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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대통령, 국가비상사태 한 달 더 연장... 국민 신임 회복에 난항

스리랑카 EMERiCs - - 2022/08/05

☐ 신임 대통령, 반정부 시위대에 적개심 표출


◦ 국가비상사태 한 달 더 연장

- 7월 27일 스리랑카 의회는 국가가 당면한 정치·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가비상사태를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7월 17일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당시 스리랑카 임시 대통령은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전(前) 대통령의 국외 도피 이후, 국내 질서 회복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스리랑카에서는 군대와 경찰이 시민들의 집회 및 시위를 제한하고, 영장 없이도 용의자를 구금하고 가택을 수색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스리랑카에서는 7월 20일 라닐 위크라마싱하 당시 임시 스리랑카 대통령이 의회 다수의 표를 얻어 새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으나, 반정부 시위대는 라닐 위크라마싱하 신임 스리랑카 대통령이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총리에 지명하는 등 라자팍사 가문과 한통속이라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은 신임 대통령으로의 취임 전 총리였을 당시인 7월 9일 시위대가 자신의 가택에 불을 지르자, 대통령 취임 이후 시위대를 ‘파시스트(facist)’라 칭하는 등 공개적으로 시위대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 스리랑카 전 대통령, 귀국 시 면책 특권 받지 못할 가능성 커

-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의 귀국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7월 27일 반둘라 군와르데나(Bandula Gunwardena) 스리랑카 정부 대변인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보이며, 귀국한 후 범죄 혐의로 기소 시에는 더는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변호사인 루위에 니랑잔 구네샤나탄(Luwie Niranjan Ganeshanathan)은 대통령의 면책 특권은 재임 시에만 적용되는 것이며, 퇴임 후에는 뇌물 수수, 부패 등 형사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편, 싱가포르로 피신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은 사회 방문(social visit) 자격으로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으며, 싱가포르 체류 비자를 14일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에 망명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그가 개인 체류자 자격으로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새 정부, 정통성 회복하여 국민에 고통분담 요구할 수 있어야 개혁 가능


◦ 새 정부의 정통성 회복 절실

- 정치 전문가들은 반대 목소리에 대한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의 고압적인 정책이 국내 정치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가 당면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프로그램 협상을 반드시 조기에 타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스리랑카 국민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일련의 경제 구조개혁을 IMF의 요구대로 단행해야 한다. 

-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은 총리 시절에 재무부 장관직을 겸임하면서 IMF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협상을 맡았으며, 당시 공무원 정원 감축 및 급여 삭감을 통해 공공부문 임금 부담을 경감하고, 스리랑카항공(Sri Lanka Airlines)을 포함하여 적자 경영에 허덕이는 공기업들을 매각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국제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소속 수석 회계사인 탈랄 라피(Talal Rafi)는 사회주의 이념에 심취한 강성 노조가 지배하고 있는 스리랑카 공기업이 경제의 발목을 붙잡는 병폐라고 지적했다.

-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2022년도 스리랑카의 경제가 7%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스리랑카 경제 위기가 최소한 2023년 말까지 지속하리라 진단하면서, 국민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스리랑카 정부의 정통성 회복이 긴요하다고 평가했다.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은 IMF의 주문대로 국고를 확충해 부채 지속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부가가치세(VAT) 세율을 8%에서 12%로 법인세를 24%에서 30%로, 소득세를 18%에서 34%로 높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민에 고통 분담을 강요하기에 앞서, 반대파 인사들을 정부 구성원으로 임명하고 차기 총선과 대선에 대한 명확한 일정을 제시하여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허약한 정통성(legitimacy)을 강화하고 국민의 호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리랑카 최대 야당 사마기 자나 발라웨가야(SJB, Samagi Jana Balawegaya) 소속의 중진 의원인 하르샤 데 실바(Harsha de Silva)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로 꽉 채워진 새 내각이 과연 개혁 의지가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편, 스리랑카에서 차기 총선은 원래대로라면 2025년 8월에 열려야 하지만, 현(現) 국회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2023년 봄에는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이 직권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선포할 수 있다. 


◦ 희망 잃고 해외 이주 선택하는 국민 늘어

- 스리랑카에서 경제난에 지쳐 국내에서 희망을 잃고 해외 이주를 선택하는 국민이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2월만 하더라도 미국 달러당 200스리랑카 루피였던 환율이 7월 27일 기준 360스리랑카 루피를 웃도는 등 스리랑카 화폐의 평가절하가 극심하여 필수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스리랑카 국민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스리랑카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 스리랑카 이민국에 따르면 빈곤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국민도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긴 줄을 서며 대기한다. 2022년 상반기 스리랑카의 여권 발급량은 39만 6,600건이며, 이는 2021년 전체의 여권 발급량을 이미 넘어서는 수준이다.

- 스리랑카 고용노동부는 2022년 7월 25일 기준 해외 이주 노동을 신청한 사람 수가 16만 7,896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이주 노동을 신청한 스리랑카 노동자 대부분은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국가로의 이주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리랑카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 이주 노동자 송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1~2000년 5.7%에서 2001~2020년 8%로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 스리랑카 정부는 더 많은 국민이 해외로 이주하여 외화를 벌어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고,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국민의 출국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리랑카 정부가 인구의 해외 유출 문제에 손을 놓고 있으면, 결국 고급인력까지 조국을 등지는 두뇌유출(brain drain) 현상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스리랑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경고한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Economist, Ranil Wickremesinghe must persuade suffering Sri Lankans to endure more pain, 2022.07.28.

The Economist, What it will take to fix Sri Lanka’s economy, 2022.07.28.

The Diplomat, Sri Lanka’s State-Owned Enterprises Are a Big Part of Its Economic Problems, 2022.07.27.

Aljazeera, Sri Lanka’s parliament extends state of emergency amid crackdown, 2022.07.27.

Dhaka Tribune, Singapore extends stay of Sri Lanka's Rajapaksa, 2022.07.27.

Nikkei Asia, Sri Lankans chase foreign jobs to help families survive inflation, 2022.07.26.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의회, 국가비상사태 한 달 더 연장 (2022.07.29)

2. IMF. 스리랑카에 중국과 채무조정 협상 먼저 개시하라고 권고 (2022.07.29)

3. 스리랑카, 암울한 경제 현실에 해외 이주 택하는 국민 증가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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