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관련 평화 협상 재개... 아르메니아 대통은 아제르바이잔 측 요구 수용 시사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군사적 긴장해소를 위한 평화협상 추진

- 3월 24일과 25일 아제르바이잔군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관리하던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지역을 침범하면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었다. 당시 니콜 파시니안(Nikol Pashinian) 아르메니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로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항의하였다. 러시아 측도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히며 아제르바이잔에 휴전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에 관하여 아제르바이잔 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휴전 합의를 준수하고 있으며 아르메니아와 평화 협상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갈등에 이번에는 러시아 대신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 나섰다. 4월 6일 샤를 미쉘(Charles Michel) 유럽이사회(EC, European Council) 의장의 중재로 브뤼셀(Brussels)에서 파시니안 총리와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간 회담이 성사되었다. 이번 회담 이후 미쉘 의장은 이번 협상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표명하였으나, 협상을 통해 모든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브뤼셀 회담 이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외교부는 양국 정상의 지시에 따라 평화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측은 자국이 제안한 영토 온전성 인정 등 원칙이 포함된 평화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파시니안 총리, 아제르바이잔의 협상안 수용 시사... 알리예프 대통령, 평화 협상 촉구

- 4월 13일 파시니안 총리는 아르메니아 의회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평화 협상에 관한 입장을 피력하였다. 파시니안 총리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위가 영토 분쟁의 문제가 아닌 권리의 문제라고 규정하였다. 파시니안 총리는 국제사회가 아르차흐(Artsakh) 공화국 지위 문제의 기준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아르차흐 공화국 지위 문제는 목표가 아니며 오히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르메니안인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는 수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위치한 미승인 국가이다.

- 또한 파시니안 총리는 연설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일부를 아제르바이잔에 넘기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파시니안 총리는 아제르바이잔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영토 일부를 넘기면 야권으로부터 큰 비판을 받을 것이지만, 수천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 한편 4월 22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슈샤(Shusha)에서 개최된 제5회 전세계아제리인회의에서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측에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하였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상호 영토 인정 등 아제르바이잔이 제시한 원칙들이 포함된 평화 협상이 아르메니아의 유일한 기회라고도 언급하였다. 또한 알리예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르메니아의 영토적 온전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하였다.

☐ 아르메니아 야권, 총리 사임 요구하며 집회... 아르메니아 경찰, 200여 명 구금

- 4월 22일 아르메니아 야권과 사회운동가들이 파시니안 총리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인식을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하였다. 이슈한 사가텔리안(Ishkhan Saghatelyan) 아르메니아 국민의회당 부대표가 4월 25일부터 매일 전국적으로 니콜 파시니안(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사가텔리안 부대표는 파시니안 총리 때문에 국가를 잃을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하였다.

- 파시니안 총리는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협상에서 아르차흐 공화국의 지위에 관련한 제안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하여 비난을 받아왔다. 아르메니아와 아르차흐 공화국의 정치인·사회운동가들은 파시니안 총리가 아르차흐 공화국의 지위와 관련한 기준을 낮추려 한다고 지적하였다. 

◦ 아르메니아 경찰, 총리 사임 요구하는 집회 참여자 200여 명 구금

- 파시니안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야권과 사회운동가들은 5월 1일부터 투쟁이 결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하였다. 반정부 집회 참가자들은 대규모 시민 불복종행위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5월 2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Yerevan) 중심지에서 약 5,000명이 운집하여 아르메니아와 아르차흐 공화국의 깃발을 흔들며 파시니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였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파시니안 총리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파시니안 총리에게는 아제르바이잔에 영토를 넘길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 한편 아르메니아 경찰은 총리 사임을 요구하며 거리를 막아선 반정부 집회 참여자 180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 매체인 인테르팍스(Interfax)는 시위대가 쓰레기통과 벤치 등을 사용하여 바리케이트를 쌓았으며, 그로 이해 예레반의 주요 대로가 연결된 프랑스광장(France Square)의 도로가 봉쇄되었다고 보도하였다.

- 파시니안 총리는 지난 2020년 9~11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야권과 군부로부터 비난을 받아왔으며, 2021년 반정부 집회가 발생하자 정부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으로 다시 권력을 잡았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adioFreeEurope/RadioLiberty, Dozens Detained In Armenia As Protesters Call For Prime Minister's Resignation, 2022.05.05.

RadioFreeEurope/RadioLiberty, More Than 200 Arrested In Armenian Protests Over PM's Handling Of Nagorno-Karabakh, 2022.05.03.

Al Jazeera, Armenia detains 180 protesters demanding PM’s resignation, 2022.05.02.

AFP, Armenia opposition vows to unseat PM over Karabakh, 2022.05.02.

The Armenian Weekly, Armenia’s opposition mobilizes once again to oust Pashinyan, 2022.04.27.

RadioFreeEurope/RadioLiberty, Aliyev Says Won't Recognize Armenia's Territorial Integrity Unless Peace Deal Signed, 2022.04.22.

OC Media, Pashinyan: ‘By handing over territories I might have saved thousands of lives’, 2022.04.13.

Al Jazeera, Armenia, Azerbaijan gear up for Nagorno-Karabakh peace talks, 2022.04.07.

Eurasianet, Armenian opposition rallies ahead of Pashinyan-Aliyev meeting, 2022.04.06.

Deutsche Welle, Armenia, Azerbaijan agree to peace talks two years after Nagorno-Karabakh fighting, 2022.04.07.

RadioFreeEurope/RadioLiberty, Armenian PM Discusses Karabakh Escalation With Putin After Deadly Skirmish Reported, 2022.03.26.

[관련 정보]

1. 아르메니아 야권, 총리 사퇴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 개최 (2022.04.29)

2.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평화 협상에 박차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