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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 핀테크 산업의 성장: 최근 시장 동향과 정부 규제 현황

인도 Dr. Bibekananda Panda State Bank of India Economist 2022/08/0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핀테크는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개인과 단체가 금융에 접근하는 방식에 혁신을 꾀한다는 근본적인 목표를 가지고 오늘날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의 형태는 크게 스타트업, 기술기업, 그리고 기존 금융기관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핀테크는 종래 제공되던 서비스를 점차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전하면서 기존의 금융 인프라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핀테크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인도의 은행 및 금융기관에서도 사업 대상 확대, 고객 서비스 개선, 비용 최적화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신기술 도입에 나서는 중이다. 단, 전통적인 형태의 은행과 금융기관은 대체로 핀테크를 자사 사업 모델 개선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반면, 핀테크를 주력 분야로 삼아 등장한 신생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아예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거나 이전까지 공략이 불가능했던 신규 시장 부문을 개척하는 등 더욱 혁신적인 도전에 나서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 핀테크 산업의 현황
핀테크라는 개념 자체는 수십 년 전에 등장했지만, 핀테크 기업이 일반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 방식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오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핀테크는 오늘날 인도 금융업계의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 흐름으로 등장했고, 인도의 핀테크 도입률은 87%에 달해 세계 평균인 64%를 크게 상회하면서 인도를 핀테크 강대국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현재 총 6,636개의 유관 분야 스타트업을 보유 중인 인도의 핀테크 시장은 성장률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도의 핀테크 기업가치 총합은 2021년을 기준으로 500억 달러(한화 약 66조 원)를 기록했고, 이 수치는 2025년에 1,500억 달러(한화 약 198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의 핀테크 기업 생태계는 대금결제, 대출, 자산관리 분야 웰스테크(WealthTech), 개인재무관리, 보험 분야 인슈어테크(InsurTech), 규제 분야 레그테크(RegTech)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다. 특히 인도의 핀테크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를 달성한 이른바 유니콘 기업은 2022년 7월 14일을 기준으로 총 24개에 달하며, 이는 인도가 보유한 모든 유니콘 스타트업의 약 20%에 해당한다.

<표 1> 인도의 핀테크 분야 유니콘 스타트업 현황
* 자료: 잉크42(Inc42) 및 인베스트 인디아(Invest India)


인도 핀테크 스타트업 대상 투자 현황
최근 핀테크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인도에서는 2014년까지 해당 분야 투자액이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를 기록했고, 2021년 한 해에만 총 280건의 투자가 이루어져 80억 달러(한화 약 10조 6,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또한 인도에서는 도·소매업, 투자관리, 보험, 신용대출, 자기자본 조달을 중심으로 핀테크 혁신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향후 금융서비스 분야의 발전 전망도 긍정적이다. 비록 2015년까지 핀테크로 유입된 투자의 90% 이상이 대금결제나 대체금융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슈어테크, 웰스테크 등 이전보다 다양한 분야로까지 투자가 확산되는 추세이며, 인도 핀테크 산업이 지닌 엄청난 잠재력은 해당 분야 전반에 대한 투자 추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인도에 소재한 많은 은행들도 사업 확장과 비용 절감을 위해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들 은행에 있어 핀테크는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라 자사 사업을 확대하고 고객 만족을 달성하는 과정에서의 핵심 파트너이다. 은행이 핀테크 분야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크게 두 가지인데, 먼저 투자 대비 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주요 스타트업과의 연대 강화를 바탕으로 향후 기업 생태계에서 전략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도 있다.

<그림 1> 인도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건수(좌변) 및 액수(우변, 단위: 10억 달러) 추이
2022년 5월 31일까지의 통계
* 자료: 잉크42(Inc42) 및 인베스트 인디아(Invest India)


인도 핀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
핀테크 도입이 인도에 가져온 다양한 경제적 혜택의 사례로는 금융 포용성 확대,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다양화, 금융서비스 효율성·접근성·가용성 향상, 고객 만족도 제고, 신용대출 효율 증대, 고객별 필요에 알맞은 상품 제공, 개선된 보증 모델 도입을 비롯한 리스크 관리의 진보, 그리고 레그테크 도입을 통한 규제 이행비용 절감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2016년 11월에 지하경제 척결을 위해 자국 화폐 고액권을 폐기하는 초강수를 둔 인도 입장에서 아직까지 디지털 대금 결제의 대중 보급률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태이며, 앞으로 디지털 대금 결제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핀테크 활약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10여 년간 인도의 대금결제 환경에서 디지털 결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결제건수는 50%, 결제금액은 6%의 연평균 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을 기록한 사실은 고무적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는 인도의 핀테크 환경을 6대 핵심 금융분야에 걸친 20개 세부분야로 구분하였으며, 그중에서도 인도의 핀테크 사업 발전을 다방면으로 견인한 것은 바로 디지털 대금결제로 보았다.

<그림 2> 인도 핀테크 산업의 6대 금융분야 및 20개 세부분야
* 자료: 저자 작성


인도의 핀테크 산업 규제
핀테크는 기존 금융체계에 새로운 도전요소 및 위험성을 가져와 금융 안정성과 시장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어느 정도의 규제를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서 규제기관은 한편으로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체계의 안정성 저해를 방지한다는 양대 목표 사이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공유된 원칙을 바탕으로 핀테크 활동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하며, 규제의 구체적 대상으로는 사업 및 수익 모델, 거버넌스, 기업 관행, 위험성 관리, 그리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관리 기법 장려 등을 들 수 있다.

핀테크 기업은 대체로 크게 세 가지 종류의 규제를 받게 된다. 첫째, 활동기반(activity-based) 규제는 수행 주체의 법적 지위나 형태와 무관하게 특정 활동에 일괄 적용되는 규제를 의미한다. 둘째, 주체기반(entity-based) 규제는 예금 유치, 대금결제 중개, 대출, 증권 보증 등 특정한 업무 종사 면허를 지닌 기업이 적용받는 규제이다. 셋째, 결과기반(outcome-based) 규제는 각 주체가 공통된 기본 요건과 기술적 조건을 충족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일상생활에서의 기술 및 디지털 서비스 활용이 빈번해지면서 디지털 사기나 소비자 불만 사례 발생 빈도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RBI, Reserve Bank of India)은 핀테크 활동에서 발생하는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한 감독체계 신설 구상을 발표했으며, 여기에서는 P2P 대출기관, 대체 신용평가 플랫폼,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등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이 새로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RBI는 또한 사이버 보안 분야의 감독도 크게 강화하면서 특정 감독 대상 기관에 피싱(phishing) 모의훈련을 실시해 이메일 보안 기준과 사이버 공격 대비 수준을 점검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에서 일부 채권 추심업체들이 적절한 견제나 통제 없이 추심요원을 통해 자행하는 과잉대응 문제가 불거지자 RBI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 분야에 쏟는 관심도 늘어나는 중이다.

다만 대체로 위험성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RBI의 규제는 핀테크 사업의 빠른 확장을 막는 요소로 기능하기도 했다. 일례로 2017년경에 통합 결제 인터페이스(Unified Payments Interface)가 도입되고 엄격한 고객 신원확인 기준이 시행되면서 주요 선불결제수단(PPI, Prepaid Payment Instruments) 운영사들의 대체지갑 서비스 확대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보다 최근에는 디지털 대출이나 PPI 및 후불결제에 대한 심사 강화, 그리고 암호화폐 거래에 적용되는 지나칠 정도로 높은 세율 등이 핀테크 산업계의 우려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핀테크 산업의 성장 전망  
인도경제는 핀테크 산업 육성에 유리한 전략적 입지에 있다. 핀테크 성장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요소는 꾸준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기존 금융서비스의 낮은 보급률인데, 인도는 이 두 가지 요건을 만족하는 대표적 국가이다. 인도의 핀테크 산업 확대를 촉진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공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인 인디아 스택(India Stack)으로, 핀테크 기업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물리적 부지나 문서, 현금의 필요성이 적은 인도 특유의 디지털 인프라가 가져오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밖에 인도는 이미 스마트폰 보유 인구 및 인터넷 사용 인구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는 등 디지털 시장 규모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고, 중위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28세에 불과하다는 점도 앞으로 핀테크 서비스 시장의 자생에 우호적인 조건을 형성해준다.

이에 더해 기술적 발전 및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힘입어 금융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이 사실상 전무한 자산 경량화(asset-light) 모델이 인도에서 확산되면서, 물리적 규모 확대 없이도 정부의 보조금 지급(subsidization) 등을 통한 산업 지원이 보다 용이해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이 이처럼 거래비용을 절감하게 되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담도 함께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 제공 서비스의 매력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핀테크 산업 환경 자체가 기존의 낡은 구조에 구애받지 않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전체 비용 구조를 관리할 수 있는 신생 생태계인 점, 그리고 인도 정부가 핀테크 규제에 있어 온건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 등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해준다. 특히 후자에 있어 RBI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 Securities and Exchange Board of India) 및 보험규제개발국(IRDA, Insurance Regulatory and Development Authority)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성장을 거듭하는 자국 핀테크 산업이 과잉규제로 인해 피해를 받는 일을 막기 위해 산업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론
최근 상당한 성장을 보여준 인도의 핀테크 산업은 디지털 경제 발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풍부한 데이터와 분석 역량, 자산 경량화 플랫폼, 사실상 전무한 수준의 낮은 거래비용 등으로 무장한 인도의 핀테크 산업은 기존의 은행 및 금융서비스 기관과 때로는 상보적이고 때로는 경쟁적인 관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 은행들의 신기술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동안 핀테크 혁신기업들은 금융서비스를 분야별로 분리해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인도의 핀테크 시장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과 진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높은 기술적 역량과 고객 중심적 접근법이 해당 시장 발전을 근본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한편 핀테크 기업과 은행이 서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핀테크 분야에서는 최근 이른바 빅테크(BigTech)라 불리는 기술 대기업들도 재빠른 기술 도입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상기 빅테크의 경우 신생 핀테크 기업과는 달리 다양한 서비스를 한군데 모아 제공하는 통합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이처럼 핀테크 산업의 성장이 계속되면 이에 따른 규제의 필요성도 함께 증가하게 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합리성과 명확성을 지닌 바람직한 규제책을 입안해 시행할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핀테크 분야가 더욱 발전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향후 인도의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엔진으로서의 역할도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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