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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나이지리아의 식량불안·농업 혁신, 그리고 농민들의 생계

나이지리아 Evans Osabuohien & Oluwatosin Edafe Department of Economics and Development Studies & Centre for Economic Policy and Development Research (CEPDeR), Covenant University - 2021/07/3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2020년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에서 107개국 중 98위를 기록한 나이지리아에서 식량불안(Food Insecurity)은 심각한 문제이다. 국내 900만 명이 식량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UN과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적절한 정책의 도입이나 생활 수준의 회복을 돕는 인도주의적 조치의 시행이 없을 경우 이미 기아로 고통받는 이들을 포함해 수백만 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중 두번째는 지속가능 농업의 활성화를 통해 2030년까지 기아 종식, 식량안보 달성, 그리고 영양상태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 본 목표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90억 명으로, 그리고 나이지리아 인구는 4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인구 증가에 따라 식량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에 농업 부문의 생산 역량을 늘려 식량 생산량이 인구 증가 속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세계 인구를 위한 식량을 확보하고, 특히 농업에 생계를 의지하는 최빈층이 다수 거주하는 농촌 지역의 빈곤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식량 안보 관련 문제
나이지리아 내 식량불안을 야기하는 여러 요인 중 핵심적인 일부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분쟁
식량불안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분쟁은 농업 및 식량생산량 모두에 영향을 미치며, 나이지리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에는 보코하람(Boko Haram)의 내란, 집단 무장강도, 니제르 델타(Niger Delta) 분쟁, 그리고 풀라(Fula)족 유목민과 농민 간 자원분쟁 등 다수가 존재한다. 특히 자원 이 풍부한 북부 지역에 대한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인해 식량 생산 급감, 인명 피해, 대규모 이재민 발생 및 식량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가 초래되었으며, 이에 따라 국내 북동부에서만 수백만 명이 피난에 올랐고 식량 부족 문제가 심화되었다.

다국적 석유기업과 소수민족 간의 대립에서 시작된 니제르 델타 분쟁 또한 국내 식량안보에 큰 피해를 입혔다. 니제르 델타 지역의 소규모 양식장에서 길러내는 수산물은 국내 수산물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데, 기름 유출과 남획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여 나이지리아 국내에서 소비되는 동물성 단백질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산물의 원활한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집단무장강도들은 최근 카두나(Kaduna)에서의 사례에서 보듯 돈을 위해 금품을 갈취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납치를 자행하고 있으며, 이들을 두려워한 농민들이 논밭으로 나가지 못하면서 곡물은 수확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로 인한 식량 가격 상승은 식량불안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한 연구논문에 의하면 ‘영토 경쟁이 농민-유목민 간 분쟁과 국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집단 공격 행위의 원인이며, 이에 따라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일어나고 생계수단이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Akov, 2017).

자연재해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
토양유실, 가뭄, 사막화, 홍수 등 자연재해가 식량불안과 같은 사회경제적 영향으로 이어지면서 농업 형태의 문제, 토지 및 환경 파괴, 그리고 곡물 생산량 감소 등의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약 90%는 소유 경작지가 2헥타르 미만인 소규모 농민들이 담당하고 있다(Edafe, Osabuohien & Osabohien, 2021). 토양과 수자원을 보존하는 지속가능한 농업 형태의 도입과 자연재해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현대적 농업 기술의 활용 등의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들이 현재 생산하는 식량만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국내 식량 수요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농업에 대한 관심 약화와 식량불안의 도래
최근에는 관련 분야의 발전 노력이 정체되면서 농업 부문 이 국내 및 국제시장에서 거두는 성과가 줄어들었지만, 과거 1960년대에는 농업이 비교우위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국내 일자리, 소득, 외화벌이의 주축을 담당했다. 1961년에 나이지리아는 세계 최대의 땅콩 수출국(세계 시장의42%)이자 서아프리카 최대 면섬유 수출국(세계 시장의 1.4%)으로, 그 외에 코코아와 팜유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각각 18%와 27%에 달했다(Oyebola, Osabuohien & Obasaju, 2019; Obiora, 2014).

하지만 1960년대 말 경제적 가치가 큰 유전이 발견되자 정부는 농업 대신 석유 산업에 집중하면서 식량은 수입식품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의 농산물 수출산업은 쇠퇴하기 시작해, 2008년 기준으로 땅콩 수출액은 아르헨티나·중국·미국에, 팜유 수출액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코코아 수출액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그리고 면섬유 수출액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각각 추월 당했다. 이들 국가의 농업은 강력한 이익집단을 통해 시장에 연결되어 우수한 식재 장비와 비료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나이지리아는 식품의 주요 수입국으로 전락해 매년 밀, 쌀, 설탕, 그리고 수산물을 수입하는 데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5,500억 원) 이상을 소진하고 있다(Obiora, 2014). 또한 국가경제가 석유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서 유가시장의 변동에 따라 국가 전체가 출렁이게 되었다. 최근 나이지리아가 식량을 주로 수입하는 국가들이 수출 제한을 고려하면서 국내 식량안보가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나이지리아의 농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국내 식량 공급을 늘릴 뿐 아니라 특히 청년층에서 크게 오르고 있는 실업률과 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나이지리아의 북중부 지역에서 농업이 아직 주요 일자리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농업 혁신과 농촌의 생계 개선
나이지리아의 경작가능지는 3,400만 헥타르이고, 영구작물 재배지는 650만 헥타르, 그리고 초지와 목축지는 3,030만 헥타르 규모이다. 농업은 나이지리아 GDP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Edafe, Osabuohien & Osabohien, 2021), 팜유·코코아·파인애플·수수 등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농작물의 대표적 사례이다. 나이지리아의 수수 생산량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세계 2위, 팜유 및 코코아 생산량은 세계 5위이며, 견과류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서 나이지리아의 캐슈넛 수출액 또한 세계 2위 규모이다 (Osabuohien et al, 2020; Osabuohien et al, 2019; Obiora, 2014). 수출액 상위 10개 품목에는 석유, 과일, 견과류, 종자류 등이 포함된다.

나이지리아에서 석유산업의 경제적 혜택을 보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그 대신 많은 인구가 생계형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농업종사자의 수는 도시지역보다는 농촌지역에서 더 높다. 하지만 농업에 적합한 토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나이지리아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경제 혁신을 도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다소 복잡한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데, 하나의 예로는 대규모 농업을 위한 경작가능지를 실제로 확보하는 일이 어려우며, 만약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법적 소유권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프리카 경제혁신센터(ACET, African Center for Economic Transformation)는 농업 혁신을 농업의 생산성 개선 및 상업화, 그리고 타 부문과의 연계성 강화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즉, 농업 혁신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경제적 번영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는 것이다(Federal Ministry of Agriculture and Rural Development-FMARD, 2011).

농업 혁신 전략이 추구하는 기아 근절이라는 목표는 농업 부문이 경제 발전 주도, 식량 안보 보장, 일자리 제공의 역할을 수행하고 나이지리아를 세계 식품 시장의 리더로 만들어 농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데 기여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전통적 접근법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해 농업 혁신이 빈곤 완화에 크게 기여한 여러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사례의 일부로 살펴볼 중국·베트남·브라질·태국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국가들에서  지난 30년의 기간동안 농산물 산업은 각각 연평균 2.6%, 2.0%, 1.8%, 1.4%씩 성장했다(FMARD, 2011). 1995~2005년에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각각 4억 4,000만 명과 2,40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같은 기간 동안 태국과 브라질도 각각 800만 명, 1,400만 명이 빈곤에서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과 중국이 총인구의 약 40%를 빈곤에서 구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농업에 대한 대담한 투자와 이에 따른 성장이 수행한 역할이 중요했다.

농업 혁신에 성공한 다른 국가의 사례로는 말라위와 케냐를 들 수 있다. 1994~2004년의 10년에 달하는 기간동안 옥수수 수확량의 부족에 시달리던 말라위는 농업 혁신에 돌입한지 1년 만에 식량 자급이라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 케냐 또한 민간부문에서 농업 혁신을 주도한 사례인데, 민간 이익집단의 노력을 통해 사업을 개시한지 9년이 채 되지 않아서 세계 원예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2000 ~2008년간 케냐 원예 산업과 화훼 수출의 규모는 금액을 기준으로 연간 각각 16%와 7%씩 성장했다. 농업의 한 하부산업에 불과한 원예 부문의 성장을 통해 케냐는 해당 기간 동안 8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

결론
농업 생산량을 늘리고 식량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확 후 가공·유통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가치사슬 관리 및 인프라 개발과 더불어 민간부문이 농업 성장 계획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과정을 주도함으로써 가치사슬의 주요 참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민간부문 주도의 관리 체계에는 기본적 규제와 인증 이외의 불필요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원재료, 장비 및 기타 물품에 대한 세금과 국경 통과 물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등의 재정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시장 정보 체계의 도입과 활성화를 통해 농민들이 미래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취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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