과 조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14)

여학생들의 임신 사례 증가와 더불어 장기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빈곤 상황이 악화되면서 빈곤 가정의 소녀들은 가족들로부터 조혼의 압박을 받고 있다. 경제적 이유로 조혼이나 취업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되면 소녀들은 학업을 지속하기 어렵고 결국 학업을 포기하게 된다15). 위기 시 여성 청소년은 학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두 배 높아진다16). 전반적으로 취약한 가정, 위기 및 재난 피해 지역 그리고 감독 및 보호가 제한된 지역의 소녀들은 조혼이나 성폭력 그리고 계획되지 않은 임신의 위험에 더욱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17).

가사노동 및 돌봄 노동 증가
아프리카 여성과 여성 청소년은 전통적인 사회 규범에 따라 육아, 가사일, 가족 돌봄, 약자와 환자 돌보는 일 등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 기간 중 가정에서 가사노동의 증가, 가족 돌봄의 부담을 짊어지게 되었다. 특히 여성 청소년들은 학교 수업이 없는 동안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이는 집안일과 동생 및 아픈 가족 등 가족 돌봄 노동을 분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정 내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무급 돌봄과 가사노동이 약 3배 정도 많았고, 케냐의 경우 남성의 2.9시간에 비해 여성은 하루 평균 11.1시간 동안 가사노동을 한다18). 그리고 전염병이 발생했을 시, 여성들은 가정 내에서 환자를 돌보는 돌봄 노동으로 인해서 질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인력과 복지 서비스 제공 인력의 60% 이상은 여성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19). 학교 폐쇄 기간 중 여성들은 자녀들을 돌보는 것 외에도 노인이나 환자도 돌봐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가정 내에서 일하는 시간이 훨씬 더 증가하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팬데믹 기간에 집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추가적인 돌봄 노동은 하루 약 4시간으로 추산된다20).

가정 내 여아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기간 동안 집안일과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며, 일부의 경우는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 성매매를 시작하기도 한다21). 소녀들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의 책임과 더불어 집안일에 대한 책임도 떠안아야 한다. 에볼라 위기 동안 가정에서의 돌봄 노동이 증가함에 따라 이 시기에 남아와 비교해서 여아는 가정에서의 학습이 제한되었고, 학교 수업이 재개되었을 때 여아의 중퇴율이 증가하였다. 이미 과거 위기 사례에서 증명되었듯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여아들이 과도하게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경우 학업 기회의 상실 또는 학업 부진으로 이어지게 되어 궁극적으로 소녀들의 학습권이 보호되지 못하는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생식 보건 서비스의 제약
WHO에 따르면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합병증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15~19세 소녀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22).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보건 위기의 상황에서 10대 임산부와 산모는 보건 서비스의 제약으로 성생식 건강에 있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여성과 소녀들은 이동제한 조치 및 코로나19에 대한 우선적 대응 방침으로 인해서 필요한 성생식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에 크게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23). 이러한 환경은 산모 및 신생아 사망률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24). 10대 임신과 조혼은 여성 청소년의 교육, 건강 및 고용을 통한 자기 계발을 저해하고, 자녀의 발달 역시 방해한다고 보건 전문가들은 강조한다25). 아프리카 국가들은 학교 폐쇄 기간 중 임신한 여학생들의 학교 복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한 여학생들의 성생식 보건 서비스 및 학교 복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성 주류화의 관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영향 분석 및 대응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은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에 대한 노력을 방해하고 무력화 시키는 한편 기존의 성 불평등과 가부장적인 사회 규범을 강화하면서 여성과 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26).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는 추세 속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며, 특히 정부나 국제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의 대응 전략 및 정책은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즉, 팬데믹의 영향에 노출된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정책 및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가 여성과 소녀들에게 초래한 다면적 영향을 회복하고 만회할 수 있도록 부분적이 아닌, 포괄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성생식 건강, 성폭력, 인권, 노동, 교육 등의 분야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겪고 있는 다면적인 위기를 고려한 총체적인 접근 방안과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 각주
1) Africa Union, 2020, Mzini, 2020: 17000에서 재인용; World Bank, 2020: 1
2) UN Women, 2020a: 3; Chuku C. & Mukasa A. and Yenice Y.
3) Yayboke & Abdullah, 2020: 2
4) IANWGE, 2020: 8
5) Asia News Monitor, 10/02/2021
6) Kemitare, J., Werunga, C. and Wachira, W,, 2020
7) Asia News Monitor, 10/02/2021
8) Muriithi, 2020: 12; Mzini, 2020:17000에서 재인용
9) Asia News Monitor, 10/02/2021
10) UN Women, 2020b
11) The Nation, 09/09/2020
12) Baker, 2020; 왕선애, 2020: 155에서 재인용
13) UNESCO, 2020
14) Bhalla, 21/08/2020
15) Bissoonauth 10/07/2020
16) Aborode, A. et al. 2020
17) UNESCO, 2020
18) Paristau, D. S., 29/01/2021
19) Chuku C., Mukasa A., and Yenice Y., 08/05/2020
20) Chuku C., Mukasa A., and Yenice Y., 08/05/2020
21) Bissoonauth 10/07/2020; 왕선애, 2020: 155에서 재인용
22) The Standard, 30/08/2020
23) African Union Commission, 30/06/2020; Onyango, 19/11/202
24) Targeted News Service, 03/07/2020
25) Bhalla, 21/08/2020
26) Yayboke, E. and Abdullah, H. F.,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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