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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헤징 외교’로 몸값 올라가는 인도

인도 EMERiCs - - 2022/05/27





對러시아 에너지 제재 구멍 인도… 속수무책인 서방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 아랑곳 않고 싼 가격에 러시아 에너지 수입하는 인도, 인도 눈치보며 제재 않는 미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이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값싼 가격에 러시아 에너지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로이터(Reuters)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인도 정유업체들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문한 러시아산 원유 규모가 4,000만 배럴 이상이라고 밝혔다. 단 두 달 만에 작년 한 해 동안 인도가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 1,60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양을 사들인 것이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원유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인도 측에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자 국내 원유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급등자하 비교적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늘렸다. 4월 11일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을 늘리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경고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Subrahmanyam Jaishankar)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의 월간 러시아산 석유 구매량은 유럽이 하루에 수입하는 양보다도 적을 것이라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도는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인도 국영 정유 기업들이 더욱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경쟁 입찰보다는 주로 개별적으로 러시아와 협상하는 방식으로 원유를 구매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인도가 서부 항구들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꾸준히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세력 확장 억제에 인도 역할 필수적, 우크라이나 전쟁에 침묵하는 중국은 맹비난하면서도 인도엔 침묵할 수밖에 없는 서방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나 비난에도 동참하지 않는 인도에 침묵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데 인도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3월 2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193개 회원국 중 141개국이 찬성했으나 인도는 중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기권했다. 4월 7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부차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한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 결의안 표결에서도 인도는 중국과 함께 기권했다.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침묵하며 러시아를 암묵적으로 지원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5월 14일 독일 함부르크 바이센하우스에서 개최된 G7 외무장관 회담에서 각국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를 돕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은 인도가 러시아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침묵해 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미국이 쿼드(Quad)로 대표되는 중국 포위망 내부의 분열을 바라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인도에 적극적인 서방

5월에 몰린 서방국과의 회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5월 초 유럽 3개국 순방, 인도에 적극적으로 구애 중인 유럽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5월 초 독일과 덴마크, 프랑스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유럽 각국은 인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모디 총리는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독일을 가장 먼저 방문하고, 이후 덴마크에서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총리와 함께 인도-노르딕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프랑스 파리(Paris)에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모디 총리의 독일 방문에서 인도와 독일은 오랜 상업적 유대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재확인했으며, 주로 무역과 인도-태평양,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인도인 디아스포라 문제 등을 논의했다. 덴마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노르딕 국가들과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해양분야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모디 총리는 북유럽 기업들이 인도의 청색 경제(blue economy) 부문에 투자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프랑스에서 모디 총리는 기후변화와 국방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5월 24일 모디 총리, 일본서 쿼드 정상회의

5월 24일 일본 도쿄(Tokyo)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Kishida Fumio)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 그리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했다. 회담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쿼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긴 했으나 그 수위는 ‘국제질서의 근본을 훼손했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대신 쿼드는 중국을 향해서는 날을 세웠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방적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는 용납할 수 없을 거라는 경고는 명백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쿼드 정상들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고 이 지역 개발도상국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BBC는 결국 이번 회담이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최소화하되 인도를 포함한 4개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 대체할까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로 눈 돌리는 유럽, 얼떨결에 몸값 올라가는 인도

최근 미국과 서방은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의 여파로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인도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 연임으로 중국의 시장 통제 움직임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온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나 베이징을 봉쇄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모습이 부각되기도 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사업의 리스크가 더욱 부상하며 서방 기업들의 중국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 변화에 따라 인도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일례로 미국 애플(Apple)은 기존 중국에서 생산되던 물량의 20%를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호응해 인도 정부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해 외국 기업들에 생산연계 인센티브와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서방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세계의 공장 중국’ 대체 가능성, 전문가들 갑론을박

인도가 세계의 공장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면적에서 세계 일곱 번째, 인구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가다. 글로벌 GDP에서는 2020년 기준 미국, 중국 등에 이어 2조6,900억 달러(한화 약 3,380조 원)로 여섯 번째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 GDP가 15조 달러(한화 약 18,855조 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대략 18% 수준이다. 아직 인도가 중국의 GDP 수준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 또한 인도 경제에서는 농업의 비중이 다소 줄긴 했지만 공업 부문이 취약한 후진적인 경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성장 잠재력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과다한 규제를 꼽았다. 인도가 1991년 ‘신경제정책’을 실시한 이후에도 기업의 활동을 옥죄는 규제들이 많이 남아있고, 국영기업 위주의 폐쇄적인 경제구조 또한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도가 기대되는 이유는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인도가 9.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023년 인도 성장률은 7,1%로 전망해 G20 국가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위 밀 생산 대국 인도

글로벌 리더 이미지 포기하고 밀 수출 금지 결정


선거 앞두고 물가 억제 위해 밀 쥐고 있을까, 글로벌 리더로서의 이미지 쇄신 위해 전 세계에 밀 풀까…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딜레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밀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인도가 고심에 빠졌다. 인도는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로 2021/22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는 이집트, 터키와 유럽연합(EU) 국가 등지로 약 700만 톤의 밀을 수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인도 정부가 내수용 확보를 위해 밀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밀 수출 중단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4월 인도에 때 이른 폭염이 닥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인도에서는 지난 3월 평균 최고기온이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열에 매우 민감한 작물인 밀에 수확을 앞두고 폭염이 발생하자 인도의 밀 생산량이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폭염으로 밀 수확량 5% 감소 전망에도 수출 제한 우려 일축하던 인도, 결국 5월 14일 밀 수출 금지 결정, 세계 곡물시장 충격

폭염으로 밀 수확량이 5%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수출 제한 우려를 일축하던 인도는 결국 5월 14일 밀 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인도 정부는 밀 가격이 급등해 인도와 이웃 국가의 식량 안보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밀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밀 생산이 감소한 데다 수출이 늘어 14억 인구의 식량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수출 금지 조치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인도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금지 조치에 국제 밀 가격은 급등했다. 그간 인도는 세계 밀 수출 1위와 5위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출국 중 한 곳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인도가 밀 수출을 중단하자 국제 곡물 시장이 크게 요동친 거다. 밀 뿐 아니라 콩 등 세계 주요 곡물 가격이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다만 인도 정부는 이번 밀 수출 금지 조치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향후 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신용장(letters of credit)이 이미 발급된 거래에 한해서는 밀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일부 민간업체들은 7월까지 430만 톤가량의 밀을 수출할 수 있다. 또한 인도 정부는 식량 안보를 위해 공급이 필요한 국가에 예외적으로 밀을 수출하겠다고도 밝혔다. 식량 부족국가에 밀을 수출할 창구를 열어뒀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일례로 인도는 이집트에 50만 톤의 밀을 정부 차원에서 수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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